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콰트로기어 이석호 대표


콰트로기어 이석호 대표의 강연은 현실적인 조언으로 가득했습니다. 드라마틱한 구성이나 감동 같은 것은 없었어요. 대신 그 자리에 예비 콘솔 게임 개발자가 겪어야 할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유용함이 채워져 있었습니다. 강연 스타일을 최대한 깨끗하게 전달하고자 PPT 설명 방식으로 꾸며 보았습니다.





▲ 강연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할게요. 저희가 콘솔 게임 개발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거든요. 저희가 겪은 사례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이 강연이 콘솔 게임 개발에 관심 없는 분, 그리고 관심 많은 분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 제 소개부터 해 볼까요. 98년도에 게임잡지 필자로 업계에 입문했고요. 마지막으로 출시한 게임은 '큐라레: 마법도서관'입니다. 이후 독립해서 친구와 '블랙 위치 크래프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 '블랙 위치 크래프트'는 풀 HD 고딕 액션 게임입니다. 저희가 고딕 스타일을 좋아해서 만들게 되었고요. 이런 스타일의 인디게임이 의외로 많이 없습니다. 저희도 도전하는 입장이지요.



▲ 본론으로 들어가 보죠. 이거 되게 많이 받은 질문이에요. 요즘 콘솔 시장 어떠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결과부터 말하자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입니다. 최근 모바일 플랫폼에 밀려 관심을 덜 받다가 PS4, XBOX ONE이 출시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판매 방식은 유료 판매가 대다수이고, 다운로드 마켓 시장은 약 30% 정도입니다. 점점 커지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콘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 거치형 콘솔과 휴대형 콘솔 규모를 합치면 전 세계 게임 시장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합니다. 비중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 콘솔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은 다른 시장에 비해 정직하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잘 만들면 많이 팔립니다. 이건 다른 플랫폼도 마찬가지이긴 하나, 콘솔 시장은 코어 유저의 비율이 높다 보니 마케팅만 받쳐 준다면 입소문도 크게 타는 편입니다. 또, 수요층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 여러 가지 장르를 시도해볼 수 있어요.



▲ 물론, 단점도 있어요. 유저들의 요구치가 높은 편이라 못 만들면 망합니다. 그리고 취향이 다양한 만큼, 쏠림 현상이 빈약해요. GTA5 정도 된다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대박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말이죠. 또, 단기 수익이 적은 것도 문제였지만, 이건 최근에 PSN 등을 통해서 보완되고 있습니다.



▲ 저희가 콘솔 게임 만들게 된 배경은 간단해요. 만들고 싶은 게임이 콘솔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된 액션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역시 패드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또, 개발팀 모두 고딕 스타일을 선호하는데, 데빌메이크라이, 악마성 드라큘라와 같이 콘솔에서는 이미 나왔던 분야거든요. 또, 블러드본, 디오더 1886 등이 출시되면서 예전보다는 덜 마이너 한 장르가 되었습니다.



▲ 콘솔 게임 개발을 위해서는 사전 지식이 필요하겠죠.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게임 소개서 갖고 플랫폼 홀더에게 연락하는 방법이 가장 직관적이고 빨라요. 과거에 비해 콘솔 진입 문턱이 많이 낮아졌어요. 관심 있는 분이라면 개발하고 있는 게임 들고 부담 없이 연락하면 됩니다.



▲ PS4나 PS VITA는 SCEK 홈페이지에 관련 항목이 있습니다. 정보 입력이 꽤 귀찮은데, 그만큼 피드백 하나는 빠르다고 합니다.



▲ 반면 XBOX 쪽은 약간 복잡해요. 한국은 공식 지원부서가 없거든요. 이쪽으로 콘솔 게임을 개발하고 싶으면 미국이나 일본 쪽으로 연락하는 걸 추천합니다. 소니에 비해 다소 시간이 걸려요. SCEK는 계약 끝나면 바로 개발킷을 보내주는데, 마이크로소프트에선 이거 받는 데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인디 개발자는 ID@XBOX 받는 것도 지원되니까 이거 알아보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 저희도 ID@XBOX 받으려고 미국 본사에 연락을 시도했어요. 그런데 아직 한국에 정식 출시가 안 되었을 때라 그런지 거절하더라고요. XBOX ONE 출시되고 다시 해봤는데 답장이 없었어요. 지스타 2014 소니 부스에서 게임을 전시한 다음에야 XBOX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본사로부터 개발킷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약 2개월쯤 지나니 오더군요. 정말 XBOX는 길게 봐야 합니다. 저희만큼은 아니더라도요.



▲ 콘솔 개발킷을 받기 위해서는... 일단 PS는 꼭 법인이 있어야 합니다. 개발킷이나 클로즈 마켓 등이 모두 기밀사항이거든요. 일반적인 인디 개발팀은 여기서 좌절합니다. 반면 XBOX ONE에서는 법인 설립을 필수로 요구하지 않아요. 3월인가 4월쯤 연락받은 개발자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요구했다가 얼마 전부터 완화한 것 같아요.



▲ 저희는 SCEK 미팅한 다음에 바로 법인을 설립했어요. 돈이 없어서 직접 했죠. 창업넷에 있는 온라인 법인설립 시스템을 활용했습니다. 생각보다 잘 되어 있어요. 10일 정도 투자하면 되고요.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 그럼 이제 개발입니다. 게임 개발은 어떻게 할까요. 게임 엔진을 쓰느냐, 안 쓰느냐에 따라 나뉩니다. 엔진을 사용하게 된다면 엔진 관련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어요. 사용하면서 플랫폼 홀더와 계약하면, 엔진에 해당 플랫폼의 컴파일 옵션이 추가됩니다. 원래 없는 건데 계약하면 나오더라고요.



▲ 엔진을 안 써도 괜찮습니다. PS3 시절에는 좀 힘든 감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매우 쾌적해졌어요. 개발 사이트 가보면 미들웨어가 굉장히 많습니다. 사용해본 사람들이 많이 좋아졌다길래 긴가민가했는데 가보니 진짜로 괜찮아요. 그리고 PS는 한국어 서포트도 지원합니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이메일 보내시면 돼요. 피드백 바로 옵니다. XBOX 쪽에선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박중석 에반젤리스트가 이 일을 담당합니다. 그분께 연락하시면 됩니다.



▲ 저희는 게임메이커 씁니다. 유니티 쓰려다가 이쪽으로 선회했어요. 2D 한정이기는 하나, 유니티보다 개발도 편하고 플랫폼 세팅도 되며 세부 기능도 쉽고 간단하게 구현 가능합니다. 사실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어요. 제가 게임 프로토 타입 만들 때 보통 게임메이커를 쓰는데, 그러다 보니 이게 가장 익숙해요. 그리고 최근 들은 이야기로 유니티4는 콘솔 쪽에 버그가 좀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버그는 유니티5 나오면서 대부분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 블랙 위치 크래프트는 고해상도 게임이다보니 게임메이커 스튜디오에서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어요. 따로 지원도 해 주고요.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 분야의 전문 개발 인력을 충원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유니티나 언리얼을 쓰는 게 현실적일 겁니다.



▲ 콘솔 게임 개발에는 명확한 장단점이 따릅니다. 우선 장점이 있다면... 파편화가 없다는 거겠죠. 무슨 말이냐면 개발킷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경우 바로 출시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저사양과 고사양 간 차이도 적고, 또 최신 콘솔은 성능이 상당히 좋기에 상대적으로 개발이 자유롭습니다. 메모리가 8기가나 되니까요.

반면, 단점도 존재하는데, 일단 한국어로 된 개발 관련 정보를 얻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리고 모바일 게임 개발과 비교하면 지원이 늦어요. 이건 상대적인 건데, GDC를 가니 유니티나 에픽게임즈 쪽 모두 모바일 플랫폼 못지않게 지원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기대해도 될 것 같아요.



▲ 콘솔 게임을 기획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저와 같이 일하는 친구는 경험이 많아 큰 문제가 없었지만, 주변 사람들을 보면 조작 체계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더라고요. 콘솔은 물리적 버튼을 이용하므로 화면 상에 버튼이 필요없습니다. 이것 때문에 모바일에서 넘어온 분들이 처음에 많이 혼란스러워합니다. 이 부분을 잘 체크한다면 개발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겁니다.



▲ 강연 시간도 끝나가니 이제 정리해볼게요. 콘솔 게임 개발에 관심 있으시다면 우선 플랫폼 홀더와 연락을 취하는 게 좋습니다. 또, 개발킷을 입수하기 위해선 회사 법인 설립은 필수이고요. XBOX 라인은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콘솔 게임의 장점은 파편화가 없고 성능이 좋다는 것, 다만 콘솔 특유의 조작 체계에 적응하셔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전만큼 콘솔 게임 만드는 거 어렵지 않습니다. 꿈이 있다면 도전하셔도 좋아요. 강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