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반도체(DS) 부문에서 영업이익 2700억 원을 기록하며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흑자를 지켰지만 주력인 메모리는 사실상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는 핵심인 반도체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연간 기준으로 300조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2021년에 이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해 4분기(연결 기준) 매출 70조 4600억 원, 영업이익 4조 31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2% 감소한 70조 4600억 원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 302조 2300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300조 원을 돌파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2021년의 279조 6000억 원을 경신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메모리 반도체 불황 등 위기가 맞물리면서 2021년 51조 6300억 원에서 43조 3800억 원으로 15.97%(8조 2500억 원) 줄어들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DS부문이 매출 20조 700억 원, 영업이익 2700억 원을 기록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한파 속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 8조 8400억 원 대비 96.9%(8조 5700억 원)나 급락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1조 원대 수준보다 더 낮은 ‘어닝 쇼크’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는 재고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 또한 업계 재고 조정에 따른 주요 제품 판매 부진 속에 실적이 하락했다.

다만 파운드리의 경우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용 판매 확대로 최대 분기 및 연간 매출을 달성했고 첨단 공정 중심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고객처를 다변화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