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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그렇습니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오싫모'라는 모임입니다. SNS에서도 화제가 됐는데요. 개설된 지 며칠 만에 팬 수가 10만을 넘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고요, 'Cucumber Haters' 그러니까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적으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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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이런 현상을 놓고 실제로 과학자들이 분석했는데요. 미국 유타대 연구팀에 따르면 입맛을 결정하는 데 특정 유전자가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냈습니다.

'TAS2R38'라는 유전자를 예로 들면서 이 유전자가 바로 입맛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유전자는 인간의 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이 유전자에 쓴맛에 민감한 유형과 둔감한 유형이 존재한다는 겁니다.

만약에 쓴맛에 민감한 타입이라면 그렇지 않은 유형에 비해 쓴맛을 100~1,000배 정도 더 민감하게 느낀다고 하는데요.

연구팀은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바로 쓴맛에 민감한 유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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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맞습니다. 오이의 쓴맛은 주로 꼭지 부분에서 많이 나는데요.

이 쓴맛은 '쿠쿠비타신'과 '에라테린'이라는 특정 성분때문에 비롯됩니다. 쓴맛을 민감하게 느끼는 유전자 타입을 지닌 사람들은 이 맛을 강하게 느끼는 거겠죠.

실제로 이들은 쓴맛을 함유하고 있는 특정 유기물질이 든 식물을 먹을 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우 강한 쓴맛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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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맞습니다. 오이 특유의 향이 화장품 냄새 같다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오이 특유의 향은 '오이 알코올'이라 불리는 일종의 화학 물질입니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쓴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 냄새까지 불쾌하게 받아들이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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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cience.ytn.co.kr/view.php?s_mcd=0082&key=201807161132406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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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맛과 향 두 가지 때문이다. 먼저 오이의 쓴맛 때문일 수 있다. 오이를 비롯해 참외, 수박 등 박과 식물은 대체로 양쪽 꼭지 주위에서 쓴맛이 난다. 

해충이나 초식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쿠쿠비타신이라는 물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를 싫어한다면 쓴맛에 예민한 사람일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유타대 연구팀은 2016년 오이에 대한 호불호 차이는 쓴맛을 감지하는 유전자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람의 염색체 7번에는 특정 유전자(TAS2R38)가 존재하는데, 이 유전자는 쓴맛에 민감한 PAV형(프롤린-알라닌-발린)과 둔감한 AVI형(알라닌-발린-이소류신)으로 나뉜다. PAV형을 가진 사람은 AVI형보다 100~1000배 정도 쓴맛을 더 민감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 모두에게 PAV형을 물려받았다면 쓴맛을 매우 예민하게 느껴 오이를 싫어할 가능성이 크다.

오이의 향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냄새 수용체는 무려 400가지가 넘는데, 이 향을 처리하는 유전자나 뇌의 경로로 개인차가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오이 향의 주성분은 알코올의 일종인 ‘노나디에놀’과 ‘노나디엔알’이다.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은 이 분자들에 결합하는 냄새 수용체 유전자가 예민할 수 있다. 

아직 노나디에놀과 노나디엔알이 결합하는 냄새 수용체의 유전자 정보는 찾지 못했다. 냄새 수용체 중 기전이 알려진 건 약 10% 뿐이다. 

하지만 해당 가설이 맞을 가능성은 높다. 

실제로 밝혀진 예가 있기 때문이다. 냄새 수용체 OR7D4는 수퇘지의 페로몬인 안드로스테논을 감지하는데, 수용체 단백질의 88번째 아미노산이 아르기닌(R)이냐, 트립토판(W)이냐에 따라 느끼는 향이 달라진다. RR형은 수퇘지 고기를 역겹다고 느끼지만, WW형은 냄새를 못 느끼거나 향기롭다고 느낀다. 

지금까지 돼지고기에 대한 호불호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수컷 대부분을 거세해 사육하기 때문이다.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10329020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