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직장인 김모(30)씨는 월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이 깊다. 직장 근처인 서울 영등포구 인근 월세가 점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에서 재계약을 하려면 월 10~20만 원은 더 내야 할 것 같다"며 "정 안 되면 같은 지하철 호선을 따라 더 멀리 나가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6)씨는 집을 구하기 시작한 지 4개월 만에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7만 원(관리비 포함)짜리 방을 간신히 구했다. 박씨는 "매물이 올라온 지 10분 만에 연락했는데 부동산에서 대기자가 두 명 더 있다고 말했을 만큼 치열했다"고 전했다. "1년 전만 해도 이 정도 금액으로 훨씬 좋은 평수를 구했다는데 지금은 이마저도 보기 쉽지 않아요."

서대문구 창천동에 사는 장세영(22)씨는 2년 만에 월세를 40만 원가량 더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020년 11월, 코로나19 유행으로 집주인이 싸게 내놓은 보증금 500만 원, 월세 58만 원(관리비 포함) 면적 16㎡짜리 매물을 계약했다. 2년 뒤 월셋방을 새로 구하기 위해 둘러보니 평수와 위치 등 지금 사는 곳과 여건이 비슷한 방은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80만 원에 관리비 15~20만 원짜리뿐. 장씨는 "이전 가격대에서 구하려면 너무 낡고 수리도 안 되는 곳뿐이라 큰일"이라며 한숨 쉬었다.

대학생 정모(21)씨 또한 만기를 앞두고 월세 부담에 과외를 늘렸다. 김씨는 "보증금 500에 월세 50짜리 월셋방에 살고 있는 지금도 수입의 25%를 월세로 내고 있다"며 "근처 오피스텔은 관리비 포함 90~100만 원이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월세 선호 현상이 커지면서 월세 세입자의 부담이 증폭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대출이자는 늘어나는 상황에서 전세·매매시장과 달리 월세 가격은 오르는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