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광장 7부작을 보았다.
기대와 걱정을 같이하며 안주도 차려놓고 모처럼 7부작 돌파할 마음에 들떴다.
결론은 1부 넘기고 2부 좀 시작하는데 피곤해서 방에 들어가 자버렸다.

개인적으로 소지섭의 와꾸와 성품을 다 좋아한다. 근데 좀 안어울린다. 원작을 기초로 한 작품이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비틀려면 원작을 아득히 넘을만큼 뛰어나던가..
or
아니면 원작에 철저히 충실하던가.

원작을 경험한 사람들의 점수가 짠 이유는 원작을 뛰어넘을만큼 훌륭한 각색도 아니면서 원작의 설정에 충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첫째. 원작은 담담하면서도 암울한 분위기가 있다. 근데 넷플버전은 요란한 색채를 버무리고 액션을 과장해서 클래식을 댄스버전으로 만든 느낌이 든다.

둘째. 인물의 캐스팅이 좀 아쉽다. 극히 개인적으로 남기준-원빈, 남기석-주지훈 정도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불가능하거나 비현실적이지만.. 그리고 구준 역으로 공명도 너무 안어울린다. 너무 착해보이는 사람이 나쁜척 하는 느낌.

셋째. 스토리가 몰입감이 떨어진다. 원작의 이름과 설정만 갖다가 시나리오를 지멋대로 휘저어놓았다. 그래서 갈팡질팡.. 원작이 점진적으로 복수를 조여오는 느낌이라면, 넷플은 여기저기 액션신 옮겨놓는 느낌.

원작(웹툰)을 본 사람 기준으로는 가장 쉽게 얘기하자면,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4의 간극이라고 말하고 싶다.

제목과 구성요소가 디아블로이긴 한데.. 그것들이 조합해서 주는 느낌은 생판 이질적인 느낌? 제목이 디아블로이고, 나오는 직업이름, 스킬들이 익숙하지만 플레이가 완전히 다른..
막말로 소지섭이 광장의 남기준이라기보다 터미네이터의 T-1000 느낌이었다.
게다가 배경에 너무 많은 색채의 조명이 진중한 분위기를 무너뜨렸다. 팬시하다고 해야하나? 너무 꾸민 것 같은 기분. 좀 더럽고 지저분해도 괜찮은데 말이다..

원작을 모르면 오우~ 하며 그냥 소지섭이 나와서 뚱땅뚱땅 때려뿌수는 느와르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왜? 괜찮은데~ 이러면서..
요즘처럼 한류가 관심을 많이 받는 시기에 걸출한 배우와 인기있는 원작의 시리즈라면 어느정도 관심은 가능하다. 근데, 와.. 작품성있다. 와.. 흥행성 있다. 정도는 아니다.

7부나되는데 원작을 안봤으면 못 볼 뻔 했다. 보기 싫은데 너무 틀어놔서 뒤에 어떻게 전개되나 싶어서 7일에 걸쳐서 봤다.

개인평 6.5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