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이들이 모여있는 곳.

분위기가 무르익어 갈 때 즈음, 서로의 취미를 물어보기 시작한다.
그때, 난 와우 유저인 척 연기한다.

컴퓨터 게임 즐겨해요~ㅎㅎ
집에 가서 귀마개님 방송이나 돌려보려고요~ㅎㅎ
게임 때문에 목요일에 일정 비우기가 힘들어요~ㅠㅠ

그때마다 약속이라도 한 것 마냥, 남녀 할거없이 나에게 스무고개 놀이를 시작한다.

["RPG 하세요?"]

"YES"

["오? 레이드 같은거 자주 하세요?"]

"YES"

["어라?.... 그러면 젠틀하고 교양있는 유저들이 많은 게임인가요?"]

"YES"

["그렇다면,, 마지막 !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인가요?"]

"체크메이트"

늘 그랬듯 모임에는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여자들의 얼굴은 붉게 달아오르고
남자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리기 시작한다.

집 가는길.
모임에 있던 가장 예쁘고 어린 여자가 날 쫓아온다.
같은 방향인데 같이 가자고한다.

체크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