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도, 항상 사게 되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 유비소프트를 보는 게이머들의 시선은 긍정이나 부정 둘 중 한쪽이라 말하기 어렵다. '애증'. 아마 그 단어가 가장 적절할 것 같다. '귀 큰 놈들은 믿지 말라고 했다.'라며 불신감을 표하면서도, 많은 이들은 유비소프트의 게임을 구매하고, 나름 재미있게 즐긴다.

개인적으로는 컨셉의 힘이 아닐까 싶다. 암살자와 템플러의 갈등, 해커가 주인공인 오픈 월드, 오픈 월드에서 진행되는 FPS. 언제나 그들의 게임은 흥미로웠다. 실제 작품의 평가를 떠나, 일단 어떤 게임인지 이야기를 듣게 되면 흥미를 갖게 된다. 말만 들어도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 유비소프트 게임의 매력이다.

'포 아너' 또한 마찬가지다. 바이킹, 기사, 사무라이. 실존했던 시대도 다르고, 문화권도 전혀 다르지만, 전투 집단으로서의 매력이 충분한 집단들이다. 그런 그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그냥 모이는 것도 아니고, 서로 칼과 도끼를 맞대고 불꽃과 피가 튀는 대결을 벌인다. 남자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일이다. 슈퍼맨이랑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철없던 시절, 그냥 마음속으로만 한 번쯤 생각했던 드림 매치는 나이가 들며 보다 하드코어하고, 진지하게 변했다. 중세 기사와 전국시대 사무라이의 맞대결. 궁금할 수밖에.

▲ 뭔가 미묘한 드림 매치

지스타 2016의 둘째 날, 유비소프트 몬트리올에서 부산까지 날아온 게임 디자이너 'Bio Jade Adam Granger'를 만날 수 있었다. 뜻밖에 여성 디자이너다. 게임업계에 남녀가 어디 있겠느냐마는, 포 아너는 조금 다르지 않나. 하지만 걱정할 일은 없었다. "모든 분야에 대해 대답해주겠다"라고 말하는 그녀, '포 아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시작했다.

▲ 유비소프트 몬트리올, Bio Jade Adam Granger(Adam Granger가 성) 디자이너



Q. 딱 봐도 남자다움으로 가득한 게임이다 보니 당연히 인터뷰이도 남자 개발자가 올 줄 알았다. '포아너' 팀에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고, 개발팀 분위기는 어떤 편인가?

나에겐 굉장히 놀라운 일이자, 기회였다. 2년 전, 회사에서 게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토너먼트식으로 겨루는 일이 있었다. 그 당시 '포 아너'를 보고 그 메커니즘과 분위기에 반해 지원했고, 포 아너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유비소프트는 사내 전반에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분위기가 깔려 있는데, 난 이 점이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한다.

포 아너 팀은 기본적으로 '경쟁'과 '협력'이 바닥에 깔려 있다. 서로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경쟁하듯이 개발을 하지만, 동시에 서로 긴밀한 협력 체계를 갖추고 있다. 게임 개발에서도 다른 무엇보다 게임 플레이 그 자체에 포커스를 둔 채 개발에 임한다.

또한, 포 아너의 개발진은 전원이 과거 중세, 그리고 바이킹 부흥기의 전투와 역사적 사실에 관심을 둔 이들이다. 처음부터 그런 이들을 선발했고, 이는 곧 모든 인원이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달릴 수 있는 동기가 되어 주었다.

▲ 팀원 전체가 포 아너의 세계관을 좋아한다고


Q. 게임 구성을 보면 메인 콘텐츠가 누가 뭐래도 PVP다. 별도로 싱글 플레이 캠페인이 존재하는가?

물론 스토리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플레이 과정에서 세 가지 세력을 모두 다 경험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각 진영의 캐릭터, 즉 '영웅'에 대해 익히고, 왜 이들이 싸우는지 알 수 있다. 플레이 시간은 개인차가 존재하겠지만, 상당히 즐길 거리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스토리 모드는 멀티플레이와 게임의 목표 자체가 다르다. 멀티플레이에서는 볼 수 없는 아군 보호나 요새 파괴 등, 구성 자체가 다르다.


Q. 게임의 기본은 결국 전투다. 하지만 전투가 다소 단순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포 아너에 등장하는 모든 영웅은 각각 다른 전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콤보나 힘, 중량감, 그리고 능력부터 착용 가능한 장비와 무기까지, 12명의 영웅은 모두 다른 능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포 아너의 전투는 단순히 가위바위보와 같은 단순한 구도로 흘러가지 않는다. 어떤 영웅끼리 대치하느냐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고, 이 때문에 포 아너의 전투는 수백 가지 모습을 만들어낸다.

또한, 같은 캐릭터도 항상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각 영웅은 다양한 갑옷과 무기, 그리고 능력을 갖출 수 있고, 이는 곧 플레이어 개개인의 개성이 된다. 그 때문에 포 아너의 전투는 생각보다 다채로운 모습을 띤다. 전투 모습의 단편만을 보면 단순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오랜 기간 플레이하다 보면 상당히 복잡한 게임이다.

▲ 캐릭터 하나로부터도 다양성이 만들어진다


Q. 중세 시대에 쓰이던 실전 검술이나 사무라이의 도검 패용법 등, 꽤 섬세한 부분에서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유비 소프트의 고증은 전부터 유명했는데, 포 아너는 어떤 방식으로 고증 과정을 거쳤나?

기본적으로 포 아너의 설정 자체는 픽션이다. 중세 기사와 바이킹, 사무라이가 실제로 만나서 싸울 일은 없었으니 말이다.(웃음) 하지만 게임을 이루는 무기나 무술, 갑옷 등은 모두 정밀한 고증을 거쳐 제작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우리는 수없이 당시 무기와 방어구 체계에 정통한 무기 전문가(Weapon Master라고 칭함)에게 자문을 얻었고, 더욱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무술 전문가의 의견을 구했다. 이를 통해 12명의 영웅이 모두 다르면서도 개성 있는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게 하였다.

예를 들어 바이킹 진영의 영웅인 '레이더'의 경우 기본 무장은 단순한 전투 도끼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커스터마이징하냐에 따라 전투의 모습이 상당 부분 달라진다. 이를테면, 무게를 더 늘린다거나, 다른 날을 단다거나 말이다. 이 과정에서 바뀌는 무기의 모습들 모두가 사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실제로 바뀔 수 있는 모습이다.

이 모든 게 가능한 이유는 포 아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과거의 무술과 무기, 그리고 이에 관련된 전통 전반에 대해 존경과 관심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항상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존중해 반영한다.

▲ 뭔가 이상해 보였던 이 자세, '하프 소딩'은 실제로 많이 쓰였던 검술


Q. 거점이 존재하는 '점령전' 모드는 알파 테스트나 시연 버전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한 느낌인데, 멀티 플레이 모드는 어떤 것들이 마련되어 있나?

총 다섯 가지 모드가 준비되어 있다. '전멸전(엘리미네이션)'은 4:4로 진행되는 팀 대전으로, 각 플레이어가 단 하나의 목숨만을 가지고 있다. 리스폰 없이 진행되는 전투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보다 수비적인 태도로 신중하게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며, 적 처치보다는 본인의 생존에 초점을 두고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다른 모드인 '백병전'은 팀 데스매치와 비슷한 섬멸전 형식의 모드지만, 단순히 킬 수로 승패가 갈리지 않고, 스코어를 기준으로 승패가 갈리는 모드다. 이 점수는 특별한 기준에 의해 결정되는데, 나를 죽인 플레이어에게 복수하게 되거나, 죽음 위기의 아군을 살리는 등의 행위에서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2:1로 싸워 이길 경우도 단순히 한 명씩 두 번 처치하는 것보다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불공평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자체가 이 모드의 디자인이며, 동시에 전략적인 사고를 필요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어떤 적을 처치해야 하고, 어떤 적은 피해야 하는지, 그리고 현재 눈앞에 펼쳐질 전투를 치르는 것이 나을지, 혹은 도망가야 할지, 모든 것들을 고민할 수 있다. 또한, 맵 곳곳에 부스터, 혹은 파워업 오브젝트가 있기 때문에 전장에 대한 파악도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듀얼'은 깔끔하게 플레이어 간의 전투를 중심으로 한 모드들이다. 듀얼에는 '결투'와 '난투' 두 종류가 존재한다.

'결투'는 말 그대로 1:1로 진행되는 모드이다. 이 모드에서 두 플레이어는 좁은 전장에서 서로 싸우게 되는데, 전장 곳곳에는 못 박힌 함정부터, 불타는 지역 등, 다양한 환경 요소가 등장한다. 그 때문에 실제 전쟁이 그렇듯, 1:1 전장에서는 잘 싸우는 거 말고도 내가 어디에서 싸우고, 근처에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 등, 환경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난투'는 2:2로 진행되는 전장이다. 2:2인 만큼, 수없이 많은 직업조합을 짤 수 있으며, 상대가 어떤 영웅 조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천차만별로 갈라진다.

▲ 멀티플레이엔 총 5가지 모드


Q. 기사, 바이킹, 사무라이의 개성은 확실히 뚜렷하고 매력적이다. 기획 단계에서 이들 말고도 고려되었던 실존 세력은 더 없었는가?

물론이다. 엄청나게 많은 팩션과 캐릭터가 논의되었다. 하지만 개발을 거듭해가며 우리는 캐릭터와 팩션의 수를 늘리는 것보다 캐릭터 그 자체를 보다 다양하게 나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캐릭터를 잘 키워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더 멋진 다양성의 길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어떤 요소를 추가할 것이냐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오고 갔다.


Q. 앞으로 DLC나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팩션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는 건가?

일단 팩션의 추가는 없을 것 같다. 이건 게임의 근본적인 부분을 깨야 하니 말이다. 하지만 콘텐츠나 영웅, 그리고 장비 등은 더 추가될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우리가 중점을 두는 것은 단순히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보다는, 어떤 것이 유저가 원하는 것인지 파악하고, 이를 위한 멋진 요소들을 준비하는 일이다.

우리는 출시 이후, 꾸준히 커뮤니티의 반응과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게임이 출시된 것이 아니고, 게이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으므로 정확히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마 게이머들의 의향을 살피는 것이 출시 후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Q. 포 아너의 게임 구성을 보면 e스포츠로의 발전 가능성도 충분히 보인다. 고려해보았는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한다 안 한다를 말할 수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경기 방식이나 룰, e스포츠화를 위해 필요한 장치들은 어느 정도 마련해 테스트해 보았다.

하지만 역시 확답할 수는 없다.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지만, 게이머들이 e스포츠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의 개선을 원한다면, 그 부분에 먼저 집중해야 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물론 나도 e스포츠 팬 중 한 명이기 때문에 만약 e스포츠화가 이뤄진다면 굉장히 즐거울 것 같다.

▲ e스포츠 가능성은 충분


Q. 얼마 전, 클로즈 알파 테스트를 진행했었다. 2월 정식 릴리즈 이전에 한 번 더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인가?

물론이다. 오픈 베타 테스트를 할 예정이고, 날짜는 정확히 말할 수 없으나 겨울 중이 될 것이다. 클로즈 알파에서 많은 분이 데이터를 주셨기 때문에 게임의 전체적인 메커니즘을 손보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다음 테스트 때도 많은 분이 참여하셔서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타 테스트 플랫폼은 PC와 콘솔이 모두 고려되고 있는데, 일단 콘솔은 확실히 될 것으로 보인다. PC는 아직 조금 더 시일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기다리는 한국 게이머들을 위해 한마디 해줄 수 있는가?

먼저, 알파테스트 체험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 진행할 테스트를 플레이하실 분들, 나아가 포 아너를 구매해 플레이하실 모든 분께 미리미리 감사의 모습을 드리고 싶다. 항상 우리 게임을 사랑해주는 여러분 덕분에 더 나은 게임을 만들 힘을 얻게 된다.

그리고 바이킹, 기사, 사무라이 중 어떤 세력을 좋아하실지 잘 모르겠지만, 기사나 사무라이를 고르신다면 곧 뵙기를 기대하고 있다. 난 바이킹만 하니 아마 전장에서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