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버워치 리그 스테이지 4의 개막전 경기가 끝나고 서울 다이너스티의 류제홍을 만났다. 지난해 7월 오버워치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한 국가대표 인터뷰에서 그를 만난 뒤로 근 1년 만이었다. 반가운 얼굴로 그를 맞이했지만, 류제홍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잘 지냈다기 보다는 소소하게(?), 평범하게 지냈어요. 팀 성적이 제 개인적인 기대보다 잘 나오지 않아서 압박감이 있는 것 같아요. 오늘 경기도 굉장히 중요했는데 패배하면서 가슴이 많이 아팠네요.”

오버워치 리그가 출범한 뒤로 서울 다이너스티는 팬들의 기대에 충족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네 번째 리그 스테이지의 1주 차 경기가 끝난 뒤에는 연달아 두 번 패하며 6위까지 내려앉았다. 리그 초창기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점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아쉬운 모습이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선수 본인이 가장 가슴아팠을 것이다.

“팀원들끼리 문제는 없어요. 좀 더 융합되고 한 팀이 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경기장에만 오면 잘 안되는 경우가 더러 있더라고요.


팀원들은 모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항상 좋은 모습, 좋은 성적만 보여드리는 팀을 기대했는데 예상처럼 잘 되지 않네요. 예전에도 성적이 안나왔던 때가 있었어서, 어떤 방식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어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는 좀처럼 패배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좀 더 밝은 대답을 듣고자 경기 외에 다른 측면들을 물어봤다. 미국에서 현지 생활은 어떤지, 즐거웠던 기억이 있었는지, 한국이 그립지는 않은지 등. 그는 다행히도 미국 생활에 즐거운 기억이 많다고 했다.

“타지에 오는 것도 기쁜 일인데, 집도 굉장히 크고 사는데도 좋아요. 팀워크를 다지기 위해 팀원들과 놀러간 적도 많고요. 한 번은 배를 타러 갔는데 거기서 고래를 봤어요. 원래 고래는 직접 보기 힘든데, 저희가 운이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사진도 찍고 물을 뿜어내는 것도 봤어요.

디즈니 랜드도 가봤어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진짜 죽는 줄 알았거든요. 너무 무서워서(웃음). 자이로 드롭 같은 느낌인데, 이 놀이기구는 처음 시작이 올라가다가 갑자기 훅 떨어져서 완전 놀랐어요.

생활적은 측면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팀에서도 잘해주고 100점 만점에 100점 주고 싶어요.“


해외서 용병 생활을 한지 어느새 반년이 지났다. 류제홍은 고향이 그립진 않았을까? 그는 한국이 그립다기 보단 사람이 그립다고 했다.

“부모님이 그리워요. 여기 생활은 만족스러워서,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긴 하지만 한국보다는 지인을 만나지 못하는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 같아요.

반년 동안 한 번도 한국에 가지 않았거든요. 며칠전에는 어버이날이었는데 따로 연락을 드리지 못했어요. 원래 항상 카네이션을 따로 사서 드리고는 했는데 전화로만 인사드리는게 마음이 아팠어요. 8~9월에 한국에 가면 그때는 부모님과 좋은 곳에 여행가려고 해요.

팬 분들도 많이 그리워요. 저희가 한국에서 활동했다면 더 많은 응원을 받았을 것 같아요. 물론, 현지 팬분들의 응원도 대단해요. 한국에서 직접 직관을 와주시는 팬분들도 있고.”

류제홍은 서울 다이너스티의 현실적인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은 경기 모두 중요해요. 다 잘해야 플레이오프를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습보다 경기력이 잘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저희가 보여드릴 수 있는건 딱 하나인 것 같아요. 저희가 더 열심히 연습할게요. 그리고 저희를 원해주시는 팬 분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지금 저희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확률은 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거보다 더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