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딸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A씨에 따르면, 그의 딸은 지난 21일 교복 상의를 비닐봉지에 담은 채 귀가했다. 의아함을 느낀 A씨가 딸에게 "왜 이렇게 교복을 가져왔냐"고 묻자, 딸은 "화장실에서 교복을 갈아입다가 변기에 빠뜨렸다"고 답했다.

이어 딸은 "원래 여학생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며 "근데 남학생들이 왜 본인들만 매번 불편하게 화장실에서 갈아입어야 하냐고 따져서 격주로 갈아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A씨가 "좁은 화장실에서 (학생들이) 다 갈아입는 게 가능하냐"고 하자, 딸은 "시간 없어서 계단 밑 공간에 스크린 커튼을 치고 갈아입기도 한다. 탈의실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으나, 탈의실로 쓸 공간이 딱히 없다더라"고 말했다.

A씨는 "저도 딸, 아들 둘 다 키우고 있고 요즘 10대들이 남녀평등에 민감한 것은 알고 있다"며 "초등학생 아들만 봐도 '왜 남자만 군대에 가야 하냐. 억울하다'고 한다. 그래서 아들에게 집안일 시키고, 딸에게 무거운 것 들게 하면서 성별로 차별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러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정식으로 항의할까 한다"면서 "아무래도 남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것과 여자가 노출 위험성이 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별도의 탈의실 공간을 만들 수 없다면 예전부터 그래 왔듯 여학생이 교실에서 문을 잠가놓고 갈아입고, 남학생들이 화장실 또는 계단 밑에서 갈아입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