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중인 게임에 심의가 이뤄졌다?

바로 어제, 한 가지 이슈가 있었다. 팀 수안이라는 인디개발팀이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로부터 현재 개발 중인 게임 '불워크(Bulwark)'의 내용을 수정하라는 권고를 받았다고 밝힌 것.

'불워크'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진행 중인 인디게임 프로젝트다. 독재정권과 시민혁명을 소재로, 플레이어가 독재정권의 입장이 되어 밀려드는 시민들로부터 정부청사를 방어하는 전략디펜스형 게임이다. 이 게임에 대해 게임위에 한 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게임위 측은 개발자에게 이러한 민원 내용을 전달했다.

하지만 '게임위가 본연의 영역인 게임물 사후관리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등장하며 문제는 커졌다. 사건의 전말은 어떻게 된 것인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각 관계자들의 입장은 무엇인지를 짚어봤다.



'불워크'는 어떤 게임인가?


'불워크(Bulwark)'는 국내 개발사 팀 수안(Team.SUAN)에서 지난 21일 소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등록한 인디게임이다. 등록 이틀 만에 모금액이 150만 원을 넘었다.

특히 세계관 디자인 면에서 작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페이퍼 플리즈(Papers, Please)'와 비슷한 테마를 가지고 있다. '페이퍼 플리즈'가 한 공산국가의 가난한 여권 심사관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회 체제와 인간의 딜레마를 보여주었다면, '불워크'는 독재 국가의 군인들을 지휘해 시민 혁명군을 막아내는 게임이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 진행 방향과 엔딩이 달라지게 된다.

게임 방식은 일반적인 디펜스 장르와 같지만, 방어선에 배치되는 병사들은 각각 다른 얼굴과 이름, 능력치를 가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알맞은 장비로 교체하고, 병사를 성장시켜 취향에 맞게 능력을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엄폐물에 병사를 배치하고 탄약고와 같은 구조물을 건설하는 등 전술적인 요소 역시 갖추고 있다.

'불워크'의 개발 완료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인디게임 판매 플랫폼인 '데수라(Desura)'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할 계획이다.

텀블벅 '불워크' 페이지



사건의 발단 - 게임위에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22일, '불워크'의 개발자 정재순 씨는 게임위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텀블벅에 소개한 게임 내용에 대해 불만을 가진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

민원의 내용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으니, 적으로 등장하는 시위하는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수정해달라"는 것과 "텀블벅 게임 설명에 예시로 든 김정은 사진을 바꿔달라"는 것이었다. 이에 정 씨는 "한국에서 게임 만들기 싫다"며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만일 게임위 관계자가 직접 개발자에게 전화해 수정을 요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표현의 자유 침해는 물론 월권행위에 대한 논란이 될 수 있다. 게임위는 심의가 접수된 게임물의 등급분류가 가능할 뿐, 아직 개발 중인 게임의 내용에 관여할 권리는 가지고 있지 않다.

게임위는 정말로 게임 내용 수정을 요청한 것인지, 개발자는 어떤 부분에서 외압이라는 느낌을 받았는지 자세히 이야기를 나눠볼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게임위가 어떻게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관리하지 않는 텀블벅에게서 개발자의 전화번호를 얻어냈는지도 의문 중 하나였다.



쟁점(1) - 게임위는 개발자의 개인정보 '전화번호'를 어떻게 수집했나


이번 일에서 먼저 짚어야 할 부분은, 과연 게임위 측은 '불워크' 개발자의 연락처를 어떻게 확보했는가다. 개발팀 측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불워크' 이전에 게임물 심의를 요청했던 적이 없으며, 이외에 개인적으로 게임위 측과의 접점이 없었다. 그렇다면 프로젝트를 올린 텀블벅 측에서 연락처를 제공받았다는 쪽이 유력해진다.

텀블벅 측에서 공시하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정책(2014년 2월 19일 최종 업데이트) 제 2조에서는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및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보편적인 웹사이트에서 다루는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 중에 전화번호나 휴대폰번호를 수집하지는 않고 있다. 제 3조 개인정보의 수집 및 이용목적에는 민원처리, 분쟁 조정을 위한 기록 보존 등의 항목이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목적에 부합한다 하더라도 애초에 연락처 정보는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공할 수 없는 노릇.

▲ 텀블벅에 공시된 개인정보 보호정책의 일부

이와 관련해 텀블벅 측에 연락해 직접 확인해 보았다. 회원가입 시에 전화번호를 수집하지는 않는 것은 맞지만, 프로젝트 진행자의 경우 수시로 연락을 취해야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별도로 연락처를 확보해놓는다는 것이 텀블벅 개인정보 관리 책임자의 말이다. 단, 그는 "외부에서 개발자의 연락처를 요청해도 원칙적으로는 거절한다"고 말했다.

이번 '불워크' 민원 건에 대해 묻자, 텀블벅 측은 게임위에 접수된 민원과 관련한 일이었기 때문에 개발자에게 먼저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어떤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었으며, 이와 관련해 게임위 측에서 연락을 원한다는 내용을 모두 전달한 뒤 동의를 얻어 연락처를 전달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그는 "이번 뿐만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자의 전화번호, 메일주소는 물론 회원들의 모든 개인정보는 법률적인 책임이 따르는 만큼 같은 원칙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쟁점(2) - 실제 외압이 있었을까? - 불워크 개발자의 입장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불워크' 개발자와 게임관리위원회 측의 입장은 어떠할까?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인벤에서는 '불워크'를 개발하고 있는 한경진씨와 게임관리위원회 조사관리부 온라인조사팀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인디게임 '불워크'를 제작하고 있는 한경진 개발자에게 어떠한 수정권고를 받았는지, 이에 대해 받아들일 생각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작품성이 아닌 다른 외적인 일로 게임이 언급되어 매우 아쉽다"며, "게임 소개글에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사진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삭제할 예정이나, 나머지 부분에서 게임의 방향을 수정할 생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게임위 어느 부서에서 언제쯤 연락을 받으셨나요?

어느 부서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연락은 정확히 오후 2시 28분에 받았습니다.


게임위에서 요구한 사항은 정확하게 어떠한 것이었나요?

경찰이 되어 혁명군을 방어하는 게임 컨셉을 혁명군이 아닌 테러리스트로 바꿔달라는 요청과 텀블벅 소개글에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진을 교체 및 텀블벅 타이틀 그림이 지나치게 과격하다고 바꿔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게임위에서 '불워크'에 대한 민원이 접수되어 수정권고가 이루어졌는데요. 어떠한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었다고 하던가요?

민원내용을 정확히 저에게 모두 전달해주진 않았고 광주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거 같아 전라도민들이 불쾌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는 솔직히 이 게임을 보고 광주민주화운동을 연상했다는게 매우 황당했습니다.

전혀 의도치 않은 부분이며 이 게임이 그런식으로 누군가에게 불쾌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치도 못했습니다. 굳이 언급을 안해도 되는 특정지역을 언급한 것을 보면 누군가 지역감정 유발을 목적으로 장난으로 민원을 넣은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수정 권고를 받았을 때 기분은 어떠했나요?

말투나 분위기는 위압적이지 않았습니다. "~가 ~해서 그런데 수정해주실 수 있나요?"라는 식으로 공손하게 말씀하셨죠. 하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국가 심의기관에서 전화가 와서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수정을 하지 않아도 별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희 팀 입장으로써 수정을 하지않으면 어떠한 불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정 권고는 강제적인 사항은 아닌데요. 이에 대해 받아들이실 생각이신가요?

텀블벅 소개글에 올라와 있는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사진은 꼭 이 민원때문이 아니라 어떤식으로든 문제가 있을거 같아서 수정하긴 하겠지만 나머지는 저희가 계획하고 있는 그대로 수정하지 않고 진행할 것입니다.


게임위에서 전화가 걸려 왔는데요. 어떻게 게임위가 전화번호를 확인했는지 아시는 바가 있나요? 혹시 이전에 게임위를 통해 다른 게임의 심의를 받은 적이 있다거나?

텀블벅 측에서 게임위에 연락오기전 직접 제 연락처를 게임위에 전달하였고 "곧 게임위에서 연락이 올거다."라고 통보식으로 연락주셨습니다. 그리고 아직 심의를 받아본적은 없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불워크'의 개발 진척도는 몇 퍼센트 정도인가요? 최종적으로 완성되는 '불워크'는 어떠한 컨셉의 게임으로 출시될지요?

현재 개발 진행도는 30%정도 됩니다. 불워크는 플레이어가 병사, 엄폐물, 보급소등을 배치하여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 모든 것들이 서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효율적인 배치를 고민하며 병사를 육성하면서 적들을 방어해 나가는 디펜스 게임입니다.

또한 스토리모드에서는 플레이어가 두가지 스타일로 방어선을 운영할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을 하느냐에 따라서 게임 난이도가 바뀌고 스토리가 달라지게 만들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마디 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작품성이 아닌 다른 게임 외적인 일 때문에 계속 저희 게임이 언급되는 상황이 불편하기만 합니다. 저희가 만든 게임이 작품성으로 악평을 받는건 조금 슬픈 일이긴 하지만 받아들일 수는 있어도 저희가 생각지도 못한 일로 오해를 받아서 게임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매우 속상합니다. 이 기사를 통해 사람들이 오해를 풀었으면 좋겠네요.



쟁점(3) - 게임물관리위원회 "게임 자체에 대한 수정 권고를 한 적은 없다"


인벤에서는 이 사건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는 게임위의 담당자와도 통화를 시도했다. '불워크'의 외압 논란에 대해 게임위 조사관리부 온라인조사팀은 "오해"라고 말했다.

개발자와 전화통화를 진행한 담당자는 "민원이 제기되어 전화를 걸어 수정권고를 했던 것은 사실이나, 개발되고 있는 게임을 수정하라는 의미가 절대 아니었다. 홈페이지 상의 게임설명 부분에 대해서만 수정권고를 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나아가 그는 "게임위는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한 기관이다. 강압적으로 느껴졌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어린 사과를 드리겠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워크'와 관련해 정확히 어떻게 수정권고가 진행되었는지요?

처음에 저희 쪽으로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민원 내용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마치 국가정부가 하려던 것처럼 여기며, 진행되는 게임이 학살하는 게임이다'였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들어가봤고 게임 설명 부분에 '독재국가에서 독재정치에 반하여 혁명이 일으킨 시민들로부터 독재의 중심인 정부청사건물을 방어하는 디펜스게임'이라고 기재되어 있더군요. 저는 이 문구를 보고 처음에는 최근 발생한 반군에 의해 추락한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전라도 지역에 계신 분들, 실제 5.18을 겪으신 분들에게는 안좋게 비춰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수라 할 지라도 그런 분들의 입장을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 판단했고, 시민들에 대한 내용을 테러리스트 진압으로 수정할 수 있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개발자 분이 바로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고, 그래서 저는 바로 넘어갔습니다.

나아가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진이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데요. 이전에 북한에서 무력통일하는 내용의 게임인 '홈프론트'가 논란이 된 적이 있기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정할 수 있겠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개발자 분이 왜 이 부분을 수정해야 하냐고 되물으시더군요.

개발자 분이 변경할 생각이 없은 거 같아서 그대로 통화를 종료했습니다. 김정은 초상화와 관련된 민원이 다시 제기된다면 '대한민국에서 쓸 수 있는 유명한 초상화 중에 초상권이 청구되지 않는 사항이니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변하겠다고 말했고요.


최초에 접수되었던 민원에서 게임 수정에 대한 요청이 있었나요?

아니요. 그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마치 국가정부가 하려던 것처럼 여기며, 진행되는 게임이 학살하는 게임이다'라고 접수가 됐습니다.

그래서 저는 5.18이 거론됐기 때문에 그 쪽 일을 겪으신 분이 아닐까 생각했고, 개발자 측에 수정이 가능하겠냐고 물어봤습니다. 강제적으로 요구한 건 절대 아니었습니다.

수정이 어렵다는 답변을 하셨다면 저는 민원인에게 반대로 "왜곡되게 보셨을 때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세계적으로 아직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국가들이 많다. 그런 이슈를 다루고자 하는 게임 중 하나이다"라고 전달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 분은 이 이야기에 바로 게임 설명 부분을 변경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바로 민원 처리를 마쳤습니다.


이전에도 민원이 접수돼서 개발중인 게임에 수정권고를 했던 전례가 있는지?

아니요. 저희는 게임 콘텐츠 자체에 대한 수정권고는 하지 않습니다. 이번의 경우에도 게임 설명 문구 수정요청이었습니다. 저희도 마음으로는 개발자 분들이 하는 일에 대해 모두 지원해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코드에 대해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령 미소녀연애시뮬레이션 장르의 경우, 인디 개발자들이 게임을 홍보할 때 다소 선정적인 문구나 그림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선정적인 문구나 그림을 통해 광고를 하면 이슈가 되기 때문이죠. 그런 광고로 사용되는 문구나 그림에 있어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한 부분에 대해 수정을 부탁드린 적은 있죠.

물론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조사관이 전화를 했으니 '제제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짧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게임 개발하시는 분들에 대해 그 꿈을 짓밟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 아닙니다. 도움을 드리기 위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전화 드리면서 "도움을 못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개발자 측에서는 김정은 사진과 테러리스트로의 변경 외에 텀블벅 타이틀 그림이 지나치게 과격하기 때문에 바꿔달라는 요청도 받았다고 하던데?

아닙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 사진 변경과 '테러리스트 진압'으로 게임 설명 파트 변경에 대해서는 요청드린게 맞습니다만, 타이틀 그림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도 없습니다.


개발자의 전화번호는 어떻게 확인하셨나요?

텀블벅 측에 전화해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게임관리위원회라고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이러이러한 민원이 들어와서 개발자와 통화하고 싶다고 말씀드렸죠. 텀블벅 측에서도 개인정보에 대한 심각성을 알고 계시기 때문에 개발자와 사전에 이야기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10분 후 전화로 개발자 연락처를 알려주셨고요.


개발중인 게임에 대해 수정권고를 했다는 점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사전심의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희는 조사관리부입니다. 조사관리부는 사후 관리를 하는 부서이죠. 게임 내용을 변경할 수 있는 권리는 전혀 없습니다. 나아가 개발 중인 게임의 내용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문제제기가 되면 게임이 출시되고 난 후에 플레이해보고 부적절하다고 판단시 그 때 수정권고를 하죠. 출시 전에는 게임 내용을 확인할 방법도 없는데 수정요청을 한다는 건 말이 안됩니다.

앞서 밝혔듯이 저희가 요청드렸던 테러리스트 부분은 홈페이지에 기재된 게임 설명 문구 부분입니다. 테러리스트 진압으로 게임 자체를 변경해서 개발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5.18을 겪은 분들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게임 설명 멘트를 수정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고를 했던 것입니다. 그런 요청이 게임 내용에 대해 수정을 요청했다는 식으로 알려져 저희도 마음이 아픕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개발자 분에게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다른 매체에 나간 것처럼 외압이느니 사전 검열의 의도로 전화를 했던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민원이 제기되어 이 부분에 대해 전화했던 것 자체도 미안하고 그랬는데, 기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게재되어 당혹스럽습니다.

저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25살까지 게임개발자를 꿈꾸던 사람이었습니다. 마야나 게임 개발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다 배워왔고요. 그런 제가 게임 개발자들을 제재할 이유가 없죠. 오히려 제가 못 이룬 꿈을 어린 친구들이 이뤄준다는 점에서 뿌듯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의도는 정말 그게 아니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무리 - 인디게임과 심의 기준, 진솔한 논의 필요할 때


국내에서 인디게임 심의에 얽힌 크고작은 논란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불워크 사건'을 적극적으로 조명하게 된 이유는 심의가 아닌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이었기 때문이다. 게임의 뼈대가 막 드러난 시점에서 잡음이 불거지는 것은 어느 측에서나 유쾌한 일이 아니다.

문제의 시작을 살펴보면, 개발 중인 게임에 대한 사전심의 혹은 외압과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면밀히 취재한 결과 개발자와 게임위의 기본 견해는 크게 대립되지 않았다. 게임 내용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도 양쪽이 동의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어떤 게임에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 대처 방향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올 듯했다.

확실한 것은, 인디게임 심의와 표현의 자유 문제는 문화콘텐츠라는 관점에서 제대로 기준을 확립하고 소통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어느 문화예술 장르에서나 '인디'는 창작의 가장 기초로 뿌리내리고 있다. 비단 이번 사건뿐 아니라, 국내 게임 개발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진솔한 조명과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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