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내용은 아니고 설계사상에 대한 내용입니다 :3

다른 커뮤에 썼던걸 여기도 복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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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항모와 영항모의 설계사상 차이에 대한 잡썰.

항모가 태동한 시기, 수많은 열강들은 이를 전력화시키는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거쳐나가며 자국의 테이스트 에 맞는 형태로 진화시켜나갔습니다. 그중에서도 상당한 완성도를 보인 국가는 미국, 영국, 일본.

일본은 후세에 남긴 기술이 없는데다 영국과 비슷한 형식이라 패스하고(미안), 미 영 양국간 흥미로운 설계사상의 차이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그 설계사상의 차이란 바로 격납고를 어떻게 지을것인가.

미국의 경우는 격납고 갑판부터 위로해서 비행갑판, 아일랜드 등을 상부구조물(Superstructure)로 고려했습니다. 반면 영국의 경우엔 격납고를 하나의 함체(Hull)의 일부로 생각했지요.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양국 항모의 구조 설계에  차이점을 만들어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해군의 에식스의 경우, (첫째짤) 격납고 갑판 기준으로 아래는 함체 주 프레임이 있고 위로는 비행갑판 지지를위한 프레임이 따로 있습니다.

반면 영국의 일러스트리어스의 경우 두번째 짤과 같이 격납고가  좌 우 격벽들과 사이좋게 복작복작 달라붙어있죠. 거기다 비행 갑판 지지가 용이하다보니 장갑화도 쉽고 실제로도 일러스트리어스급의 경우 비행갑판, 정확히는 격납고 위로는 76mm 두께의 장갑이 붙어있습니다. 이정도 수준이면 탈조약형 중순양함인 볼티모어급(64mm)보다도 두껍죠.

이 두 설계구조가 같는 특징을 비교, 분석해봅시다.

함재기 수용량.

미국식 설계가 압도적으로 앞섭니다.

당연히 격납고 데크에서 다른 격벽의 간섭 없이 격납고 프레임만으로 이루어져있으니 그만큼 공간 확보가 용이하니까요.

2만톤의 요크타운급 항모는 90대의 항공기 수용이 가능하지만 23000톤의 일러스트리어스급은 많아야 60대가량 밖에 수용이 안됩니다.

이 문제는 임플래커블급에서 어느정도 개선됐지만 에식스급 앞에서는 뭐.....orz

뭐 그렇다보니 영국측에선 복층식 격납고도 많이 연구했습니다.

거기다 위의 장갑판이 주는 함재기 수용력 패널티. 무거운 장갑판이 높은곳에 위치해있다보니 함의 안정성 문제상 높이가 제약받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직 공간을 할애해서 사용할 부분도 수평공간으로 사용하다보니 이 문제가 더 심화될 수 밖에요.

방어력.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영국식 갑판 설계가 미국에 비해 더 높은 수준의 방어력을 제공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탈조약형 준순양함 이상은 가야 나오는 수직방어력입니다.

다만 이게 실용적이냐고 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회의적인 대답을 내놓겠습니다.

아무리 탈조약형 중순양함 수준의 수직 방어력이라지만 20km 이상 거리에서 사격하는 11인치포(샤른호르스트급)에대한 저항력이 없습니다. 20km이상 거리라고 쓴건 오타가 아닙니다. 포탄의 수직 관통력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낙각이 커지기때문에 오히려 상승합니다. 거기다 샤른호르스트는 20km이상 거리에서 항모 HMS 글로리어스를 포격으로 격침시킨 전과가 있기때문에 해당 거리에서 별 문제없이 명중탄을 꽃아 넣을 수 있습니다.

항공폭탄에 대해서는 각각 2000, 1500, 1000 500파운드 폭탄에 대해 최대 1000, 2500, 4000, 7000피트 투하에 대한 저항력을 가집니다.   급강하 폭격기의 폭탄 투하고도가 2000피트 언저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저정도의 투하고도를 상정한다면 1500파운드 폭탄까진 아슬아슬하게 막겠죠. 함재기에 2000파운드 달고 다니는건 미해군뿐이기도 하고요.

다만 실전의 경우 엑세스 작전 당시 관통단한 사례가 있어 이론적 수치와는 어느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세번째 사진)

그렇기 때문에 저는 배수량 쿼터를 어짜피 뚫릴 장갑에 투자하느니 함재기 수용력에 더 투자, CAP(Combat Air Patrol: 전투공중초계)능력을 올려 폭탄 맞을일을 봉쇄시킬 확률을 올리는게 더 현명하다고 봅니다. 다만 영국해군을 위해 변호하자면  미해군처럼 함재기들을 개떼로 확보해서 굴리는게 불가능했기때문에 이런 배수량 쿼터 할당이 나름 자기네들 사정을 고려했을수도 있다는겁니다.

다만 이 영국식 설계가 빛을 발한때가 있었습니다.

태평양 전선 말기.

촉이 오죠?

바로 카미카제공격에 대해서입니다.

자동차를 생각해봅시다. 과학시간? 물리시간때 자주 나오는 레파토리로 자동차 차체 프레임은 쉽게 찌그러질 수 있게 만들어진다고 가르치죠. 그 이유는 차체가 찌그러지면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해서 추가적인 피해를 줄이는거죠.

카미카제도 마찬가집니다.

충돌 후 에어프레임이 손상되면서 갑판을 관통할 에너지가 대량 소실됩니다. 오키나와에서도 그랬듯 76mm의 장갑판으론 충분했지요.

다만 이게 역으로 미국식 설계에겐 재앙이였습니다.

격납고가 단순히 비행갑판으로만 보호되서 기체가 충돌 후 격납고까지 돌파, 폭탄과 연료를 안고서 그 안에서 폭발을 일으키죠. 이런식의 공격으로 USS 엔터프라이즈가 종전까지 뒤로 빠져서 수리받을만큼 데미지를 입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론 이 카마카제라는 공격방식은 일반적인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 뒷걸음질로 쥐잡았다고 소에게 쥐를 잡으로고 뒷걸음질만 시키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죠.

마지막으로 함선의 유지 보수.

함의 데미지가 누적될때, 미국식 설계의 경우 위에 언급했듯 행거 지붕을 새로 짓는선에서 끝나지만 영국식 설계의 경우 함체를 수리해야하는 상황이 되는거죠. 왕왕 영국식 설계가 갑판장갑이 용골까지 데미지를 전달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럴정도의 충격이라면 용골 위 어딘가는 100%작살나서 함을 쓸 수 없는 상태가 될 정도라 봅니다 -ㅅ-;

물론 영국식 설계가 좋은점은 데미지를 받더라도 전선에서 이탈하지 않고 간단한 조치만 취하고 다시 작전에 투입 가능하다는 점이죠.

하지만 종전 이후 영국 항모에게 사형선고를 때린건 지속된 구조피로도 있지만 함재기의 대형화입니다.

더 커진 함재기들을 수용하려면 격납고가 더 커야하고 격납고를 넓히려면 함체를 뜯어내야 하니까요.

하지만 미국식 설계의 경우 "상부구조물을 확장한다"라는 식으로 공사에 착수하면 그만이지요.

어찌보면 이게 에식스급이 91년까지의 장수할 수 있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간 글이 엄청나게 길어졌는데 제 결론은 무기체계란 결국 국가의 니즈에 따라 여러 형태를 취하는건데 영국의 경우엔 그 니즈의 형태가 오래 운용하기엔 가혹했다는거죠. 함재기 수는 그리 많지 않고 항모 수도 커버칠 해역에 비해 많지 않아 손상으로 전선 이탈하면 그만큼 공백의 타격이 크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