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인장에 추가 할 만한 게임이라고 생각되어 후기를 올리지 않고는 못배기겠네요.
 THE LAST OF US 파트 1, 파트 2의 매~우 뒤늦은 후기입니다.
 
 
 전반적인 스토리에 대한 언급 없이는 제대로 된 후기를 올릴 수 없을 거라고 판단되어
 제목에도 <스포> 표시를 해두었습니다만
 그래도 혹시 관심 가지실 분이 있을지 몰라 글의 초반에는 스토리에 대한 언급은 최소화 할까 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게임이죠.

 최근에서야 파트 1과 파트 2를 연이어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파트 1은 psn에 포함 되어 있고,
 파트 2는 엘리 피규어가 포함 된 컬렉터 셋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해 둔 상태였어도
 세간의 혹평이 마음에 걸려서 쉽사리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만.
 
 파트 1과 파트 2를 모두 플레이 하고 난 후의 개인적인 감상은
 왜 이제서야 이걸 해 본 걸까.. 였습니다.
 
 참 매력적이면서도 플레이어를 괴롭게 만드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까지 감정선을 강하게 뒤흔드는 작품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원망섞인 극찬을 하고 싶네요.

 진심 감탄 스럽습니다. 


 혹평을 하는 분들조차 인정하듯 게임 자체로서의 완성도는 매우 높습니다.

 노멀 난이도 이하에서 AI의 멍청함 외에
 게임의 재미를 흐트러뜨리는 요소나 그 외의 비판은 아직 접하질 못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렇게나 잘 구성 한 게임은 아직 접하질 못했네요.
  
 연출 면에서는
 단 한 컷, 그 장면을 위해 세심하게 조율되고 연출한 듯 한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대화가
 흡사 영화에서 감독이 여러 번 컷을 외치며 반복 촬영 했을 법한 장면들을 연상시키더군요.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 하는 도중에 잠시 패드를 던져두고 있는 상황에도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아닌 다른 캐릭터는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드러냅니다.
 예를 들어, 파트 1에서 조엘과 함께 이동하는 도중에 엘리를 잠시 혼자 내버려두면
 참.. 혼자 잘 놉니다.
 그 나잇대의 아이들이 흔히 할 법한 행동을 하면서 ( - _-)

 지역에서 지역으로 이동하며 쉽사리 지루함을 느낄 법한 부분도
 캐릭터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로 상황을 풀어나가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고
 이후의 급박한 전개로 이어지는 기승전결의 연결도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대체로 파트 1의 매력 포인트더군요.

 조작이나 플레이 난이도 면에서도
 초반 진행을 통해 어렵잖게 조작에 익숙해지게 만들면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플레이어 본인의 긴장도에 따라 세심한 조작이 요구 되는
 참 절묘한 구성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리를 이용해서 상대의 기척을 감지하는 방식이라니..
 주변의 소리를 감지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본인의 행동을 최소화 하면서 은밀하게 이동하고
 긴장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눈에 보이는 사물만이 아닌 주변 지역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얻으려고 노력하게 만들어서
 몰입감을 높이는 기가 막힌 방식이죠.
 
 캐릭터와 무기의 활용에서도
 플레이하는 캐릭터에 따라 특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나름의 매력을 잘 형상화 했다고 여겨집니다.
 조엘과 엘리와 애비의 차이는
 플레이 하는 본인이 가장 잘 감지하고 인식하며
 스스로 플레이 방식의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디자인하고 연출 되어있죠.



 슬슬 스토리 부분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후로는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매우 강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














 조엘은 엘리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엘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를 구원할 수 있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위해
 함께 파이어 플라이를 찾아가는 대륙 횡단의 여정에서
 조엘은 엘리를 바라보며 20년 전 잃어버린 딸에 대한 애정을 되새겼고,
 엘리는 자신을 진심으로 아끼는 조엘을 아버지와 같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둘의 험난한 여정의 끝에
 엘리의 죽음이 필연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조엘이
 엘리를 살리기 위해 파이어 플라이를 적대하는 것은
 전 인류를 적대하더라도 나의 사랑하는 존재를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부성애의 발로라 할 수 있습니다.
 
 -- 여기까지가 파트 1 스토리 --
 
 정작 엘리 본인은 그 결정에 매우 실망하면서도 갈등했지만...
 
 그런데 그것은 애비도 같았습니다.
 황폐화 된 세계를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가능성과 능력을 가진 자신의 아버지가
 그 가능성과 마주했을 때, 
 한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켜야만 한다는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할 때
 본인도 그 이상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보였죠.
 
 .... 엘리와 마찬가지로.

 그 둘의 의지는 같았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달랐죠.
 
 그리고 결과는
 조엘이 엘리를 살려내기 위해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러한 조엘의 행동으로 인해 애비는 아버지도 세계의 희망도 잃게 되죠.
 
 기대가 컸던만큼 그것이 무너지고 남은 것은 암담한 상황.
 절망감의 끝에 남은 것은 복수심뿐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충분히 납득이 되고도 남습니다.
 애비의 이상하리만치 집요한 조엘에 대한 집착은 그것으로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나.. 싶네요.
 
 그리고, 애비의 복수가 완료 된 이후에 엘리가 보인 모습 또한 같습니다.

 온 세상을 저버려도 나를 사랑하고 아끼겠다는 인물의 처참한 죽음을 목도한 후
 복수를 다짐하고 실행에 옮기는 엘리의 모습은
 시작점과 방향만 다를 뿐
 애비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에
 이 작품이 현재까지도 이렇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유는
 THE LAST OF US의 첫 작품이 꽤나 오래 전에 나왔고,
 그 동안 유저들은 조엘과 엘리의 관계에 주목한 상태에서
 작품을 그들 부녀?를 중심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최근에 두 작품을 연이어 플레이 한 입장에서 생각하자면
 위에 지리하게 언급한 바와 같이
 엘리도 애비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복수를 조엘에게로만 한정시키려 애 쓴 애비와 달리
 엘리는 그 주변인들에게까지 의도적인 복수의 칼날을 들이 밀었다는 점이
 오히려 비판 받아 마땅한 부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고는 있지만 
 저도 애비 보다는 엘리에 대해 감정 이입이 더 되어 있는 탓인지
 애비가 엘리에게 주먹질 하는 상황을 
 직접 패드를 들고 플레이 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나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플레이 하는 도중 반복되는 엘리와 조엘의 추억은
 그들의 관계와 감정을 더욱 절실히 느끼게 만들었으며
 극한의 갈등상황 속에서도 어렵사리 봉합되어 가려던 둘의 관계가
 애비의 잔혹한 퍼팅-_-에 의해 산산 조각이 나버렸거든요.
 
 이것은 파트 1에서 조엘과 엘리의 관계에 지극히 감정을 이입하고 있던 유저들 입장에서는
 청천 벽력같은 이야기 일 수 밖에 없겠지만
 저는 이마저도 나름의 스토리를 합리적이고 극적으로 풀어 나가기 위한
 괜찮은 전개라고 보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참.. 플레이 하는 내내 감정선을 자극하는 작품이라
 뭐라고 마무리 해야 할 지 갈피가 잡히질 않네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확실히 결론 내리고 싶은 것은 
 파트 1의 조엘과 엘리의 관계에서 감동을 받은 유저라고 해서
 파트 2의 엘리와 애비의 대립 관계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 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직접 즐기고 판단 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