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벤의 이번 E3 취재에는 조금 특별한 동행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 E3에 참관하게 된 한국의 최웅석 블로거 님인데요. 글로벌 규모 게임쇼인 E3에 참관하게 된 소감을 인벤을 통해 전해주셨습니다.

또한, 최웅석 블로거 님은 인벤 현장 취재팀과 함께 북적이는 현장에서 다양한 게임들을 돌아보며 게임을 시연하고 영상을 찍으셨는데요. 인벤팀의 촬영에도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번지 스튜디오의 신작 '데스티니'를 필두로, 'UFC', '파크라이 4', '리틀 빅 플래닛 3',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더 플레이룸' 등 총 9개 게임의 시연 영상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촬영에 도움을 주신 최웅석 블로거 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3는 한 마디로 결혼식 뷔페입니다.

결혼식에 가면 가장 먼저 새신랑 새신부의 결혼 소식을 알게 되고, 그 분위기를 한껏 즐기게 되죠. 뷔페라고 표현한 건, 뷔페에 가면 맛있는 음식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E3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은 엄청난 기다림을 필요로 했죠. 뭐, 가끔은 줄이 길다고 해서 꼭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요.

매번 있는 행사가 아닌 1년에 한두 번 정도 있는 결혼식, 그리고 뷔페같은! E3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아래에는 각 게임별로 제가 느꼈던 소감들을 적어봤습니다.

E3 2014 '데스티니' 시연 영상

'데스니티'는 가장 줄이 길었던 기대작중 하나였습니다. 기다리는 시간 2시간, 체험 시간은 30분. 하지만 무려 4배의 시간을 기다린 보람은 있었습니다. 콘솔 패드는 그리 익숙한 편이 아니지만, 평소 FPS 장르를 즐겨했던만큼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했습니다. 일단 기다렸던 2시간 만큼의 즐거움은 느껴야하지 않겠습니까.

6대6으로 남녀 비율도 거의 비슷했고요. 그 중에는 아주머니 플레이어도 있더군요. '퀘이크' 이후로는 콜 오브 듀티, 레인보우식스 시리즈부터 시작해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주로 지구를 무대로 싸우는 게임들만 즐겼는데요. 우주에서 싸우게 되니 흥미도 생기고 게임 자체도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그래픽은 꽤 고퀄리티였습니다. 아무래도 최신 게임이고 그만큼 많은 개발비를 투자했을 테니까요. 타격감부터 시작해서 쏘고 직접 때리고 타고 하는 맛도 제법입니다.

저는 PS4로 시연했는데요. 패드 조작이 영 익숙치 않았습니다. 적 진지를 점령하는 모드였는데, 상대편에 정말 잘하는 고수가 있더라고요. 순식간에 다 빼앗겨 지고 말았습니다. 우주바이크도 탈 수 있고, EMP 충격파 같은 것을 터뜨리기도 하고요. 프레데터처럼 투명하게 변했다가 나이프 같은 근접공격으로 쓰러뜨릴 수도 있죠.

개인적인 기대치가 별점 다섯 개 중 네개 반이었다면, 실제로는 별 네 개 정도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질 때 즈음 30분의 체험시간이 끝나버렸네요. 좀 더 해봐야 제대로 느낌을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 아쉽습니다.


E3 2014 'UFC' 시연 영상

UFC만을 위한 부스는 따로 없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있었던 게임을 꼽으라면 바로 ‘UFC’라고 하겠습니다. 함께 간 친구들도 이구동성으로 같이 외쳤는데, 그 이유는 일단 엄청난 그래픽이었죠.

E3에서 즐겼던 모든 게임을 통틀어서 제 눈에는 UFC의 그래픽이 가장 환상적이었습니다. 게임 영상을 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실제와 거의 다를 바가 없습니다. 멀리서 봤을 때 ‘아, UFC 경기인가?’라고 보았다가 가까이 가서야 게임 화면인 것을 알게 됐을 정도니까요.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느껴지는 타격감과 스피디한 느낌이 살아 있어서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사실 평소에 그리 흥미 있게 하던 장르는 아니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퀄리티가 좋아서인지 플스방에서 친구들과 내기로 하기에는 안성맞춤일 게임 같네요.


E3 2014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 시연 영상

처음에는 그래픽만 좋은 FPS 게임인가 했습니다. '에일리언을 무찌르는' 게임인가 했더니 특이하게도 '에일리언한테서 도망치는' 게임이더라고요. 총을 비롯해서 각종 무기로 무찌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도망치는 게임이었는데요. 그리 오랜 시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운이 좋게도 오큘러스 리프트로 '에일리언 아이솔레이션'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는데요. 이거 상당히 무섭습니다.

어두컴컴한 배경을 가상현실로 온전히 느끼는 데다가, 뒤돌아봤는데 바로 눈 앞에서 에일리언이 튀어나와서 완전 놀랐습니다. 나름 예비군 6년차인데 자존심 완전 구겼습니다.

이 게임에 대해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 '도망치는 것'이 과연 언제까지 재미를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죠. 뭐 일단은 한여름 무더위에 플레이하면 더위가 싹 달아날 듯 합니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죠.


E3 2014 '길티기어 이그저드 싸인' 시연 영상

E3 2014 '울트라 스트리트파이터 4' 시연 영상

E3 2014 '킬러 인스팅트 시즌2' 시연 영상

게임 좋아한다는 사람 치고 왕년에 오락실 좀 안 다녀본 사람 있을까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부터 시작해 엑스맨 vs 스트리트 파이터 등 화려한 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신나게 대전게임을 즐기던 것이 아직도 엊그제처럼 기억이 납니다.

대전액션 게임들은 줄이 길어서 플레이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친구들이 금방이라도 침 흘릴 듯 몰입하는 게임을 보니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이 나더라고요. 플레이 시스템을 살펴보니 색다르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만,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기술,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E3 2014 '파크라이 4' 시연 영상

더 이상의 그래픽은 없다!

파크라이 1이 처음 나왔을 때 다들 놀랬고, 파크라이 2에서 더 멋진 그래픽이 나온 것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3편을 거쳐 공개된 파크라이 4. 글자 그대로 '그래픽 끝판왕'이었습니다.

시연대가 꽤 많은 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플레이하려면 1, 2시간은 족히 기다려야 할 듯했습니다. 게임쇼 초반에 데스티니를 비롯해 여러 게임을 즐기느라 체력이 거의 방전 상태가 되어버린지라, 그 시간을 또 기다릴 자신이 없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했죠.

외국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걸 구경만 했는데, 역시 그것만으로도 엄청 재밌어 보였습니다. 아직은 새로운 뭔가가 더 생겼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뒤에서 잠깐 본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래픽 끝판왕이라는 명성 하나만큼은 여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E3 2014 '더 플레이룸' 시연 영상

'더 플레이룸'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멀티방이나 플스방에서 '여자친구' 혹은 '여자 친구'와 하기 딱 좋은 게임입니다.

주말이나 명절에 어린 친척동생들이 집에 우르르 왔나요? 방에 있는 컴퓨터나 게임기 함부로 손대게 놔두지 마시고 차라리 함께 게임 하러 나오세요. 가상현실 체험으로 적당한 관심도 끌 수 있고, 연령 불문하고 적당한 난이도로 즐기기에 딱입니다.


E3 2014 '리틀 빅 플래닛 3' 시연 영상

'리틀 빅 플래닛 3' 시연대에서는 유독 여성 유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시연 공간 바로 앞에 앙증 맞은 리틀 빅 플래닛 3의 캐릭터가 나와 있었는데요. 고백하자면, 사실 이 게임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여성 관람객들이 많이 보이길래 본능적으로 뭔가 싶어 구경갔던 거죠.

유명한 시리즈이기도 하고, 나름대로 재미도 있어보였습니다. 하지만 평소 제가 추구하던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런지 기나긴 기다림을 이겨내지는 못했습니다. 플레이는 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