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 나락 맵에서 펼쳐지는 무작위 총력전은 랭크 게임에서 승천한 멘탈을 회복하거나 게임할 시간이 얼마 없을 때 잠깐 즐기기에 좋은 게임 모드다.

게임 시작과 함께 5대 5 대규모 교전이 끊임없이 펼쳐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전투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플레이 타임도 짧은 편이라 가볍게 즐길 수 있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기자도 점심시간마다 한두 판씩 무작위 총력전을 즐기고 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너무 다양한 챔피언을 보유하고 있어 무작위 총력전에 좋지 않은 챔피언이 랜덤픽으로 나온다는 점이었다.

랜덤픽으로 샤코가 나와 열심히 박스 농사만 짓던 기자와 달리 무작위 총력전만 수백 판을 했다는 옆자리 기자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신규 챔피언이 등장할 때마다 무작위 총력전에 좋은지만 따져가며 챔피언을 구매했던 터라 랜덤픽으로 럭스, 직스 등등의 OP 챔피언이 주로 뽑힌 것이다.

무작위 총력전에서는 뛰어난 컨트롤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지만, 무엇보다 어떤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작위 총력전에 적합한 챔피언 위주로 챔피언 풀을 구성하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무작위 총력전 전용 계정을 만드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고 있다.


■ 그렇다면 칼바람 나락과 궁합이 좋은 챔피언은?

1) 첫째도 포킹, 둘째도 포킹, 셋째도 포킹!!!

무작위 총력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포킹이었다. 무작위 총력전 승률 상위권에 포함된 챔피언의 면면을 살펴보면, 유독 원거리 견제형 스킬을 보유한 챔피언이 많았다.(출처 : fow.kr 이하 동일)

직스, 코그모, 럭스, 니달리 등의 챔피언은 긴 사거리를 이용하여 자신은 아무런 손해도 입지 않은 채 상대에게 강력한 피해를 줄 수 있어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특히 코그모는 AD가 아닌 AP 아이템빌드가 인기였다. 긴 사거리의 '살아있는 곡사포(R)'를 이용한 플레이 방식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에 AD 코그모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칼바람 나락 맵은 좁은 지역에서 챔피언 여럿이 대치하기 때문에 약간 과장해 표현하면 '눈 감고 쏴도 맞출 수 있는' 상황이다. 대충 감으로 쏘다 보면 누군가는 맞기 마련이란 의미다.

소환사의 협곡 맵에서는 챔피언의 기동력이라든가 탱킹 능력 등등 다양한 능력을 따져가며 챔피언을 선택하는 것이 좋지만, 칼바람 나락 맵에서는 그 무엇보다 포킹이 얼마나 강력한지에 중점을 맞춰 챔피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무작위 총력전에서는 포킹에 중점을 둔 AP 코그모가 대세!




2)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 체력 회복 능력

무작위 총력전에서 포킹 능력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한번 포킹 당해 체력을 잃으면 복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작위 총력전에서는 소환사의 제단으로 가도 체력과 마나 회복이 안 된다. 게다가 상점 구매가 제한되기 때문에 마음대로 체력 물약을 사서 소비하기도 어렵다. 챔피언 스킬을 제외하면 오로지 주기적으로 생성되는 체력의 유물로 소량의 체력과 마나를 회복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로 포킹 능력만큼이나 다른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켜 줄 수 있는 능력도 무작위 총력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아군에 체력 회복 스킬이 있는 챔피언이 있는 경우,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이 든다. 시간은 우리 편이란 생각으로 조금씩 대미지 교환을 하다 보면, 어느새 아군과 상대의 체력 차이가 점점 나기 마련이다. 또한, 상대와의 교전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회복 능력을 통해 이를 만회할 수 있어 적극적인 자세로 전투에 임할 수 있다.

치유 능력을 가진 대표적인 챔피언은 소나, 소라카, 나미, 타릭 등의 서포터이다. 대부분의 서포터는 체력 회복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작위 총력전에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봇 라인에서 보조적 역할에 초점을 둔 소환사의 협곡과 달리 칼바람 나락에서는 서포터들이 더욱 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 걸어 다니는 체력의 유물, 소라카!




3) 무작위 총력전 최고의 챔피언은?

무작위 총력전 최고의 챔피언은 소나로 드러났다. 최근 1주일 동안 68.64%의 승률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소나는 용맹의 찬가(Q)와 파워 코드를 활용한 원거리 견제 능력도 훌륭할 뿐만 아니라 인내의 아리아(W)를 통한 치유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광역 CC기인 크레센도(R)까지 보유했다. 좁은 지역에서 전투가 펼쳐지는 칼바람 나락 특성상 다수의 적의 발을 묶을 수 있는 크레센도는 소나에게 화룡점정과 같은 스킬이다.

무작위 총력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포킹과 치유 능력을 모두 갖춘 소나는 마치 문무를 겸비한 지장을 연상하게 한다. 아군 동료로 소나와 함께 무작위 총력전을 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소나가 주는 든든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나가 독보적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직스가 무작위 총력전 승률 1위를 차지하기도 하며 쌍벽을 이루고 있다.

직스는 치유 능력은 없지만, 포킹력이 매우 탁월하여 마치 무력만 99인 용장의 느낌이다. 직스의 모든 스킬은 원거리에서 광역 피해를 주는 스킬이라 좁은 지역에서 싸우는 칼바람 나락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티어(이하 다이아)에서는 상황이 좀 다르다. 랭크 게임이 없어 브론즈에서 다이아까지 한 게임에서 모든 티어를 만날 수 있는 무작위 총력전이지만, 다이아의 챔피언 승률은 다른 티어의 승률과는 조금 달랐다. 소나나 직스가 아닌 바로 피들스틱이 가장 높은 승률을 차지한 것.

이는 피들스틱의 스킬 활용이 아무래도 소나와 직스보다 까다롭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소나나 직스와 달리 피들스틱은 쿨타임이 긴 까마귀 폭풍(R)과 공포(Q)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챔피언 이해도가 높은 다이아에서 피들스틱의 승률이 유독 높은 것으로 보인다.

▲ 무작위 총력전 OP 챔피언, 소나와 직스




4) 포킹과 치유 능력이 없더라도 좋은 챔피언은?

대세는 포킹과 치유 능력에 강점을 가진 챔피언이지만, 다른 능력을 바탕으로 무작위 총력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챔피언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챔피언이 바로 탈론이다. 탈론은 포킹과 치유 능력과는 거리가 먼 챔피언으로 대신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폭발적 대미지를 갖췄다.

이와 함께 순간적으로 은신하여 상대의 집중 공격을 피할 수 있으며, 투명 감지 와드를 구매할 수 없는 칼바람 나락 맵에서는 생존이 더욱 용이한 편이다. 이런 측면 때문에 탈론은 근거리 챔피언이지만, 비교적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오공 또한, 포킹과 치유 능력 없이도 무작위 총력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챔피언이다. 오공의 특징은 바로 광역 CC기인 회전격(R). 5대 5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무작위 총력전에서는 한타가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회전격으로 상대 진형을 휘저을 수 있는 오공의 승률이 높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 폭발적 대미지의 탈론과 광역 CC기의 오공




5) 무작위 총력전에서 가장 좋은 원딜은?

소환사의 협곡이든 칼바람의 나락이든 중간에 항복하지 않는다면, 상대방 넥서스를 먼저 부수는 진영이 승리한다. 따라서 아무리 많은 킬을 기록하더라도 상대 건물을 철거하지 못한다면 결국, 게임에서 질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물 철거 능력이 뛰어난 원딜 챔피언이 아군에 한 명 정도는 있는 편이 좋다.

무작위 총력전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원딜 3인방은 바로 바루스, 애쉬, 케이틀린 등이다. 세 챔피언은 차례로 승률 12위, 13위, 15위를 차지했으며, 다음 특징을 갖고 있다.

바루스와 애쉬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스킬 견제력이 좋은 편이다. 바루스는 꿰뚫는 화살(Q) 그리고 애쉬는 일제 사격(W)을 통해 원거리 견제가 가능하다. 두 챔피언의 더욱 큰 공통점은 강력한 CC기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바루스는 퍼붓는 화살(E)과 부패의 사슬(R)을 갖고 있고, 애쉬는 냉기 화살(Q)과 마법의 수정화살(R)을 통해 강력한 CC기를 사용할 수 있다.

케이틀린도 필트오버 피스메이커(Q)를 통해 원거리 견제가 가능하지만, 케이틀린이 높은 승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본 공격 사거리가 길기 때문이다.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상대 견제나 타워 공략이 용이하기 때문에 케이틀린도 바루스, 애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 무작위 총력전 원딜 3대장! 바루스, 애쉬, 케이틀린




■ 무작위 총력전과 궁합이 나쁜 챔피언은?

그렇다면 무작위 총력전에서 랜덤픽이 나왔을 때, 주사위를 굴리면 좋은 챔피언은 무엇일까. 무작위 총력전에서 가장 승률이 낮은 챔피언은 바로 이블린이었다. 그 뒤를 이어 아트록스, 트린다미어 순으로 승률이 낮았다.

앞서 언급한 세 챔피언의 공통점은 기본 공격이 근거리형이며 낮은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블린은 은신을 활용한 기습이 장점인 챔피언인데, 직선 맵인 칼바람 나락에서는 이블린 특유의 플레이를 활용하기 어려워 더욱 승률이 저조했다.

아트록스와 트린다미어는 평타 위주 대미지 딜러라 안정적으로 대미지를 넣을 수 있는 시간과 아이템이 필요한 챔피언이다. 하지만 미니언 파밍이 어렵고 단시간에 끝나는 무작위 총력전에서는 성장은 꿈 같은 이야기이다. 가뜩이나 아이템도 없는 빈곤한 상황에서 기본 방어력과 체력마저 낮아 소위 고기 방패 역할도 못하고 제대로 공격도 못한 채 전사만 반복하게 된다.

무작위 총력전 승률 하위 20위권 내에 무려 15명의 챔피언이 근거리 공격형이었다. 칼바람 나락 맵에서는 아무래도 포킹에 취약한 근거리 공격형 챔피언은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웠다.

▲ 소환사의 협곡에서는 인기 챔피언이지만, 칼바람 나락에서는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 중인 이블린


▲ 무작위 총력전 승률 TOP 20(출처 : fow.kr)



■ 멘탈 회복을 도와주는 무작위 총력전!

현재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새로운 게임 모드를 도입하기 위해 여러 게임 모드가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챔피언 중복 선택이 가능한 단일 챔피언 모드에서부터 일대일로 자존심을 겨룰 수 있는 최후의 결전 모드 그리고 곧 등장 예정인 6인 대결이 가능한 헥사킬 모드까지 다양한 게임 모드 덕분에 리그오브레전드를 플레이하는 즐거움이 한층 늘어났다.

무작위 총력전은 다양한 게임 모드가 테스트 되는 와중에도 꾸준히 사랑받으며 꽤 오랜 기간 자리를 지켜왔다. 그 비결 중 하나는 보유 챔피언 중 하나가 무작위로 선택되는 랜덤픽이다. 소위 '챔피언빨'로 이겼다는 말이 어느 정도 통용되므로 승패에 지나치게 연연하기보다 '에이, 오늘은 날이 아니네. 챔피언이 이게 뭐야'라고 말하며 패배를 쿨하게 넘기기에 좋다.

그래서 무작위 총력전은 무너진 멘탈을 회복하기에 좋은 게임 모드이며, 리그오브레전드를 잘하든 못하든 실력과 상관없이 지인들과 함께 플레이 하기에도 적당하다. 재미삼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무작위 총력전. 랭크 게임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잠시 무작위 총력전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 간절한 외침이 들리나요? 랜덤픽의 신이시여(출처 :
' target="_blank">인벤 유저 송기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