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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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과 반물질. 그 두번째입니다.

이번에는 입자가속기를 비롯하여 힉스에 관한 잠깐의 얘기, TOE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그림1.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가 있는 LHC 구조. ATLAS, ALICE, CMS 등등은 속한 프로젝트 이름들이다)


최근에는 뉴스로도 많이 접하여 평범한 사람들도 위 그림과 같은 LHC(강입자 가속기 : large hardron collider)의 이름은 다들 한번쯤 알 것이다.
댄 브라운의 책 '천사와 악마' 에도 등장하면서 아마 입자가속기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게 아닐까 싶은데, 
현재 지구상에서 입자물리학의 최첨단을 달리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입자가속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생각하는것처럼 단순히 말하면 입자를 가속시키는 곳인데,
결국 우리가 입자를 가속시켜서 무엇을 얻는 것일까?







(그림2. 이 식, 고등학생때 많이 보지 않았나 ?!)



운동하는 물체는 운동에너지를 가진다.

앞의 1.시간여행 파트의 특수상대성 이론을 되새겨보자면,
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물체의 운동은 상대론적 운동이 되며
위 그림2 처럼 비상대론적인 운동에너지 식으로 구하기에는 오차가 커진다.

상대론적으로는 물체 자체의 정지에너지와 운동에너지를 합한 총 에너지는 다음과 같다.

E = γmc²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식 E=mc² 은 저기에서 γ가 1일때, 즉 물체가 정지해있을 때 가지고 있는 에너지이며
이를 정지에너지라고한다. 
아인슈타인은 이처럼 물체가 운동하고있지 않아도 그 물체 자체적으로 가진 질량이 곧 에너지와 같다며 mc² 을
Birth energy(탄생 에너지..? 물체가 이세상에 태어나면서 받은 선물이라고 할까) 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어쨋든, 다시 우리의 관심으로 돌아와보면
입자를 가속시키면 입자의 에너지는 위의 식으로 구해질텐데,

소립자같은경우는 질량이 매우 작기때문에 상대론적 속도를 만들기 매우 쉽다.
즉, 광속에 매우 근접하게 가속시키는 것이 비교적 쉽다.

(반면, 우리가 늘상 아는 자동차, 비행기 등의 속도는 광속의 몇백만 분의 1에 불과하다)





(그림3. LHC 모식도. 단계적으로 여러 링(ring)을 거치면서 입자가 가속된다)


입자를 가속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에너지를 가해주어야 하며,
자기장을 주어 원궤도로 돌리면서 점점 가속시키는 방법을 쓰기 때문에

입자가속기의 반경이 클수록, 혹은 자기장을 세게 줄수록 입자를 더 빠르게 가속시킬수 있고
이것이 그 입자가속기의 규모를 결정짓는다.

현재까지는 LHC가 ~7 TeV(테라 전자볼트)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7 TeV가 어느정도인지 감을 잡아주기 위해 간단한 비교를 해보겠다.
보통의 양성자를 가속시킨다고 하면, 양성자 질량은 저것의 7000분의 1배이다.

즉! 7TeV로 가속시킨 양성자는 보통의 양성자에비해 7000배나 무거운 것이다. 
또한 이때의 양성자의 속도는 광속의 99.99999898 % 에 달한다.


앞의 1.시간여행 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로켓의 질량이 정지질량의 7000배가 될때까지 가속시킨다는건
얼마나 엄청난 일이었는지 기억할 것이다.



그럼 이렇게 빠른 양성자를 갖고 무얼하느냐!!

서로 충돌시킨다.







(그림 4. 충돌한 입자들은 강렬한 자취를 남긴다)



기껏 힘들게 가속시켜놓았는데 그걸 충돌시키다니 !?



사실, 입자들을 가속시키는건 전체 시스템의 에너지를 올리기 위한 부수적 수단에 불과하다.

입자가 충돌해서 사라지게되면, 그 곳에는 그 입자만큼의 에너지가 남는다.
앞의 양성자를 예로 들면 서로 반대방향으로 충돌했으면,
2개의 양성자이므로 기본에너지의 14000배 만큼의 에너지가 그 시스템의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늘상 아는 전자, 양성자, 중성자와 같은 입자들은 안정된 상태,
지금 이 방안과 같은 평범한 낮은 에너지 상태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고에너지에서만 관측이 가능한 새로운 입자들(이를테면 힉스)을 찾고 싶어하는 것이다.

이렇게 충돌하여 붕괴한 두 입자는,
그 에너지가 또다시 다른 질량을 갖는 새로운 입자로 바뀌거나
광자(에너지)로 분출되거나 한다.

즉, 입자가속기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질량과 에너지는 같다' 가 매 순간순간마다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림 5. 기본 소립자. 왼쪽의 초록, 파랑이 페르미온. 오른쪽 붉은 입자가 보손이다)


LHC 얘기하면서 힉스를 빼놓을 순 없을 것이다.
다들 아는 것처럼 간단히 질량을 갖게 해주는 입자. 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그전에 잠깐 페르미온과 보존의 차이를 짚고넘어가자면.
파울리의 배타원리를 따르는 것과 따르지 않는 것으로 구분된다.

이게무슨말이야! 하기전에 다음 비유를 보자.


만원 지하철을 상상해보자.
사람이 가득 들어찬 지하철. 더 들어갈 자리가 있나? 싶은데도
역을 하나씩 지날때 마다 사람이 한명, 두명씩 타는데 
어느순간에는 역에 정차하여도 더이상 타기가 어렵다.
아무리 밀고 지지고 볶고 해도 자리가 없어보인다.

페르미온의 성질이 이러하며, 같은 위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파울리의 배타원리)이 특징이다.

그러나, 우리의 보손은 그런거 상관없다.
유령 지하철이라고나 할까. 서로 마구마구 얼마든지 겹쳐서 계속 들어갈 수 있다.


(그림 6. 왼쪽이 보손. 차곡차곡 계속해서 들어갈 수 있다. 오른쪽의 페르미온은 겹쳐질수 없다)







우리에게 친숙한 대부분의 입자들은 페르미온이다.
전자 양성자 중성자 등등..

보손에는 현재 자연계에 정확히 5개가 예상되었고, 관측되었다.
어떻게 예상하느냐고? 이때 등장하는 것이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다.

줄여서 SM~ SM~ 이라고들 하는데,
입자물리학의 성경과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현재 우리가 아는 우주는 이 SM으로 거의 대부분이 설명이 가능하며
최근에 발견된 힉스도 SM에 의해 예측되던 입자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기본 네가지 힘(중력,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력, 강한 상호작용력)은
SM에 의하면 매개하는 입자가 존재하리라 예상 되었고


전자기력광자(γ)
약한 상호작용력W, Z 입자
강한 상호작용력글루온(g)

이렇게 매개하는 네개의 보손이 관측되었다.
(위의 그림5. 에서 찾아보시라~)


중력의 매개입자라 예상되는 중력자는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았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질량을 매개하는 입자인 '힉스' 가 바로 이번에 관측된 것이다.




이렇게 매개하는 입자가 발견되면 무엇이 이루어 지느냐.
물리학자들의 꿈인, 모든것에 대한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다.

매개입자가 발견된 전자기력, 약한 상호작용력, 강한 상호작용력은 이미 통합 되었고
여기에 중력을 통합하는 과정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중력자를 검출할 방법이 없어 현재까진 어려워 보이지만)





(그림 7. 가장 상단. 태초의 빅뱅이후 통합되어있었던 네가지 힘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각각 갈라졌다)


Theory of everything(TOE)를 달리말하면,
우리 우주의 시작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림 7. 에서 전자기력(Electromagnetic)+약한 상호작용력(Weak)+강한 상호작용력(Strong) 이 통합된 시기까지가
현재까지 우리가 이론적으로 정확히 모델링 할수 있는 우주이며,
태초로 부터 10^-35 초(0.0000.......0001초. 0이 34개) 이후의 순간부터이다.



중력의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중력이 분리된 시기까지 좀더 앞당겨서 이론을 검증할 수 있고,
오른쪽의 에너지 스케일을 보다시피 이는 더 큰 에너지가 필요로 한다.

갈수록 커다란 입자가속기를 짓는 까닭도 이처럼 보다 큰 에너지 스케일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만 예상되었던 입자가 순간적으로 관측된다거나 하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LHC가 없었더라면 그전까지의 작은 에너지의 입자가속기로는 힉스의 검출이 절대로 불가능 했을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한 이론.
그 끝에는 우리 우주의 태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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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물리를 다룬 일반인을 위한 천문학/물리학 개론 part 2.는 여기서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갈수록 내용이 점점 어려워져서 처음 약속대로 평범한 사람들도 이해가능하게 하려는 제 목적을
자꾸 흐리고있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자꾸 듭니다. 

댓글을 통한 질문, 피드백 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D

다음은 기존 커리큘럼을 약간 수정해서 3. 블랙홀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