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곡집
2024-11-13 03:23
조회: 3,139
추천: 29
와우 2개월의 일대기잠도 잘 안오고 한번쯤은 기록하고, 말해보고 싶었음.
1. 과거 롤 말고는 하는 게임도 없고 심지어 롤도 랭크게임 몇 판 하면 힘이 빠져서 권태기에 다다를 때 와우의 새로운 확장팩이 나온다는 사실을 알았음. 와우는 고등학교때 정말 잠깐 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격아? 어둠땅? 시즌에 피시방에서만 잠깐씩 해봤음. 내가 상상하던 와우는 직접 보거나 해본 기억들 보다, 어디서 들은 기억들이 더 많았는데 그러다보니 마음속에 " 많은 사람들이 여러 과제를 수행하면서 레이드를 함께하고 여러번의 실패를 거쳐 네임드를 격파한다 " 이런 느낌의 와우를 강하게 상상하고 있었던거 같음 그런데 막상 캐릭터를 육성하고 힐러 직업으로 처음 들어간 던전에서 ( 아마 붉은십자군 ) 무지막지한 진행과 함께 나의 와우 환상이 깨졌음... 조심조심 몬스터를 풀링해서 잡는 모습도 없었고, 실패도 없었고, 오로지 경험치를 위해서 던전을 박살내는 느낌. 아쉽게도 이런 경험이 내가 상상하던 와우와 괴리감이 있었고, 바로 다시 롤로 돌아갔음. 그러곤 한참 있다가 클래식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 이제는 내가 정말 원하던 와우를 할 수 있는건가 ? " 라는 기대와 함께 오픈하고나서 빠르게 와우를 다시 시작 내가 상상했던 와우는 아니였지만 정말로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있었음. 퀘스트를 하기위해 걸어서 먼거리를 이동했고 옆에 있는 몬스터가 애드라도 나면 바로 사망하는.. 진짜 rpg의 기분이였음. 우왁우왁 하면서 무식하게 진행하지 않고 한땀한땀 진행하는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음. 하지만 기존 롤이나 오버워치에 길들여진 뇌가 느린 진행의 클래식을 감당하지 못했지만 꾸역꾸역 육성했음 하지만 공들여 던전까지 들어갔었는데, 느낀건 고등학교때 경험했던 와우 리와인드.. 기존 고인물 유저분들의 무지막지한 진행과 함께 나의 환상이 깨지면서 서서히 열정이 식으면서 또 그만뒀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육성던전에 시간들여서 공략할 필요도 없고 빠르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은 스킵하면서 진행하는게 당연한데, 그런걸 모르는 나는 그저 와우에 대한 환상때문에 혼자 실망했던것 같음.. 2. 내부전쟁 시작 와우는 완전히 잊고 살다가 어느순간 유튜브 알고리즘에 " 내부전쟁 " 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게 와우 확장팩 이라는것도 뒤늦게 알았음. 와우는 확장팩이 나오면 기존의 아이템이나 룰은 다 깨부스고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건 알았기에 기회가 된다면 나도 시작해보고 싶었지만 과거 기억을 때문에 또 환상만 가지고 있다가 실망해서 관둘까봐 할지 말지 엄청 고민했었음. 그래서 유튜브에 와우 스토리나 다른 분들의 직업 추천 영상만 보면서 와우와 내적 친밀감 부터 쌓기 시작했음. ( 리치왕... 실바나스... 일리단.... 뽕이 차올랐음 ) 그러다 와우는 고사양 게임도 아니고 집에 있는 오래된 노트북으로도 구동되는걸 알게되서 무료 레벨까지만 해보고 판단하자 라는 마음으로 내부전쟁 시작! 가장 중요했던게 직업선택이였는데 생각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 새로운 종족과 함께 나온 직업이 있었음. 바로 " 기원사 " 이거라면 나의 와우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음. 새로운 직업이니 정보고 적을 것이고 심지어 버프 전문화도 있다니.. 크게 고민없이 기원사로 20레벨 까지 진행을 했음. 20레벨을 달성하고 나서 이틀정도는 고민했었던거 같음. 이걸 만원이나 주고 내가 얼마나 즐길 수 있을까.. 막상 시작하면 일주일 만에 접어서 돈 날리는거 아니야? 라는 생각만하다가 블리자드에서 이러한 유저들에게 환불 정책이 있다는걸 알게되서 " 에이 그럼 하다가 맘에 안들면 환불하고 롤이나 하러가야지 뭐! " 라는 생각으로 1개월 게임시간을 구매함 3. 증강 기원사 첫 직업으로 증강을 선택한건 정말 잘 한 선택이였던것 같음. 물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증강이라는 직업이 정말 어려운 직업이지만 그건 높은 분들의 이야기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딜사이클도 쉽고 유틸기도 빵빵하고 스킬임펙트도 이쁘고 심지어 용족이라는 멋짐까지.. 처음 와우를 시작하는거라 내가 사냥이 느린지 빠른지 판단할 수 도 없었고 다른 분들이 증강은 육성할 때 힘들다 라고 하셔도 나는 이게 빠른건지 느린건지 판단의 기준이 없어서 그냥 재밌게 할 수 있었음. 아직도 구렁 8단을 혼자 클리어 한걸 기억하는데.. 다들 내부전쟁 초반에 8단까지 뚫고 브란 렙업시키면서 템파밍하는게 최고다! 라고 이야기해서 나도 열심히 구렁을 돌았음. 내가 항상 가던 구렁은 " 공포의 무저갱 " 이였는데 마지막 보스가 항상 어려웠음. (전방스킬 - 구덩이파기 - 광역딜 => 이 단순간 사이클에서 광역딜이 너무 아팠음) 특히 8단부터는 보스가 스킬셋을 2번정도 돌리면 빼도박도 못하고 그냥 죽었음... 그냥 스킬 이것저것 다 써도 안되는 수준이였는데, 브란을 힐러로 바꾸고 생존기들을 나눠서 키고 어떻게든 한번더 때리고 한번도 안맞고 난리치면서 결국 8단을 뚫어냈었음. 4. 쐐기 던전 어느정도 증강에 익숙해진 시점부터 영웅던전, 신화던전에 도전했었음.. 영웅던전만 돌다가 처음으로 도전한 신화던전은 아라카라 였는데. 나를 포함 4명이 처음 신화던전 이였고 길잡이 딜러님이 경험이 있으셨음. 아직도 그 길잡히 딜러 분에게 감사한건 " 다들 공략을 알려드리기 전에 죽으면서 배워보죠 " 라는 채팅임 첫 네임드에서 방어구 다 박살날때까지 죽었던것 같음. 죽는데도 나는 너무 재밌어서 신났었음.. 처음에는 좀 때리다가 나오는 새끼 거미들한테 죽고, 옆에 안죽인 몬스터들 애드나서 죽고, 새끼 거미를 제대로 못죽이고 도망다니다가 네임드가 뿌리는 거미줄에 맞아죽고, 다들 템레벨도 낮으니 바닥에 거미줄이 전부다 깔려서 움직일 공간이 없어서 죽고, 네임드가 새끼거미 먹고 쌔져서 죽고... 진짜 이래저래 엄청나게 죽어나다가 결국 여차여차 클리어했음.. 이후 2네임드는 쉽게 잡고 3네임드도 정말 고통이였음. 일단 옆에 지나가는 쫄 잡고 바닥에 나를 고정해서 네임드 패턴을 피해야 했는데 이동기가 좋은 나는 쉽게 바닥을 밟았는데 안그러신 분들을 정말 힘들게 바닥을 밟으면서 패턴을 피했음 결국 항상 나만 남고, 또 방어구 다 박살날때 까지 죽으면서 계속 트라이해서 나 포함 4명이 쐐기돌을 얻게됬음.. 이 경험 덕분인지 지금도 모든 던전 통틀어서 아라카라가 가장 익숙하고 쉽다고 느낌.. 그리고 그때 나에게 이런 경험과 기회를 주신 길잡이 분에게 너무나도 감사함.. 아마 그냥 대충 공략알려주고 여차여차 깨버렸으면 예전처럼 혼자 실망해서 그만뒀을지도 모름.. 5. 바위금고 쐐기 5단 이후에 쐐기던전을 계속 도전했음. 처음에는 모든 던전 2단계를 클리어했고 다음은 4단계까지 전부다 클리어했음. 뿌듯했고 나도 이제 뉴비딱지는 때는건가? 하는 자신감과 함께 바위금고 5단에 도전했었음. ( 당시 내가 석주 ) 이때가 되서야 내가 하던 와우는 그냥 소꿉장난 이였구나.. 라는걸 깨닳았음. 첫 네임드 토보무전? 에서 계속 전멸을 함.. 기존 4단계 쐐기를 돌때만 해도 이놈이 쏘는 레이져에 맞아도 " 뭐야? " 라는 생각만하고 그냥 맞아도 힐러님이 체력채워주시니까 그냥 피하는 척만하면서 내 칠흙의힘 업타임만 신경썼음 하지만 5단계 에서 마주한 토보무전은 재앙 그자체였음 보스 체력과 함께 줄어드는 우리 힐러님의 마나가 보였고, 몇번의 전멸 끝에.. 힐러님이 " 개인 생존기 키셔야 해요 " 라는 말을 해주셨음.. 너무 충격.. 나는 그때까지 이해했던 생존기는 체력 낮아질때 누르는 회복기? 정도로만 생각했었음 그래서 내가 체력이 낮아지면 파바바박 쓰는 수준이였음 단축키에 지정도 안하고 그냥 마우스로 다라라락 눌렀었음 ( 신록-흑요석-불꽃-에메 ) 그제서야 내가 쓰던 불꽃이랑 흑요석을 레이져가 맞기전에 쓰면서 우리 힐러님의 마나를 지켜줘야 한다는걸알았음. 지금 생각하면 바보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기존의 쐐기에선 나빼고 다른분들이 다 생존기를 잘 키셔서 문제 없었고 나도 그런 상황만 겪다보니 생존기에 대한 생각을 거의 안하고 던전을 돌았던것임.. 어떻게 어떻게 첫번째 레이저는 흑요석으로 맞고 다음 레이저는 불꽃키고 맞고.. 이런식으로 하나둘씩 생존기를 키면서 맞으니 여차여차 또 네임드를 잡았음 이후에 2 네임드는 쉽게 잡았고. 대망의 3네임드.... 배기구 찾아서 피하면서, 보스 차단보면서, 보스가 끌고오는 고철도 피하면서, 칠흑의힘 업타임 유지하면서, 예지 유지하면서, 생존기 키면서, 우리 힐러님 사거리에 있는지도 신경쓰면서 게임하니.. 정말 답이없었음... 심지어 용암임펙트도 너무 크고 화려해서 더 정신없었음.. 이때 내가 기존에 깬 쐐기던전들은 내가 1인분 한게아니라 그냥 다른분들이 1.2인분씩 하고 내가 0.2인분 했다는걸 절실하게 깨닳게 되었음.. 배기구도 못찾고, 용암임펙트 때문에 차단도 제대로 못하고, 계속 움직이니 분출도 못써서 칠흑의 힘 업타임도 못땡기고, 생존기도 단축키에 등록을 안하니 배기구 찾아 이동하면서 생존기 누르는것도 어려우니.. 그냥 멘붕.. 여차여차 막넴까지 잡고.. 터져버린 멘탈과 함께.. 내가 증강이라는 직업을 해서 더 어려운건가? 칠흑의 힘 업타임을 신경쓰니 너무 어려운데 그냥 다른 딜러 직업을 하면 좀 더 수월하려나? 라는 "합리화"와 함께 다음날 마법사를 육성하기 시작했음 6. 마법사 육성 처음부터 끝까지 마법사는 화법만 했음. 이유는 그냥 기존 하스스톤에서 냉법을 내가 싫어했고 불작을 쏘는 화법이 멋졌기 때문, 그리고 비법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패스했음 증강을 육성할때는 만렙까지 던전한번 없이 퀘스트로만 레벨업을 했었는데 마법사를 육성할때는 던전을 많이 이용했음. 기존에 증강으로 와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룰을 이해한 상태에서의 던전은 기존에 내가 실망했던 부분이 내 망상이였다는걸 알게되었음. 육성던전은 육성던전일뿐 내가 상상하던 와우는 예전 오리지날시절 와우이고 트라이하는 재미는 레이드에가서 하는것이다 라는걸 알게된 시점이라 우악스럽게 던전만 돌면서 마법사를 육성했음. 근데 이상하게 참 재미가 없었음.. 발화키고 화작 불작 화작 불작.. 심지어 가속도 낮으니 스킬쿨이 계속 꼬이고.. 확률적으로 뜨는 기술때문에 낭비하는 자원들이 아깝게 느껴지고 실증나면서 마법사는 생각보다 빠르게 접게됬음. 7. 도적 육성 이전까지 직업들을 미루어보아 나는 원거리보다 근거리 캐릭터에 더 잘 어울릴꺼다 라는 생각하에 기존 하스스톤에서도 도적만 해서 황금도적까지 했던 기억때문인지 도적을 육성하기 시작했음 하스스톤에서 하던 도적덱은 기름도적 덱이였음. 그래서 당연히 무법은 패스했고, 암살vs잠행중에 골라야 했는데 기름도적에는 암살이 더 잘 어울렸는데, 잠행도적이 쓰는 절개가 더 마음에 들어서 잠행도적을 육성했음. 확실히.. 근접캐릭터를 육성하니 원거리 직업을 할때와 다르게 스타일리쉬하고 빠르게빠르게 진행이 됬음.. 증강이나 마법사로는 힘들게 돌던 구렁도 그냥 퍽퍽 다 패면서 돌아다녔고 던전에 가도 내 맘대로 슉슉 움직이면서 때리니 스트레스도 풀렸음. 다만 기습-절개 만쓰는 그 모습에 한순간 질려버려서.. 도적도 얼마 못가서 그만뒀음.. 8. 레이드 도적을 접기로 생각하고 어떤 직업을 고를지 고민하던중에 조금씩 보던 와우 유튜버분이 학원팟이라는 걸 진행한다는걸 알게됬음 " 학원팟이 뭔데? " 당시 레이드는 진짜와우 유저들이 하는거라고 생각했던 터라 관심도 없었는데 뉴비들을 위해 학원팟이라는게 있다는걸 알게됬음 몇시간동안 일반 학원팟을 모집하는 파티를 새로고침하면서 기다리고, 이후에 최대한 어려운 말이 없이 그냥 " 모이면 출발 초보분들도 오세요 " 라는 파티에 들어갔음. 마부, 음식, 도핑 등등 이야기하는 곳도 많았는데 그런걸 전혀몰라서.. 신청하기에 오래걸렸음 디스코드에 들어가고 공대장님이 네임드 앞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이야기 해주시면서 공략을 알려주셨고 마지막 네임드에서 한번 전멸한거 빼고는 무리없이 올클리어를 했음.. 그때 느낀 감정은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감동이였음.. 내가 레이드에 참여했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택틱을 수행하고 데미지를 넣어서 쓰러트리는 보스가 참 감동적이기 까지 했음. 그리고 학원팟이면 당연히 알려만 주시는줄 알았는데 나온 아이템을 팔고 남은 돈을 배분까지 해주시는걸 보고 와.. 이게 와우 레이드구나.. 라는걸 느끼게됬음.. 9. 방황 레이드는 레이드고.. 결국 직업을 다시 골라야 했음. 원래 다른 게임을 할때도 알고있던 사실이였지만 나 라는 사람은 정말 쉽게 질리는 타입이구나.. 라는걸 또 알게됬음 ( 70레벨이 되거나, 텝렙 600넘어가면 질림..) 이 직업 좀 해보면 질리고 다른 직업 해보면 질리고.. 결국 8개의 직업을 전부 찍먹해보는 결과까지 이뤄지게 됨.. 기원사 - 법사 - 도적 - 냥꾼 - 죽기 - 악사 - 수도사 - 성기사 - 주술사.. 물론 모두 만렙을 찍은건 아니지만 대부분 70레벨까지 키우기도 했음.. 여러 클래스를 키우면서 확실하게 느낀점은.. 캐스팅 직업은 절대 안맞는다는 것. 내가 뭘 하고있는지 알수있는 직업이 좋다. ( 화려한 직업 ) 이것저것 다재다능하고 스킬이 좀 많으면 좋다 ( 딸깍 딸깍 직업은 별로다 ) 라는걸 알게됐음 10. 현재 현재는 고양 주술사를 키우고있음 스킬도 화려하고 근접 직군에 스킬도 다양하고.. 뭔가 살짝씩 질리기도 하지만 일단은 더 키워볼 예정임.. 아마 이 직업이 질리면 전사 쪽으로 눈을 돌릴 것 같긴하지만... 11. 미래 나중에는 정말 내 마음에 쏙드는 직업 전문화를 골라서 영웅 레이드까지 돌아보는게 이번 시즌 소원임.. 이런 긴글 읽는 사람이 어딨겠냐 싶겠지만.. 내가 나중에 와우가 너무 질린다 싶을때 이 글 보면서 다시 와우를 시작하게 되면 좋겠음.. 나는 이 게임을 오래오래 즐기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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