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출입 중인 A기자는 대통령실이 전체 출입기자 대상으로 자료를 공유하는 '용산 대통령실 정규출입기자단' 대화방 외에 되도록 취재 목적으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다. 보안이 필요한 글이나 자료를 옮길 때에는 무조건 텔레그램을 사용한다. 텔레그램을 사용하지 않았던 기자들 중에서도 카톡과 텔레그램을 병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B기자는 "대통령실 사람들이 카카오톡을 꺼려 하니 자연스럽게 텔레그램을 사용하더라"며 "공직기강비서관실 요구시 휴대전화를 제출하게 돼 있어서 직원들이 텔레그램을 이용하고 삭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자들 사이에서는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들과의 취재 자체가 원천 차단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종종 전화통화를 했던 관계자가 문자 메시지에도 답을 하지 않고, 이제는 모든 연락을 받지 않는다고 복수의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전했다. 의혹이 제기될 만한 사안이 있어도 대통령실 입장 확인이 없이는 기사화가 어렵기에 대통령실이 연락을 받아주지 않는 매체는 손을 놓게 된다는 것이다.

C기자는 "청와대 때도 일정 유출이나 이런 게 늘상 있던 것이고 조심은 시키지만 어느 정도는 불가피성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런 걸 사유로 누구를 자르거나 그러진 않았던 거 같다"며 "지나치게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어서 기자단 내에서 조심하게 하려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전체 출입기자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도 '기자단'과 '간사단' 등을 분류해 대응하면서 사실상 편가르기를 유도하고 있다. 29일 이 부대변인의 사의 표명에 대한 설명, 30일 사의 표명 이후 계획에 대한 출입기자의 질문과 고위관계자 답변은 출입기자들에게 제공되는 전문 자료에서 삭제됐다. 순방일정 유출 경위에 대한 질문에 이 관계자는 기자단 간사단과 논의를 먼저 해보겠다면서 답하지 않았다.

D기자는 "기자들이 합심하면 된다는데 그것이 되겠나. 오히려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고 입을 더 닫게 되는 게 순리"라고 했다. 실제 일부 기자들 사이에선 불필요한 잡음이 일일이 새어나가는 것이 일을 더 그르친다는 시선도 전해진다.

C기자는 "일단 대통령실에서 분위기를 조성하면 어느 정도는 휘둘릴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거 같다"는 고민을 전했다. E기자의 경우 "뭐 하나라도 더 얻으려고 매체들 사이에서도 서로 벽을 두고 있는데 결국엔 기자들이 받아쓰기 밖에 더 할 수 있겠느냐"며 "기자들도 심각함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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