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가 근본적으로 죄악이라고 믿는가? 
진보가 현상적으로 큰 죄가 없다고 믿는가? 

보수와 진보를 모두 극복하려는 시도와 
두 집단의 주된 문제를 배제한 
새로운 정치집단을 만들려는 긴 안목의 바람의 기대는 
모두 신선놀이일 뿐이라고 믿는가? 

원래 사람들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뭔가를 원하는 이유는 더 근본적인 원망이 있어서이지만 
그 더 근본적인 원망을 선명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즉 인연의 그물망을 총체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피상적 원망에 집착하는 것 
또 피상적 증오에 휩싸이는 것이 인간이다 

하지만 차분히 바라보면 조금씩 보인다 
애플이 인류학자를 동원해 현대인의 욕구를 
더 근본적으로 분석했던 이유이며 그런 분석이 성공을 가져왔다 

피상적인 정책 혹은 피상적으로 이념화된 진보 보수라는 
그 둘 중에 하나를 택하고 나머지 하나를 지지하는 
많은 국민들의 욕구를 제대로 분석한다면 
무조건적 지지와 비판은 불가하다  

정치질이 아니라 정치를 하고 싶다면 싸움닭이 되는 대신에 
온갖 말들과 편견으로 왜곡된 사람들의 욕구의 이면에 깔린 
근본적 욕구를 담담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더 본질그대로 즉 다면적이고 선명하게 이해하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