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푸틴이 직접 쓴 주한 러시아 대사관의 전쟁선포 번역문을 올린적이 있으니, 우크라이나쪽의 목소리도 직접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중이었는데, 마침 워싱턴 포스트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어설프나마 번역해서 올려봅니다. 오역이 다수 있을수 있습니다.


이전 푸틴이 직접 쓴 선포문이 완벽하게 러시아쪽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듯이
젤렌스키의 인터뷰 또한 완벽하게 우크라이나쪽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두 글 모두 자기편에 편파적이고, 프로파간다 선전성이 짙다는 걸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원문을 보실 분은 : 
https://www.washingtonpost.com/national-security/2022/08/16/zelensky-interview-transcript/




인터뷰를 간단히 요약하면, 


1. 젤렌스키는 전쟁 전에 러시아의 전면 침공이 발생할 걸 알고 있었지만 국내의 혼란을 막기위해 자국민들에게는 전쟁이 나지 않을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 답변을 워싱턴 포스트가 받아냈습니다. 
이건 독재정이나 파시즘 국가면 오히려 문제가 안되지만 민주정 국가에서는...논란이 좀 있는 행동입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집요하게 파고들며 질문하고 있죠. 
'국민을 위한다며 국민을 속이는게 선출된 권력자에게 허락되는 행동인가.'

2. 당시 러시아를 향해 온갖 도발 -러시아어 사용 금지법-등을 쏟아낸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정부들이었지만, 막상 우크라이나 국방 곳간은 텅 비어있었다.
(이건 영국과 미국 보고서도 전쟁전에 지적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장교는 맥도날드 캐셔보다 급여가 적고, 중화기 훈련은 예산 문제로 전액 삭감했고, 장교들은 생활고로 취임 1년만에 60%의 전역 이직을 하고 있었습니다.)


3. 동맹국들의 경고와 러시아 도발 자제 요청에 우크라이나는 '무기를 달라'고 했지만 무기 지원은 전쟁전까지 제대로 준 나라가 없었다.


4. 살 돈은 없으니 무기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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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는 물론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마지막 순간까지 납득시키지 못한 과정을 상세히 밝히는 기사를 실으면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인터뷰해 당시 그의 생각을 물었다.


질문: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국장이 지난 1월에 조만간 러시아가 키예프의 호스토멜 공항을 점령할 것을 미리 알려줬었다. 2월24일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곳에 더 많은 군대를 배치했어야 하지 않았나?


답: 6개월 전부터, 아니 그 전부터, 벨라루스 등지에 러시아 군대가 집결했다. 파트너국들 모두에게 러시아군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호소했었다. 그들이 그곳에서 주요 인프라를 폭격하고 점령하는 훈련을 하고 있었다는 점이 알려졌었다. 러시아가 보리스필 공항 등을 점령하는 그 작전훈련을 얼마나 오래전부터 세웠는지 알수 없을 정도다 .

독도법과 점령 목표 선정, 침입로는 2차대전 당시 나치가 사용했던 것과 동일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당시 번스 국장이 말한 모든 것을 공개할 순 없지만 주로 내 생명에 대한 위협을 거론했다. 그가 처음이 아니었고 우크라이나 정보국과 해외 여러 곳에서 같은 말들을 들었다.

전면 침공이 시작된 순간부터 우크라이나 경제는 매달 50억달러에서 70억달러의 피해를 입었다. 이게 지불한 대가다. 우호국들이 지원하는 돈은 우크라이나 군인들 봉급으로는 줄 수 없도록 돼 있다. 이 점은 전세계적 모순이다. 나라를 지키려면 돈이 필요하다. 그런데 군인 봉급으로는 주지 못한다. 폭발, 포격과 동시에 나는 큰 문제에 봉착했다. 싸우다 목숨을 잃는 사람들에게 줄 돈이 없다. 정말 절망적이다. 

러시아의 침공 이유를 알려주고 경고하고 약속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나에게는 저들이 우리 땅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해야할 책무가 있고 죽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한다. 이 일을 매달 하고있다.

특정 파트너들로부터 침략경고를 받을 때마다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무기가 없으면 우리는 싸울 수 없다. 우리는 분명 맞서 싸울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상대국이 말을 이어가질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내가 당선된 이후 3년 동안 대화를 거부해왔다. 러시아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정말 난센스다. 이 점을 분명히 설명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무기이며 당신이 할 수만 있다면 푸틴을 끌어다가 나와 함께 협상 테이블에 앉혀달라.' 이 점을 특히 강조해왔었다. 침공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전쟁을 대비하라고 하고 돈을 저축하고 음식을 비축해야 하도록 해야했다"고 내게 말하면 안된다.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그렇게 하라고 했던 사람들 말대로 우리가 그렇게 했으면 지난 10월부터 매달 70억달러의 피해를 보게 되고 러시아는 침공한 뒤 3일만에 우리를 패배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 생각이라고는 말하지 않겠지만 전체적으로 우리 생각은 옳았다. 침공 전 혼란이 발생했다면 러시아가 우리를 삼켰을 것이다. 혼란 때문에 사람들이 미리 탈출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침공 뒤 입증됐다. 우리는 강력히 버텼다. 일부 떠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남아서 조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 냉소적으로 들릴지는 몰라도 이들이 모든 것을 뒤집었다. 하늘이 도와준 덕분에 피했지만 10월부터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남은 것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정부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 100% 확실하다. 과거의 우리는 잊어 달라. 매달 50억달러에서 70억달러 적자를 보기 시작했다면 국내정치는 전쟁이 벌어졌을 것이다. 우리에게는 제대로 된 재정 대책이 없다. 러시아 때문에 시장에 에너지 부족이 심하다. 국내 에너지 생산은 부족하다. 이런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전국적으로 혼란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혼란을 통제할 수 있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금은 군대의 시간이다. 나라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 국경을 열거나 닫고 공격하고 후퇴하고 방어해야 한다. 인프라스트럭쳐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군사 상황이 없고 비상시가 아니라면 수많은 당국자들과 기관들이 나라를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매달 70억달러가 빠져나갔다면 무기도 부족한데 그 자체가 큰 전쟁이 됐을 것이다.



질문: 그래서 당신은 당시 전면전이 발생할 걸 알고 있었습니까?


답: 이봐요. 지금 벌어지는 일을 그때 누가 알 수 있었겠는가. 러시아가 사람들을 고문하는데 그게 그들의 목적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금와서 모두 자기들이 경고했다고 말하지만 두루뭉스리하게 경고했을 뿐이다.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는지 등 구체적 정보를 달라고 하면 우리가 가진 정보 이상으로 없다고 했다. 그래서 "좋다. 그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면 큰 전투가 벌어질 텐데 그들을 막을 무기를 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우리는 받지 못했다. 무기를 주지 않는데 왜 경고를 하는가? 내가 왜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려야 하는가? 지난 2월부터 아니 1월부터 언론에 많은 것들이 보도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해외로 보내는 돈이 외국에서 지원받는 돈보다 많아졌다. 남사스럼지만 수백억달러에 달하는 돈이 인출됐고 수많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인출한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유럽에서 쓰고 있다.


이번 전쟁이 복잡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에너지 공격과 정치적 공격도 있었고 사람들을 부추겨 내부에서 정권을 교체하려 했다. 지난 가을 세번째로 금전적 공격이 있었다. 우리 화폐 환율을 전시 환율로 만들어 우리가 휘발유를 사지 못하도록 했다. 러시아가 이 모든 일을 벌였다. 연료도 없고 휘발유도 없었다. 겨울 난방을 준비하지 못하게 만들어 혼란이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사람들은 화폐 평가절하에 대비해 돈을 인출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저들이 이런 일을 벌여서 우리의 나라 기능이 멈췄다면 침공할 때 우리 나라는 이미 누더기 나라가 됐을 것이다. 저들이 그런 생각이었다. 우린 당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앞날을 생각해 옳고 그른 일을 판단하도록 했다. 분명히 말하건대 국가안보 및 국방위원회 등등에서 매일 이 문제를 논의했었다. 러시아가 우리가 순순히 항복하도록 만들려 한다고 생각했다. 소름끼치는 일이었다.


질문: 공황 패닉을 막고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우려는 이해했다. 하지만 "가족들을 대피시켜야 했다거나 더 잘 대비했어야 했었다"고 말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말하겠나.


답: 전쟁 전 12월,1월, 2월 내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돈을 인출했다. 엄격히 통제할 수도 있었지만 중앙은행이든 누구든 사람들이 자기 돈을 쓰는 걸 못하도록 하는 걸 막았다. 이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질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 국가 시민으로서 자유를 누린다.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된다. 러시아가 나를 상대로 음모를 꾸민 것과 정보국이 "가족들을 피신시키라"고 보고해온 내용들을 공개할 수 없는 건 유감이다. 그들에게 "내 가족부터 피신시키면서, 뒤로는 딴 짓을 하면서, 사람들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나? 난 그럴 수 없다"라고 말했다. 나라를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모두 함께 남을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했다.


질문: 미국이 전면 침공이 있을 것임을 확신했다면 2월24일 이전에 우크라이나를 지킬 만큼의 무기를 지원했을 것으로 보나?

답: 지금 나는 미국이 지원한 것에 감사할 뿐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무기는 구 소련제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NATO 무기를 가져본 적이 없다. 2014년 이후 가진 최소한의 나토 규격 무기로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다. 지금 널리 알려진 HIMARS(고기동다연장로켓)나, 155mm 대포처럼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탱크나 전투기는 달라고 한 적이 없다. 그런 서방제 무기는 한 대도 없고 살 수 있는 돈도 없다. 우리가 사들인 무기는 군사용 드론인 바이락타르 정도 뿐이다. 미안하지만 드론만으로는 전쟁을 치를 수 없다.

기억하는지 모르지만 전면 침공이 있은 뒤 지금까지 나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늘이 막혔다면 이많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금지구역이 어렵다면 전투기 몇 대를 달라고 했다.

거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부족함도 없다. 비행기가 필요한 모든 지역에 필요한 지원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비행금지구역은 설정된 적이 없다. 지금도 전쟁 전부터, 2014년부터 말해온 것이지만 전쟁이 일어난 지금도 비행금지구역을 확보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건 말이 안된다.


질문: 미국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알고 있었다면 2월24일 전에 왜 무기를 지원받지 못했는지를 워싱턴이 설명해줬나?

답: 불만은 없다. 다만 누군가가 "우리가 신호를 했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건 참을 수 없다. 그 말 외에는 불만이 없다. 누군가 우리에게 신호를 보냈다고 말하면 "무기를 보내달라"고 했다. 나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다.

그 뒤 강력한 무기를 지원받은 뒤에도 말했다. "우리 나라는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 우린 싸울 것이다. 무기를 달라"고. 그리고 그 무기를 주자마자 우리는 싸울 겁니다.

모두가 전쟁을 싫어한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싶은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봐요, 누구도 러시아와 전쟁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모두가 우크라이나가 승리하길 원하지만 러시아와 전쟁을 치를 생각은 없다. 그게 전부다. 모든 게 이 때문이다. 우리가 강해지기로 마음먹어야 했던 이유다. 누구도 러시아와 전쟁할 생각이 없다면, 모두가 겁을 낸다면 미안하지만 잘하든 못하든 우리가 어떻게 전쟁을 치를지를 정해야만 한다. 전쟁은 더 계속될 것이고 유럽까지 퍼질 것이다. 우리가 당신들을 지키고 있기도 하니까 우리에게 무기를 달라. 그러자 그들이 무기를 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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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부분의 헤르손 주민투표 관련 인터뷰는 후략했습니다.


....기원전 1274년 이집트와 히타이트의 카데쉬 전쟁기록도 그랬지만

2022년 8월이 되어도 전쟁중 정치인들의 언행은 큰 차이가 없군요.

가장 큰 피해자는 사병들과 민간인들인 점도 바뀌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