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중궁궐이 따로 없구먼”, “영부인이 뭘 한다고, 이렇게 큰 집무실이 있대”, “저 큰 옷방 좀 봐. 저 옷장에 김정숙이 옷 300벌을 넣었대.”

개방된 청와대를 둘러 보던 몇몇 관람객이 냉소를 내뱉었다.

.

.

.

전 정부와 비교해 현 정부의 ‘청렴’함과 ‘영부인의 외풍’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데, 관람객들에겐 전 정부를 비난할 빌미를 제공한 꼴이다. 일부 관람객들은 이 공간을 돌아보며, 문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

.

청와대는 이전에 누가 머물렀든 그 자체로 대한민국 역사다. 이 공간은 보수와 진보 성향의 대통령이 한때를 거쳐 가면서 다듬어지며 오늘에 이르렀다. 누구 한 사람만을 위해 지어진 공간이 아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박근혜 전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곳에 집무를 보며 살았다.

대통령실 이전으로 개방된 청와대는 정쟁의 장이 아니라 역사 명소로 국민에게 남아야 한다. 그리고 청와대를 국민에게 개방한 현 정부는 홍보에 앞서 오롯이 이 공간을 지키고 보존해야 할 책무를 지닌다.

세계일보가 개방 한 달을 맞아 돌아본 청와대는 관람객 훼손에 신음하고 있었다. 잔디밭은 까지고, 청와대 예약 관람구역 밖에 있는 부속 시설인 연풍문 화장실은 쓰레기로 넘쳐나고 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청와대는 이미 충분히 욕을 봤다.
.
.
https://news.v.daum.net/v/20220627060307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