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역 전방 부대에서 경계근무를 서던 병사 1명이 총상을 입고 사망한 가운데, 유족에게 극단 선택이 아닌 총기 오발사고였을 수 있다는 제보가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오후 8시 47분쯤 강원도 중동부전선 모 부대 소속 김모 이병(21)이 경계근무를 서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총상을 입은 채 사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등 응급처치를 했으나 김 이병은 결국 숨졌다. 이후 군 당국은 김 이병의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제기했다.

올해 9월 입대한 김 이병은 신병훈련을 마치고 부대에 배치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MBC 보도에 따르면 사고 이후 사흘째 되던 날 김 이병의 유족에게 “자살이 아닌 총기 오발 사고”라는 내용의 익명의 제보가 전해졌다.

유족도 몰랐던 초소(보초를 서는 장소) 번호를 밝힌 제보자는 “손전등을 주우려다 총기사고가 났을 수 있다”며 “딱 1발이 발사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이 사실이 병사들에게 알려지지 않게 막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있었다.

군 내부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기에 유족은 제보 사실을 바로 군에 알렸다. 하지만 군은 사실에 대한 설명 없이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는 답을 내놓았다.

해외에서 사업을 하다 아들의 소식에 급히 귀국 비행기를 탄 김 이병의 아버지는 아들이 군 생활에 적응하며 “북한이 미사일을 쏴서 힘들다”며 너스레를 떨고, 제대하고 무엇을 할지 얘기 나누기도 했던 터라 죽음을 쉽게 예상할 수 없었다.

김 이병의 아버지는 군을 향해 “진짜 떳떳하면 애초부터 부대에서 은폐하는 그런 느낌을 줄 필요가 없는 거 아닌가. 그냥 있는 그대로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김 이병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휴대전화 감식에서도 죽음을 암시하는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