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다... 혹은 우리와 그들은 어떤 관계다.... 
같은 우리에 대한 정체성과 정통성 
그리고 그들에 대한 정체성에 대한 인식 
이런 인식들이 우리 정치는 물론이고 
정치적 철학과 생활의 규칙까지도 영향을 주게 됨 

우리는 유대인이라거나 
아랍이라는 인식 
그리고 공산주의자라는 인식 
기독교인이라는 인식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인식 등은 
후천적으로 조직 되거나 조작되는 개념임 
 
하지만 그것 하나로 과도하게 감정적이 되어 
광신적 상태로 휩싸여 자신과 상대방의 목숨을 희생하게 만듬 

과학적 사고로 이해를 하려고 하거나 철학적으로 보자면 
정말 바보같은 인생이 아닐 수 없음.... 

웃긴 건 저런 인식은 스스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주변인들에 의해 공동의 인식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성된다는 것이고 
더 웃긴 건 세월과 환경에 따라 저런 환상은 
길게는 천년 안팍으로 짧게는 수십년 안팍으로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것임  

유럽인들도 불과 천년 전에는 우리라는 같은 동질감은 없었고 
비슷한 동질감이 있었더라도 다른 원소들로 묶인 집합이었음. 
아마도 이집트를 중심으로 지중해권이 따로 묶였을 것이고 
지금은 북서유럽은 따로 묶였을 것이 
그것도 그리스인 혹은 로마인이 봤을 때 이야기고 
켈트족이 봤을 때나 게르만족이 봤을 때는 또 다르게 
북서유럽도 전혀 다른 묶음으로 묶였을 것임 
유럽이라는 개념은 이슬람 또는 동방 유목민에 의해 
나중에 천천히 굳어진 것으로 보이고 
나중에 수백년이 지나면 또 해체되고 다른 묶음이 생길 것임 

중국도 이런 부분에서 아주 재밌는 역사들이 많음. 
특히 진나라 사람들 대부분과 초나라 사람들 
그리고 초에서 성장했던 항우와 그렇게 추측되는 유방은 
모두 정통 한족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음 
이것도 중국 한족의 뒤섞임의 작은 부분만 보여주는 것임 

한민족 역시 수많은 종족들이 몽골 루트, 
북중국 루트, 남중국 루트 등으로 뒤섞여 살며 
천천히 이주하며 혼혈을 이룬 
서로 남남같던 조상들이 나중에 구성한 집단임 

상대 민족에 대한 이해도도 
우리나라 역사만 보더라도 숱하게 변해왔음 
앞으로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큰 변화들이 수시로 있을 거란 것은 확실함 

그리고 그런 변화들 중에는 문화나 종교에 따른 영향도 클 것임 
우리 내부의 변화에 따른 인식도 클 것이고 
계속 변하는 경제질서에 따라서도 변할 수 밖에 없음 

우리가 아는 국제질서와 인식과 정체성의 집합들은 
앞으로 2-3백년만 되더라도 과거보다 
더 크고 빠르게 변할 가능성이 큼 

그리고 변화를 긍정한 춘추전국의 열강과 
15세기 이후의 유럽이 발달하고 
변화를 두려워했던 나라들인 
중세의 유럽과 명과 청 등이 망한 것처럼 
우리도 그런 변화를 제어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맞춰 고정된 정체성보다 
실용적 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함 

특히 국제관계에서 우리는 너무도 
특정 이념에 집착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