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대표는 1998년 '게이머즈' 잡지의 필진으로 게임 업계에 입문하고 2000년도부터 게임 개발에 참여한 베테랑 게임 개발자다. 웹젠의 썬(SUN), NC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스마일게이트의 큐라레 등의 개발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그는 돌연히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와 함께 '콰트로기어'라는 회사를 설립해 인디 개발자가 되었다.

인디 게임 개발을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이 지난 그는 이번 TGS2017의 인디 게임 부스에 참여해 콰트로기어를 알리고 있었다. 작년 인벤 게임 컨퍼런스(IGC)의 강연자로 참여한 바가 있는 그는 '블랙위치크래프트'와 함께 '책과 마녀와 까마귀의 숲', '로스트 트리거' 등의 타이틀을 선보였다.

TGS에만 3번째 참여했다는 그를 만나 게임 출시 일정 및 앞으로의 목표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TGS2017에서 만난 이석호 대표





Q. 작년 IGC 이후 약 1년 만이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 독립해서 인디 게임을 개발한 지도 3년이 넘었다. 자유롭게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독립을 했고, 그에 맞게 원하는 대로 게임을 개발하는 중이다.

그리고 경기게임아카데미에서 겸임 교수로도 재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처음에 사업자 등록부터 준비하는데 마치 기업 인큐베이팅을 하는 느낌이다. 목표는 게임 창조 오디션에 입상하도록 돕는 것이며, 먼저 입상한 경험이 있는 선배로서 가르치기 좋은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일도 회사에 다니면서는 하기 어려운 일인데 독립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 IGC2016의 강연자로도 참여했었다.


Q. 블랙위치크래프트의 상세 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 블랙 위치의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소니의 검수를 통과하고 퍼블리셔가 정해지는 대로 출시할 것이고 한국에서는 자체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에 공개한 신작 '책과 마녀와 까마귀의 숲'은 내년 중에 개발을 마치도록 준비하고 있다. 블랙 위치와는 다르게 액션 장르가 아니라서 조금 더 개발이 빠르게 끝날 것으로 예상한다.


Q. 닌텐도 스위치 출시까지 고려하고 있는가?

= 닌텐도와 이야기를 하고 있고 만약 개발 키트를 받게 된다면 닌텐도 스위치로도 출시하려 한다. 물론 블랙 위치도 함께 이야기를 진행 중이지만, 책과 마녀와 까마귀의 숲부터 준비 중이다. 블랙 위치는 스팀, XBOX, PS 플랫폼 출시를 우선할 생각이다.


Q. 현장에서 보니 로스트 트리거라는 모바일 게임도 준비 중인 것 같다. 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달라.

= 콰트로기어가 아닌 '콰트로미니'라는 이름으로 VANA 아트 디자이너와 개발 중인 게임이다. VANA 아트 디자이너가 함께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의향을 비쳐서 블랙 위치를 개발하는 도중에 틈틈이 2년 동안 개발을 진행했고, 지금은 거의 완성된 상태다.

원래는 국내에서만 소박하게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곳이 있어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만약 잘 진행된다면 그쪽을 통해서 일본 성우 보이스와 보컬곡도 넣어서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와 iOS, 일본에서 우선 출시할 생각이나 국내와 동시 출시할 수도 있다.

▲ 현장에서 공개한 로스트 트리커의 캐릭터


Q. 지금까지 도쿄게임쇼를 포함한 다양한 해외 게임쇼에 참가했다. 그에 대한 소감은?

= 3년 동안 많은 게임쇼에 참가하면서 한국에 갇혀 있는 게임이 많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계에는 정말 다양한 게임들이 존재하는데 한국에서는 특정 장르에 치중되어 있다. 배틀그라운드만 봐도 마음만 먹으면 다른 게임을 만들 수 있는데도 말이다. 앞으로는 한국에서도 다양한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북미나 유럽, 특히 유럽은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인디 개발자들이 아무 걱정 없이 게임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에서도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복지가 향상되어 꼭 매출이 목적이 아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 매출과 관련된 목표는 없고, 우선은 우리가 만족할 수 있을 만한 성과를 원한다. 지금 준비 중인 게임들 이후에도 꾸준히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게임별로 눈에 띄는 특징을 넣으려 한다. 블랙 위치를 예로 든다면 에드가 엘런 포의 소설을 모티브로 한 게임 설정과 고딕 스타일의 그래픽이 있다. 책과 마녀와 까마귀의 숲의 경우 마찬가지로 고딕 스타일의 그래픽이지만 게임의 모티브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런 특징들을 '콰트로기어'라는 회사만의 특징으로 만들어 브랜드의 힘을 키우고 싶다.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도 우리가 개발한 게임을 봤을 때 콰트로기어의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앞서 이야기했지만, 앞으로는 많은 사람이 게임 개발에 쉽게 도전하고, 아무 부담 없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단기적인 매출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면서도 경력을 쌓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게임 개발에 도전하고 싶다면 처음에는 '게임메이커'를 추천한다. 게임 개발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에게 알맞으면서도 다양한 툴을 이용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좋은 게임 엔진들이 많으나 개인 입장에서는 쉽고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게임메이커가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협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아 달라. (웃음)




■ 타이틀 인게임 스크린샷

● 블랙위치크래프트








● 책과 마녀와 까마귀의 숲








● 로스트 트리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