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수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팀장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강현수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팀장은 네오위즈게임즈 모바일 게임 제작 스튜디오 경영 지원 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스마일게이트 인큐베이션센터 운영지원 팀장을 맡아 창업지원에 힘쓰고 있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어떠한 열매도 거둘 수 없다는 비유는 현대에도 종종 사용되곤 한다. 어떤 것이든 비록 씨앗처럼 작지만, 그것을 뿌리고 가꾸는 시도가 없으면 어떠한 결실을 맺을 수 없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 설립 일화나 마이크 모하임의 블리자드 창립 일화 등, IT 및 게임 업계에서도 이와 같은 사례는 발견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첫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 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원하는 성과를 얻지는 않는다. 제대로 된 토양에 뿌리지 않고 적절히 관리가 되지 않으면 심지어는 말라 죽거나 썩는 것처럼 원래 상태보다 더 안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

농사에서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적절한 양분 공급과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씨를 뿌리기에 앞서서 토양의 상태나 씨앗의 상태 등을 파악하는 사전 준비도 필요하다. 스마일게이트의 인큐베이션 센터인 오렌지팜에서 운영지원을 맡고 있는 강현수 팀장은 강연에서 창업자들에게 창업에 있어서 어떤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창업자들이나 창업 예정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일부 언급하고자 한다.

※본 강연 기사는 내용 전달 및 편집의 용이성을 위해 강연자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강연에 앞서서 여러분의 관심사에 대해서 잠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창업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신 분이나, 스타트업을 운영하시는 분들 계시는 가요? 혹은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한 번이라도 생각한 분이 있으십니까?

우선 저는 창업에 관심 있고, 특히나 그 중에서 게임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는 전제에서 이 강연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번 강연의 전반부에서는 창업 현장에서 겪는 일들을 패러다임에 의거해서 잠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서는 오렌지팜의 프로그램 등 창업 지원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합니다.

우선 창업을 하는 경우의 수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생의 경우에는 대학 내 창업 동아리나 친구, 학과 선후배 등과 함께 창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르는 사람과 하기보다는, 그래도 지인과 함께 하는 게 조금 더 익숙하고, 더 믿음이 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생면부지의 사람과 덜컥 동업을 하는 경우는 사회인들도 드문 편이긴 합니다.

게임 업계의 경우에는 보통 이 단계를 거친 뒤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출시하고, 차기작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을 보통 초기라고 칩니다. 왜냐하면 출시를 해야 비로소 매출관리 및 조직관리 등, 사업 운영의 틀이 갖춰지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든 게임을 만들 인력이 모였으니까 작업에 착수하게 되고, 비로소 본격적인 창업이 시작됩니다. 그에 따라 자금을 구하기 시작합니다. 창업을 생각하게 되면 작업을 위한 자금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분에서 자금이 생각 외로 들기 시작하거든요. 이 과정에서 정부 지원 사업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도전하게 됩니다. 실제로 게임 관련 업종으로 창업하는 경우에는 경기 콘텐츠 진흥원 등 지역의 콘텐츠 진흥원이나 지역 내 창업 센터, 경제 센터, 글로벌 센터 등 다양한 기관에서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았을 때는 순탄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많은 착오와 실패를 겪게 되죠. 특히나 처음 게임을 제작하는 창업자의 경우 실패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 고민하지만, 이유는 생각보다 명확합니다.

우선 현 게임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겠습니다. 창업에서 어쨌든 중요한 요소는 돈이니까요. 매출을 기준으로 봤을 때, 흔히 떠올리는, 이른바 인디 성향을 갖춘 게임은 100위권 내에 보통 8개 정도 있습니다. 나머지는 해외 게임이나, 국내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게임사들의 게임이죠. 장르를 살펴보면 매출이 높은 게임들은 대부분 RPG 게임입니다.

이때 창업자들은 많이 고민하게 됩니다. 어쨌든 사업 목적 중 하나는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좀 더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기존의 수익성이 입증된 게임과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보통 실패를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비슷한 스타일로 구현한다면, 아무래도 회사 규모에서 차이가 있다 보니 확보할 수 있는 리소스의 양이나 질에서 밀리게 되거든요. 구현해낼 수 있는 게임의 모양새가 아무래도 차이가 있고, 유저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나 게임 외적인 광고 부분 등, 다방면에서 열세가 되는 형국입니다.

개발을 하기에 앞서서 회사를 운영하기 위한 자금을 구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대출을 받거나, 혹은 지인을 통해서 자금을 얻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는 노고가 있어야 하니까요. 뿐만 아니라 소규모로 창업했을 때는 창업자도 개발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에는 일이 두 배가 되는 셈입니다.

▲ 이 분야 저 분야 공부하면서 일해야 할 수도 있다

고생 끝에 결국 게임을 출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출시하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생각했지만, 또 다른 고생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출시하면서 고객이 생기고, 자연히 응대에 신경을 써야 됩니다.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결제 수단에 대해서 신경을 써야 합니다. 특히 유료 결제를 하는 아이템이 있거나 하면 결제 모듈에 신경을 써야 하죠.

그래도 어느 정도 매출이 생겼다면 다행이지만, 매출이 어느 정도 이상 확보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자금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거든요. 개발하면서 소요된 인력에 대한 인건비나 관리비, 세금, 마케팅 비용 등, 단순히 생각해도 돈이 빠져나가는 곳이 많습니다.

또한 종종 개발이나 창업에 함께했던 핵심 인력들이 이탈하기도 합니다. 좀 더 안정된 직장을 찾았거나, 혹은 의견이 갈리거나 하는 등 이유는 다양하죠. 어쨌든 그런 일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경우에 대체 인력을 구하고, 인력들을 교육하는 과정도 필요해집니다. 추가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것이죠.

이렇듯 창업 과정에서는 각 단계별로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를 돕기 위해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고, 운영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과정들은 각 단계에서 창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지원해주는 프로그램들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우선 창업 전에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지원을 위주로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게임에 대해서 말하자면, 일단 장르를 정하는 것부터 시작할 겁니다. RPG일지, 클리커일지, 이런 것들을 정하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이 어느 정도 매출을 기대하는 지에 대해서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에 맞춰서 계획을 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매출 순위 100위 이내, 혹은 그 위를 노린다고 한다면 더 만반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유저의 성향에 대한 조사나 아이템에 대한 분석,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하니까요.

보통은 이런 사전 절차 없이 팀을 꾸리고, 무조건 사업 아이템을 만든 뒤에 창업 지원을 받고 나서 시작하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과정은 대체로 실패로 끝납니다. 고찰하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거든요. 창업을 왜 해야 하는지 대해서 생각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플랜을 짜는 등 고찰하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에 중구난방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개발을 진행하고 창업을 진행하다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계획 없이 시도하면 이럴 때 많이 당황하고, 길을 놓치기 쉽거든요.

▲ 미리 알아보고 계획하지 않으면 방향을 잃고 헤맬 수도 있다

창업 전에 거쳐야 할 과정이 끝났다고 한다면, 창업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문제가 되는 점에 대해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우선 공간이 필요하겠죠. 스티브 잡스는 차고에서 애플1을 개발하면서 애플을 창업했다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집에 그런 공간이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가족 눈치도 보일 거고요. 그래서 별도의 공간이 필요해집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창업 지원 센터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공간을 확보하기 용이해졌죠.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의 인큐베이터 센터도 그 중 하나고요.

▲ 예시로 든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의 시스템

자본금 또한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도 중요합니다. 여기에서 단순히 대출 등 일시적으로 자금을 얻는 것이 아니라 사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투자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좋지만, 일반적으로는 그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서는 잠재적인 투자자와 비즈니스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과정을 프로그램에 넣습니다. 뿐만 아니라 창업자들의 마인드를 추스러줄 수 있는 멘토와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죠.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창업 과정에는 상상도 못할 정도의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닥쳐옵니다. 이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자신이 사업을 이끌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쉽사리 털어놓기가 어렵죠. 또한 털어놓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기도 하고요. 그런 분들의 짐을 덜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마련되는 것 중 하나가 멘토 프로그램인 셈입니다.

스마일게이트의 오렌지팜은 위와 같은 과정을 지원하는 스마일게이트의 창업 지원 센터입니다. 프로그램과 더불어서 자신들이 번 매출액에 따라서 별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기부여를 하는 등,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베이징에도 센터를 건설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 진출에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을 거친 개발사들 중에는 '오버턴'을 개발한 스튜디오 HG 등이 있고, 지금도 그와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입주사들이 있습니다.

▲ 오렌지팜의 연혁

▲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기업을 키운 사례

오렌지팜에 입주를 하고자 하는 창업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크게 네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열정이 있는가를 살펴봅니다. 앞서 말했지만 창업이라는 과정에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난관들이 있었습니다. 이를 끝까지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창업해서 꿈을 이루겠다는 열정이 필요하죠.

그 열정을 어떤 방향으로 표출하고, 사람들을 이끌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사합니다. 즉 방향성과 대표의 자질에 대해서 평가하는 것이죠. 대표의 자질은 보통 '열정'과 혼동하기 쉬운데, 여기에서 요구하는 자질은 남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남의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오픈마인드, 그리고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자질 등을 통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창업한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씨를 뿌려서 열매를 수확하려면, 씨의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뿌리는 것과 같은 이치인 겁니다.

▲ 이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자질이기도 하다

입주 후에는 예비 창업자 단계와 창업자 단계를 나누어서 프로그램을 마련합니다. 예비창업자의 단계는 6개월 정도의 과정이며, 오픈된 공용사무공간을 제공합니다. 그 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것은 사업계획서를 완벽히 작성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완벽히'라는 것은, 외부투자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구성을 갖춘 사업계획서를 의미합니다.

▲ 지원과 더불어 목표를 제시해주고,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창업 지원의 모토다

이 과정을 거쳐서 창업자 단계가 되면 1년 정도의 기간 동안 창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편의시설 및 사무공간, 인프라 시설 등을 제공하죠. 또한 보안 프로그램 등을 무료 배포합니다.


▲ 오렌지팜에서 지원하는 프로그램들

자세한 사항은 스마일게이트 오렌지팜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창업을 준비하는 분에게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자 합니다.

우선 게임 개발 중에 알파 테스트 단계 정도로 구축하게 되면, 그때부터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운용해서 초기에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어필하고 업데이트하면서 계속 알려야 합니다. 게임 블로거 등에게 꾸준히 요청을 보내고, 노출을 하는 과정을 통해서 출시 전부터 사람을 모으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이 노출되는 기간 자체가 달라지고, 개발이 큰 문제 없이 진행된다고 봤을 때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달라지거든요. 게임이 오픈했을 때 단기간에 부스팅하고자 하면 생각보다 많은 자금이 드는데, 그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창업을 아직 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창업하기에 앞서 꼼꼼히 따지고 그 동기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창업한 회사들이 3년 후에 생존해있을 확률은 약 30%로 꼽습니다. 즉 10명 중에. 7명은 거의 백수로 돌아간다고 보는 것이죠. 혹은 대출이나 빚 때문에 백수가 나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창업을 하겠다면, 자신의 입장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창업자는 창업을 하는 순간 그 회사를 대표하게 되고, 회사의 명운에 있어 가장 큰 책임을 갖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일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사업을 성공하기 위해서 누구보다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자기 자신을 굽히는 것을 두려워해서도 안 되죠.

그리고 게임 개발을 위해 창업한 분들이 종종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인데, 자신이 게임 개발자나 PD일 뿐만 아니라 대표라는 점을 잊고 대표의 업무에 소홀이 한다는 점입니다. 이 문제는 처음에 소규모 조직으로 구성될 때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오고 나서는 점차 수면 위에 드러나기 시작하죠. 다음 작품을 준비하거나, 혹은 원하는 콘텐츠를 더 추가하기 위한 작업에 나서다보니 경영이나 인력 관리 등 필수적인 부분에 소홀해서 회사의 기반 자체가 점차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죠.

▲ 창업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겪지만, 창업자는 대표로서의 자세를 기반에 두어야 한다

창업이라는 길은 거듭 말하지만, 고난의 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모릅니다. 불안정하다는 의미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렇기 때문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사실 가보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기도 하니까요. 다만 기왕에 도전한다면, 보다 잘 준비해서 더 가치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더욱 더 의미가 있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 모두 잘 준비해서 목표를 이루시길 바라면서 강연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