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미 육군과  220억 달러 사업 체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국방부 수주 3배 ↑

#.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 육군에 10년 동안 증강현실(AR) 헤드셋을 공급하는 220억 달러 규모의 방산사업 계약을 지난해 체결했다. AR 헤드셋을 쓰면 주변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장갑차, 탱크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 세계 최대 검색엔진 기업인 미국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구글 퍼블릭 섹터’를 올해 6월 설립했다. 군 기관의 정보를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클라우드로 통합하는 미 국방부 시스템(JWCC) 수주가 최대 목표다.

미국 정보통신(IT) 기술의 메카인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방산 사업을 따내려 적극 나서고 있다. IT 기술을 인명 살상에 활용하는 것을 더 이상 금기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라는 외부의 적이 부상하면서 국방부와 실리콘밸리의 ‘밀월관계’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 국방 예산이 급증해 방산 산업이 블루오션 시즌2로 떠오르는 것도 배경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국방부 수주액 3년 새 3배 늘어

10일(현지시간)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기업들이 미 국방부에서 수주한 금액은 지난해 연간 100억 달러를 기록, 2019년(30억 달러) 대비 3배 넘게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까진 이미 40억 달러를 넘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리콘밸리와 국방부가 소원했던 기간이 끝나가고 있다”며 “군과 민간 산업체들로 이뤄진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1950년대 실리콘밸리가 첨단산업단지로 태동할 무렵 미 국방부는 레이더, 반도체 등의 개발을 위한 초기 자금을 대면서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을 도왔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은 상황을 뒤바꿔놓았다. 반전 분위기가 확산돼 IT 개발 인력들이 방산 산업 진출을 꺼렸고, 실리콘밸리는 “과학이 살상 도구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는 윤리적 원칙을 대체로 지켜왔다. 구글이 2018년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컴퓨팅' 구축 사업에 입찰하려 하자 직원 4,000여 명이 항의해 중단되기도 했다.

방산산업에 대규모 예산 배정..."새로운 기회"

실리콘밸리와 국방부가 다시 밀착하는 건 미국의 안보 불안이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졌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은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안보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실리콘밸리가 미국 방산사업에 참여하도록 하는 도덕적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방산산업에 막대한 예산을 배정한 것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치명적 유혹이 되고 있다. 미 씨티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방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2조 달러를 넘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동맹국의 방산 산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각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IT 스타트업 투자 전문기업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의 캐서린 보일은 “록히드마틴 등 미국 최대 무기 제조사들은 일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들이 부족하지만, 실리콘밸리엔 인재가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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