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견과 지레짐작이 상당부분 섞인 긴 글입니다.
불편하실 수 있으니 미리 양해 구합니다.

어제 오늘 이재명 대표가
왜 중도 보수 이야기를 끄집어냈는지 궁금했더랬죠.

물론 처음 꺼낸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왜 이 시점에 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어떤 목적이 있는 것일까 내심 의아했죠.

그 이유를 오늘 토론..  아니 강의를 보니 알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는 양쪽으로 손을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민주당 내 분열을 키우려는 세력(얼마나 되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만)과
국힘의 비교적 온건한 생각을 가진 자들 모두에게 말이죠.

사족이지만
저는 꽤 오래전부터 이재명 대표를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하지만 계기는 명확합니다.
'사람이 아닌 것들을 사람 취급해주면 안 된다'.
라고 말한 것을 알게 된 뒤부터죠.

그 말을 듣고
이 사람이라면
당시 한나라당과 그 매국의 계보를 이어가는  쓰레기들을
칼춤 제대로 추면서 치워낼 것이라 믿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씨 탄핵 이후에 이재명 대표가 바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통쾌할지는 몰라도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지난 대선에서 몇몇 도를 넘는 행동을 보며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칼춤을 추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 다음 순번이 적당하다고 여겼거든요.

돌아와서..
이재명은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것이 보입니다.
그 전에는 네놈들을 모조리 치워내겠다는 결심에
서슬 퍼런 모습을 보였다면,
지금은 조금은 유하고 온건하게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매국의 쓰레기들을
더 확실하게 치워낼 수 있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그들 중 일부와 공존하는 길일지라도 말이죠.

--- 여기부터는 제 뇌피셜이고 일종의 바람입니다 ---

앞으로의 정국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여당이자 제 1당.

그리고
국힘의 핵심들이 얼마간이나마 세를 유지하는 제 2당.
이들은 그 뿌리가 무척이나 질기기에 당장 치우긴 힝들지만
다음 총선에서 반드시 100석 미만으로 쪼그라들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이게 핵심입니다)
지금의 국힘에서 걸러 낸 잔존 인원들이 주축이 된 제 3당.

그리고 군소 정당들..
하나 안타까운 부분이라면 쇄빙선 정당인데
지금은 꽤 마음에 들고 개개인은 매력적이지만
그 쓰임의 한계가 명백하죠..

3당은
지금의 내란, 탄핵정국에서 몰염치한 모습을 보이는 자들에게
치를 떨고 결별은 했으나
차마 민주당에 적극 동조하지 못하는 세력.
수는 적더라도 이들이 때때로 민주당의 정책에
마지못해 끌려오는 모습만 보이는..
그 정도 포지션으로 충분합니다.
그것은
민주당이 더 이상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으로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게 됩니다. (<- 수정 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민주당이라는 정당이
자체적으로 20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상당히 위험하고, 무모하고, 비현실적인 길을 가지 않고도
비판세력과 함께 건전하게 정국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 봅니다.

이런 방향으로 정국이 흐른다면
2당이 될 수구세력들은
노령 인구가 대부분인 그네들의 지지자와 함께
자연스레 사그라들겠죠.
굳이 수고스럽게 목을 칠 필요도 없이 말입니다.

저는 이번 중도보수 선언은
이러한 구도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닌가.. 짐작합니다.

혹시라도 이런 셈법을 염두에 두고
이번 중도보수 선언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제가 한 이야기지만
희망을 지나치게 섞어서
공감하기 힘드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 어쩔 수 없죠.
많은 비판 부탁드립니다.


무릇 지도자란
따르는 이들에게 앞날을 보여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굳게 믿습니다.

오늘의 이재명 대표는그런 지도자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

현실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작금의 상황을 툭 터놓고 이야기하며
공론의 장에서 함께 고민하자는 마무리 멘트가
무척이나 마음에 와 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