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줄을 이어 출시된다. 이러다 보니 불확실한 도전보다 성공한 게임을 그럴싸하게 모방하는 방법을 택하는 개발자들이 속속 등장하게 됐고, 종종 참고한 수준을 넘어 지나친 표절이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는 게임들도 나타났다.

최근 이러한 '표절 논란'에 휩싸인 모바일 게임은 바로 지난 2일 '카카오 게임하기' 플랫폼을 통해 출시된 '칼리오페 for kakao(이하 칼리오페)'다. '칼리오페'의 게임 속 디자인이 지난 2014년에 출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퍼즐 게임 '모뉴먼트 밸리'와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칼리오페 for kakao, 모뉴먼트 밸리의 어떤 점과 유사한가?

착시효과와 기하학적 요소를 가미한 퍼즐게임 '모뉴먼트 밸리'와 달리 '칼리오페'는 3x3 매칭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즉, 게임 방식 자체는 모뉴먼트 밸리와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디자인과 컨셉이다. 타이틀을 포함한 맵 디자인 대부분은 '모뉴먼트 밸리'의 그것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유사한 점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모뉴먼트 밸리' 특유의 파스텔톤 색감도 그대로 채용해 한눈에 봐서는 두 게임의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좌)모뉴먼트 밸리, (우)칼리오페

이에 많은 유저들은 SNS를 통해 '표절'이 아니냐는 비판의 의견을 남겼고, 개발사인 만랩(10000-Lab. Inc)은 이에 대해 "그렇게 따지자면 MMORPG 게임들 그래픽도 다 똑같다."라며 "실제 게임을 해보면 모뉴먼트 벨리와 다르다고 느낄 것"이라고 계속해서 불거지는 표절 의혹에 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밝혔다.

▲ SNS에 게재된 만랩 측의 주장


■ 또 불거진 카카오 게임의 표절 논란, 사전 검수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

논란이 커지자 '칼리오페'의 유통을 맡은 카카오는 해당 게임을 카카오 게임센터에서 제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벤과의 통화에서 "카카오 입점 심사에서 해당 문제가 제기되었으나 개발사 측에서 저작권 증빙 자료를 제출해 통과되었다."라며, "하지만 현재 이슈가 되고 있어 게임업체에 추가 증빙 자료를 요청했고, 자료를 받을 때까지 카카오 게임센터에서는 보이지 않게 노출을 꺼놓은 상태"라고 답변했다.

1차적인 대응은 했지만, 카카오가 표절 파장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그대로 출시한 것에 대해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수 단계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이미지를 교체할 수 있었지만, 카카오는 증빙 자료만 믿고 해당 게임을 통과시켰으며, 표절 논란이 일자 결국 하루 만에 '칼리오페'를 카카오 게임센터에서 제외시켰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2'를 비롯해 '모두의 탕탕탕', '다함께 춤춤춤', '다함께 차차차' 등으로 수많은 카카오 게임이 표절 이슈에 시달렸고, 이 중에는 실제로 저작권 이슈에 대한 법적인 책임이 없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대표 게임 플랫폼사인 카카오가 도의적인 책임을 외면하고 시장 분위기를 흐리는 게임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칼리오페의 개발사인 만랩은 칼리오페 홍보 창구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도 닫고 아무런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다.

▲ 현재 '카카오 게임센터'에서는 '칼리오페'를 확인할 수 없다.


■ '모뉴먼트 밸리'의 개발사 어스투게임즈 "작년에도 비슷한일 많아...표절 이슈, 괜찮다"

한편, 인벤은 '모뉴먼트 밸리'의 개발사인 어스투게임즈에 지난 2일 메일을 보내 해당 이슈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다. 어스투게임즈의 댄 그레이(Dan Gray)는 표절 논란에 대해 "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이러한 모방은 ‘모뉴먼트 밸리’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댄 그레이는 "모뉴먼트 밸리 원작 팬이 '칼리오페'를 ‘모뉴먼트 밸리’의 정식 후속작이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계속할 것이다."라며 '칼리오페' 논란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어스투게임즈 답변 원문

Dan Gray, ustwo games:
"This isn't the first and it probably won't be the last time we see a game take inspiration from Monument Valley, there's been quite a few over the last year or so. In all honesty I think it's a compliment that developers want to leverage a familiar look and feel to get attention, as making mobile games as an amateur creator is an incredibly competitive market to crack. We don't begrudge 'Calliope' for borrowing elements of our game to aid its success and when you play the game itself it's actually quite different.

The only problems that can occur are if our own existing and loyal fanbase are led to believe this is a sequel to Monument Valley. We're monitoring the situation to ensure this doesn't happen.”



댄 그레이, 어스투 게임즈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아마도 칼리오페가 ‘모뉴먼트 밸리’에서 영감을 따온 마지막 게임이 되지도 않을 것입니다. 작년만 해도 이와 비슷한 일이 몇 번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것을 ‘모뉴먼트 밸리’에 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자신들의 게임이 주목을 받게 하기 위해 친근한 요소를 사용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추어 개발사들에게 있어 모바일게임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저희는 칼리오페가 성공을 위해 모뉴먼트 밸리의 요소를 차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시기하고 있지 않으며, 또한 게임 플레이 자체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가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모뉴먼트 밸리’ 원작의 팬층이 이 게임(칼리오페)을 ‘모뉴먼트 밸리’의 정식 후속작이라고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도 모니터링을 계속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