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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같은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후배 아들 장례식에 다녀왔습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누가 형언할 수 있겠습니까. 조문을 갔지만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하고 왔습니다. 

그 아이는 이태원 참사의 생존자였습니다. 그 날 여자친구랑 오랜 절친이랑 이렇게 3명이 놀러 갔다가 그 친구들을 모두 잃고 혼자만 살아 남았습니다. 그도 다리 근육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고 하더군요. 살아 남은 자의 고통을 고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온전하게 견뎌 내기는 너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참사 이후 정신과 치료도 받고, 학교생활도 잘 지냈는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을 부모들은 믿기 힘들어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휴대폰을 보니 이미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던 흔적이 가득했다고 합니다. 

집권세력들이 노골적으로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조롱하고 있는 사이에 가족들과 친구등 살아 남은 자들은 그 고통과 모멸을 온전하게 감내하고 있습니다. 

 
슬픔이 너무 처참하기에 그 분들만이 온전하게 견디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 고통을 우리들이 나누기에는 너무 크지만 최소한 그들의 상처를 짓누르고 조롱하고 망언을 일삼는 자들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들에게 함께 분노함으로서 조그만 위로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미쳐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어린 영혼이 편안하게 영면하기를.. 그리고 남아 있는 유가족 모두 끝까지 살아 남는 용기와 힘을 신께서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