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일찍 만날수록 운이 좋은 거다."

최근 광동 프릭스의 경기가 끝날 때마다 김대호 감독이 예전 인터뷰에서 남긴 말이 재조명 되고 있다.

광동 프릭스는 지난 12일, 리브 샌드박스에 이어 또다른 플레이오프권 팀인 젠지 e스포츠까지 잡아내면서 파죽의 3연승을 기록했다. 비록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을 해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승리였다.

이날 김대호 감독은 일부 선수의 챔피언 숙련도와 전반적인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극적인 역전승이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열심히 경기에 임한 선수들에게 칭찬을 남겼다.

다음은 젠지와의 경기 승리 후 진행된 김대호 감독-'모함' 정재훈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젠지전 승리로 3연승을 달성하게 됐다.

김대호 감독 :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치열하게 주고 받는 와중에 운이 따랐고, 운이 따를 수 있게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줬기 때문에 승리를 쟁취했다. 기쁘다.

'모함' : 강팀을 처음 잡았고, 연승도 했다. 팀원들에게 감사하고, 좋다.


Q. 1세트 패배 후에 어떤 피드백이 오갔나.

김대호 감독 : 베이가가 굉장히 골치 아프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2세트는 우리가 블루 진영이라 밴픽이 편했다. 경우의 수를 많이 만들어 놨고, 어떤 조합으로 가든 밴픽 밸런스가 좋아서 큰 걱정은 없었다. 2세트 시작하기 전부터 '3세트 때 다시 레드하게 되면 신박한 거 준비해 놨으니까 바통 넘겨 달라' 이렇게 말을 했다. 그게 아우렐리온 솔이었다. 아우렐리온 솔 각을 보고 밴픽 빌드업을 했다.


Q. 그렇게 시작된 3세트는 어땠나.

김대호 감독 : 바이 챔피언 자체는 괜찮게 하는데, 바이를 가지고 협곡에 들어갔을 때 임하는 마인드가 좀 없다. 바이는 쿨해야 한다. '카나비'처럼, 브리온을 상대하는 '피넛'처럼. 계속 유효슈팅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8분 대에 바이가 부쉬 매복을 했을 때 그냥 Q+점멸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이제 바이가 Q만 써도 점멸을 쓸까 봐 먼저 점멸을 쓰게끔, 그 심리 상태까지 몰아붙일 수 있어야 한다. 뻔하면서도 쿨하게 궁극기와 점멸 쿨을 계속 돌려주면서 협곡을 다녀야 하는데, 너무 신중하고, 생각이 많고, 망설인다.

그런 의미에서 '영재'는 바이를 하기에는 최악이었다. 물론, '영재' 선수가 엄청 잘한다고 생각한다. 다섯 명 중에 평균 폼도 가장 좋다. 그래서 실망도 더 컸다. 바이와 애쉬가 캐릭터에 맞는 마인드로 협곡에 임해야 하는데, '모함'과 '영재'는 그렇지 못했고, 절대 이길 수 없는 경기였다. 다행히 그걸 초월하는 '불독' 선수의 크랙 플레이가 계속 있었다. 장로 스틸은 '모함' 선수가 잘해서 나온 게 아니긴 하다. 그래도 계속 하다 보면 잘해질 수 있을 것 같다.


Q. 장로 스틸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모함' : 상대 팀이 장로를 치고 있었는데, 우리가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근데, 상대가 장로를 계속 쳐서 나는 리 신 때려야지 했는데, 갑자기 리 신이 없어져서 장로 한 번 톡 쳤는데, 먹어졌다.


Q. 정규 시즌이 두 경기 남았다.

김대호 감독 : KT가 많이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1라운드 같은 낙승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서로 할 맛 나는, 재미있게 치고 받는 그런 힘 싸움을 할 수 있게 잘 준비해보겠다. 우리도 점점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보러 오는 관중분들이 짜릿한 느낌 들 수 있게 잘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Q. 사실 최근 매치 업셋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데, 광동 프릭스가 유독 이변을 잘 만든다. 광동 프릭스만의 차별점이 뭘까.

김대호 감독 : 자화자찬이 될 수밖에 없는데, 팀 시스템을 잘 짜려고 노력했고, 선수들도 그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진 판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유효 슈팅이 많다. 오늘도 운으로 이겼고, 리브 샌드박스전도 운으로 이겼다. 근데, 그 단계까지 몰아붙일 수 있도록 밴픽에 대한 팀 전체의 이해도를 높이는 걸 목표로 잡는다. 그래서 괜찮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 것 같다.


Q. 오늘 전체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면?

김대호 감독 : 아까 말했듯 '모함' 선수의 애쉬, '영재' 선수의 바이가 다른 챔피언에 비해서 숙련도가 낮다. 이 픽을 잡고 협곡에서 어떻게 턴을 써야 하는지, 그 개념을 이론상으로만 이해하지 실제로 해보면서 이득을 취해본 경험이 없다. 그게 숙련도다. 챔피언 밴픽을 좀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 또, 팀적으로 중간 중간 실수도 자잘하게 많았다. 대회를 더 많이 하면서 피드백 하다 보면 개선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김대호 감독 :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계속 열심히 해보겠다. 휴가도 없이 타이트하게 연습하고 있는데, 잘 따라와주는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오늘 '불독' 선수도 그렇고,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역할을 해준 선수들 덕분에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정말 고맙고, 같이 윈윈할 수 있는 구조 계속 만들어나가 보겠다.

'모함' : 교체된 이후로 3연승을 하긴 했지만, 내가 늦게 투입된 만큼 다른 선수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느끼고 있다. 혼자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격차가 많이 나는 것 같다. 노력 많이 하고 있으니 그때까지 많은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