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한지 얼마 안되서 장인어른께서 몇 주 전부터 주말 저녁에 오신다고 하셨는데

안두인 잡느냐고 매주 미루다가 그나마 오늘 킬할 꺼 같아서 오늘 공대 끝나는 시간에 오시기로 했는데 하필 1시간 일찍 오심. 

와이프는 잠깐 뭐산다고 나가있었음.

인사드리고 급하게 다과드리고 잠깐 드시고 계시라고 한 다음 남은 일정 어떻게든 마무리하려고 호다닥 자리 돌아와서 안두인 트라이하는데 마음은 매장터가 아니라 거실에 가있음;; 

대망의 막트하는데 집 구경 하신다고 컴터방 들어오심.(고양이가 있어서 문을 다 못 닫음)

하필 막트에 진도를 제일 많이 빼서 전투시간도 개길었음. 그동안 장인어른 뒤에서 서 계셨음. 

식은 땀이 막 떨어지고 내 심장 박동이 머리를 쿵쿵 때리는데 내가 뭘 딜하고 뭘 힐하는지 모름.

중간에 걍 끄고 일어날까. 말까를 그 짧은 시간에 천번 고민한 것 같음. 

그러다가 뒤에서 느껴지는 중압감을 견디다 못해 

"아. 이게말이죠. 제.. 제가 지금 사람 19명 살리고 있는 겁니다. 헤헤" 

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옴. 아직도 내가 왜 저 말을 했는지 모르겠음.

잠깐 정적이 있었는데 거의 나한테 3시간 같은 시간이 흘렀음. 그리고

"후.... 대단허네."

한숨 섞인 한마디 하고 뒤돌아서 나가심. 그리고 말없이 저녁 드시고 가셨다.


처갓집 이번 년엔 얼굴 안 비추는게 좋겠지?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