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마블은 갈피를 잃어가고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MCU 페이즈3가 마무리되면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등이 떠나고 페이즈4를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페이즈3의 관성에 기댄 작품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실망이 계속 쌓이고 있다. '토르:러브 앤 썬더'는 기대는 컸지만 실망이 그 이상인 페이즈4의 상징이 될 것 같다.

모든 게 유치하다. B급 유머가 아니다. 그냥 유치하다. 예고편에서 어떤 장면들을 보고 웃었다면 그게 전부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마블 매너리즘의 절정이다. 마블영화 팬들이라면 관성적으로 웃을 것이라 생각하고, 관성적으로 재밌을 것이라 생각하는 액션 장면을 얼기설기 짜집기 했을 뿐이다. 마블영화 팬을 위한 서비스라기보다, 마블영화 팬들을 우습게 여기는 영화다. 대충 이렇게 만들면 재밌다고 환호하겠지라는 설정과 전개로 가득하다.

개그 캐릭터가 돼버린 토르는 개그를 열심히 하지만, 토르의 현 무기 스톰 브레이커와 전 무기 묠니르의 관계보다 재미없다. 러셀 크로가 연기한 제우스도 열심히 개그를 하지만 유치하다. 주요 캐릭터들이 이렇게 하면 웃기겠지라고 작정한 듯 연기하는 데 우습다.

크리스찬 베일은 탁월한 연기로 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영화에 한 줄기 빛을 불어넣는다.

그나마 건즈 앤 로지스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유치함을 버티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건즈 앤 로지스의 명곡들이 나오는 게 위안이다.


평가가 전부 똑같은데 알바 복붙인거 아닌이상에야 다들 비슷하게 느끼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