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상어' 먹는 범고래 첫 포착..혼비백산→마비, 1시간 당했다

사회적 동물 범고래 무리사냥법 확인
바다의 포식자 백상아리를 부리로 뒤집어
마비시킨 뒤 사냥..상어 혼비백산 도망도
상어 과학자 엘리슨 타우너가 2022년 5월 16일 남아프리카 공화국 모셀만 상공에서 드론으로 촬영된 영상

추격과 공격 등 1시간 동안 이뤄진 사냥은 백상아리를 물 위로 떠올려 물어뜯는 것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범고래 한 마리가 물속에서 3m 길이의 백상아리를 부리로 표면으로 밀어 올렸고 다른 한 마리가 가슴지느러미 부위를 물어뜯자 피가 바다에 번져나갔다.

같은 시각 관광객을 태운 헬기가 동일 해역을 비행하다가 이들의 사냥 장면을 목격해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조종사는 범고래가 백상아리 2마리를 죽이는 모습을 목격했고, 물 위에 뜬 상어의 간을 삼키는 모습도 촬영했다. 이 사냥에서 범고래 무리 5마리는 백상아리 3마리(최소 2마리)를 죽였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범고래가 출현하자 이 해역에서 매일 여러 마리가 관찰되던 백상아리가 자취를 감췄다. 연구자들은 “사냥이 벌어지기 직전 백상아리가 수심 2m가 안 되는 아주 얕은 물에서 여러 방향으로 혼비백산해 달아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한 암컷 백상아리 한 마리는 사냥이 벌어지기 직전인 5월 14일 모셀만에 출현했지만 25일에는 400㎞ 떨어진 해역으로 달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냥 이후 45일이 지날 때까지 이 해역에서 백상아리는 1마리만 목격됐다. 공동 연구자인 앨리슨 코크 남아프리카 국립공원 상어 전문가는 “범고래에 대한 공포 때문에 결국 백상아리는 그때까지 핵심 서식지이던 곳을 포기했고 이것은 생태계와 상어와 관련된 생태관광에 연쇄적인 타격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이 해역에서는 바닷속 우리에서 백상아리를 관찰하는 생태관광이 활발했다.

백상아리는 범고래의 모습만 비쳐도 그 해역을 오랫동안 떠날 정도로 공포에 떨어 생태계 먹이사슬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북미 태평양에서 밝혀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