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7000명대 확진을 기록한 8일 오후 퇴근시간을 앞두고 시민들이 선별진료소로 몰려들었다. 오후 4시20분쯤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선별진료소에는 40여명이 길게 줄을 섰다. 백팩과 핸드백, 토트백을 든 직장인이 대부분이었다. 진료소 천막 밖으로 어림잡아 10명 이상이 대기 중이었다. 하얀색 방역복을 입은 2030대 추정 남성은 "더 못 받는다"고 연신 소리쳤다. 이곳 진료소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되지만 인파가 밀려들면서 35분 전인 4시25분 검진을 조기 마감했다. 마스크 위에 얼굴가림막(쉴드)을 쓴 진료소 관계자는 입장하려는 시민들을 가로막으며 "밀지 마세요. 안에서 지금 검진 중입니다"고 외쳤다. 현장에서는 "왜 벌써 마감이냐" "어제도 3시간 기다렸는데 검진 못 받았다" "정말 억울하다"는 불만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의료진과 시민 모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진료소에서 일하는 40대 추정 여성은 "매일 같이 나와 늦게까지 집에 못가고 일하고 있다"며 "오늘 검진자가 얼마나 많았으면 조기 마감했겠느냐"며 울상을 지었다. 코엑스 선별진료소에서 차로 10분미만 거리인 강남구청역 사거리는 오후 5시쯤 이미 교통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버스와 택시, 승용차가 퇴근길 도로 위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강남구청 지하철 7호선 1번 출구를 통해 인파가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 지체 없이 보건소로 향했다. 최소 100명이 모인 보건소 주변에는 꼬불꼬불한 대기줄이 이어졌다. 아이를 품에 안은 30대 여성, 정장 차림의 40대 직장인, 겨울장갑을 낀 백발의 중년 부부나 앳딘 얼굴의 중고등학생이 보였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는 시민과 털썩 주저앉은 채 입장을 기다리는 시민도 있었다. 입구 밖으로 대기행렬이 길게 형성돼 골목길 안쪽까지 이어질 정도였다. 입구 밖 대기 인원은 50명 이상이었다.


















진료소 관계자는 한손으로 핫팩을, 다른 한속으로 '거리두기 간격 유지'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었다. 직장인 한모씨(29)는 "오후 9시까지 운영되는 이곳 진료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다"며 "회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왔지만 다음에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발길을 돌렸다. 아내와 함께 진료소를 찾은 50대 양모씨는 "오후 4시부터 기다려 검사를 받았다"며 "이 지역 주민인데 요즘 이곳에 줄이 길게 이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