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차라리 달질 말지" 계량기 감시에 경비원 한숨


폭염에 취약한 경비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여러 지방자치단체 등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 사업까지 벌이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전기료 부담에 에어컨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A씨가 일하는 아파트 단지 역시 지난해 4월 노원구청이 한 대당 48만원을 지원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아파트 측 비용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전기료는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 부담하게 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한 아파트 관계자는 “설치 후 ‘경비실이 에어컨을 너무 오래 트는 것 같다’는 민원이 여러 건 관리사무소에 접수됐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실 에어컨 옆에 일괄적으로 계량기를 설치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공동전기료로 부과하는 경비실 전력량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장 경비원들에게는 계량기 존재 자체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