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Summit 1일차, 코로프라 NI(Colopl NI)의 정직한 CEO는 실리콘밸리에서 VR 스튜디오를 이끌면서 경험했던 내용을 청중들에게 공유했다.

모바일 게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코로프라는 '코로프라 펀드'를 이끌며 포브(FOVE)를 1천 1백만 달러(한화 약 128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코로프라는 일본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개발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사이버퐁'이라는 바이브용 VR 게임을 출시했다. 정직한 CEO가 청중과 공유했던 내용을 질답식으로 정리한다.

▲ 정직한 코로프라 NI CEO


1. VR 콘텐츠, 너무 이른거 아닌가?

많은 사람이 VR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할 때 '너무 이른다'라고 걱정을 하곤 했다. 나 역시도 고민하긴 했지만, 내가 존경하는 링컨의 말을 떠올렸다.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일이 미래에 일어난다고 확신한다면 일희일비하지 않고 밀고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 부분에 있어 어떻게 공헌할지,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는 게 정답이다"라고. 나 역시 이 말을 믿고 VR 개발에 뛰어들었다.

미국 게임 시장은 3번 정도 큰 변화를 맞았다. 2005년에는 PC 기반 온라인 게임이 아이템 과금, 즉 부분유료화에 힘입어 큰 성장을 이뤘다. 이 때 '넥슨'이나 '갈라(GALA)' 등이 성장했다. 2008년에는 페이스북이 등장하면서 페이스북 기반의 브라우저 게임 시장이 성장했다. 이 시기에 '징가', '카밤' 등이 신흥 강자로 등장했다.

2010년, 2011년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했다.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브라우저 기반 게임의 성장은 정체됐다. 그리고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매우 크게 열렸다.

트렌드가 바뀔 때마다 시장 크기는 10배 정도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다음 트렌드를 고민하고 찾아야만 했는데 결론은 VR이었다. 스마트 워치, 스마트 글래스 등을 연구해보고 내린 결론이다. 10배 이상으로 성장할 것을 돌이켜봤을 때 VR 시장의 규모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15조 5천억 원) 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2. 실리콘밸리에서의 창업 어떻게 해야할까?

-투자-

미국에는 VR 전용 펀드가 7개 존재한다. 일반적인 VC(벤처캐피털)에서도 투자를 받을 수도 있지만, VR만을 위한 펀드와 회사가 존재하기에 투자를 받는데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대표적인 VRVC로는 샌프란시스코의 로덴버그 벤쳐스(Rothenberg Ventures)와 산마테오의 부스트VC(BoostVC)를 비롯해 코로프라 VR 펀드, 더 VR 펀드, 그리 VR 캐피날 구미 VR 펀드 등이 존재한다.



-고용-

링크드인, 크래익리스트, 인디드 등을 통해 사람을 고용하고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업체마다 사용료는 다르다. 한 번 공고를 내면 통상적으로 기획자는 30명, 프로그래머는 4명, 아트는 60명 정도 지원한다. 아트는 인력이 넘치는데 프로그래머는 부족하다. 만약 당신이 프로그래머라면 실리콘밸리 진출을 노려봐도 좋을 것이다.

글래스도어(Glassdoor)를 통해 확인하면 대략적인 급여도 알 수 있다. 이 사이트는 어떤 회사의 어떤 직군이 급여를 얼마나 받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근무했던 사람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데이터화해서 보여준다. 아직은 VR 회사의 표본이 적어서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의 같은 직군과 비교하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정보 획득 및 배포-

개인적으로 UPloadVR이란 매체에 노출됐을 때 효과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일반 매체 중에서는 테크크런치(Techcrunch), 포츈(Fortune), 벤쳐비트(Venturebeat)ㅜ 등과 같이 기술관련 매체의 효과가 좋았다. 그 외 다양하게 열리고 있는 컨퍼런스 등에서도 정보를 획득 배포할 수 있다.



3. 한국에서 구매는 0%

코로프라는 '사이버퐁'이라는 바이브용 VR 게임을 출시했고 한 달 동안 2,000회의 다운로드를 발생시켰다. 현재 바이브가 3~4만 대 정도가 팔린 것으로 추산하기에 5% 정도의 점유율은 획득했다고 본다. 한국에서는 10회 미만의 다운로드가 발생해 0%를 기록했다. 한국은 아직 오큘러스, 바이브가 정식으로 유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4. 프로모션

VR게임은 아직 모바일 게임처럼 광고 에이전시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가 매우 어렵다. 코로프라는 이벤트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일주일에 한 번, 유저와 개발팀이 '사이버퐁' 대전을 해 상금을 주는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러한 이벤트를 트위치를 통해 송출하기도 한다.


5. 어떤기기를 선택할 것인가.

한국에서는 바이브와 오큘러스가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어 VR로 많이 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모든 선택이 열려있어 플랫폼을 선택하기에 용이하다. 코로프라가 바이브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룸스케일 VR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룸스케일 VR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다. 반면 초반 설치가 일반사용자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 기기가 보급될 때 약간의 어려움이 있지 않나 고민했다.

두 번째 게임은 오큘러스로 개발 중이다. 오큘러스의 경우 앉아서 경험할 수 있는 게임에 어울린다. 그러나 바이브와 달리 초점조정 기능이 없어서 안경을 착용하는 사용자의 경우 불편하다. 또한, 기어 VR로 이식하기에 용이하다.

PS VR은 플레이스테이션이 전 세계에 보급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퍼포먼스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프라는 PS VR용 게임을 개발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이식을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관련기사: [GDC2016] 바이브? 오큘러스? VR게임, 어떤 플랫폼을 선택할까?



6. 그래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는가.

VR은 모바일 기반과 PC 기반으로 나눌 수 있다. 코로프라는 PC 기반의 VR 게임이 더 좋은 경험을 전달해 준다고 믿고 있다. VR 시장의 확장은 디바이스의 보급과 같은 궤에서 볼 수 있다. 현재 바이브 기준으로 HMD만 800달러다. PC와 같이 구매를 하면 거의 3,000달러(한화 약 300만 원)에 육박하는데 게임에 이러한 금액을 투자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나만 하더라도 이렇게 투자한다고 하면 아내에게 쫓겨날 거 같다.

그래서 PC방과 비슷한 VR 카페가 태동하고 있다. 현재로써는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슌왕커지(??科技) 정도가 HTC와 손잡고 중국 내 인터넷 카페에서 전시와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정도다. 슌왕커지는 현재 50여 개의 VR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프라 역시 VR 카페에 게임을 공급하며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프라는 올해는 개발시간을 짧게 잡고 많은 게임을 출시해 시장의 반응을 보고 배워나가자는 전략을 세웠다. 2017년, 2018년은 게임의 크기와 규모를 늘려 좀 더 깊이 있는 게임을 제작할 계획이고 2020년 즈음에는 그간의 경험과 개발 노하우를 활용해 VR MMORPG를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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