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 2018 이틀째, 국내외 게임업계에서 활동하는 많은 분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최근 CPU 시장을 흔들어 놓은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대한 내용과 라데온 GPU에 대한 강연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있었는데요. AMD 강연자로는 돈 월리그로스키(Don Woligroski) 마케팅 매니저가 나섰습니다. 그는 RYZEN과 Radeon 등 AMD 제품을 세계로 알리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 강연에서는 엔비디아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AMD GPU '라데온'에 대한 설명과 어떻게 게임을 최적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 그리고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에 대한 설명을 진행했습니다. 강연이후 짧은 시간 그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었는데요, AMD 마케팅을 담당하는 매니저인 만큼 현재 라이젠의 상황이나 라데온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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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월리그로스키(Don Woligroski) AMD 마케팅 매니저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인벤 IGC 강연에 처음 강연자로 참석하셨는데 소감이 어떤가

한국에 올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e스포츠나 게임 콘퍼런스 등 인프라가 상당히 좋다고 느낀다. IGC만 봐도 그렇다. 게임 개발자나 게임업계 종사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 특별하다고 느꼈다. 오늘 강연자로 나서면서 일반 사용자뿐만 아니라 개발자분들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이라 더욱 좋았다.


Q. 이틀간 어떤 내용으로 AMD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는지 간단히 설명해줄 수 있나?

첫날에는 '왜 라이젠인가(WHY RYZEN?)'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오늘은 라데온에 대한 내용이었다. 사실 강연 준비를 할 때 개발자와 일반인 중 어떤 대상으로 준비를 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참가하시는 분들이 어떤 수준인지 궁금했는데 이틀동안 정말 다양한 분들이 강연을 들어주시는 것 같다.

일반인분들에게는 라이젠과 라데온에 대한 장점과 활용도, 그리고 최적화 방법에 대한 팁들을 설명했다. 개발자분들에게는 라이젠과 라데온이 가지고 있는 기능 중 시스템 개발에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발표했다.

▲매니저는 개발자들을 위한 라이젠 최적화 방법을 공개 했다


Q. 본론으로 들어가면, 최근 CPU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궁금하다.

결과를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시장에서 경쟁은 항상 존재했고 라이젠 출시 이전에는 AMD가 시장 점유율에서 부족했던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라이젠이 출시되면서 가격대비 높은 성능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게 되었고, 인텔이 독점하다시피 하던 CPU 시장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AMD는 최근 32코어 쓰레드리퍼 제품을 출시했다. 이미 공정에서 경쟁사에 앞서고 있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7nm 프로세서를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을 텐데, 우리는 멈추지 않고 달려나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라고 생각한다.


Q. 7nm 프로세서 이야기가 나와서 많은 유저가 궁금해할 것 같다. 예정대로 출시되나?

마케팅 매니저로서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7nm 라이젠 프로세서는 예정대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Q. 인텔이 최근 CPU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시장 상황이 라이젠에 유리하게 흘러가는 것 같다. 라이젠에는 기회라고 보는데 마케팅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 전략이 따로 있는지 궁금하다.

경쟁사가 못해서 우리가 유리하거나 기회가 된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다. 또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AMD는 지금과 같이 퀄리티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계속해서 공급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페이스에 맞게 준비할 것이다. 라이젠은 이미 적당한 양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걱정은 없다. 앞으로도 시장에 문제없이 예정대로 제품을 공급할 것이다.


Q. 게이머들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생각하는데, 게이머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믿는 것만 믿는다고 생각한다. AMD의 제품은 이미 XBOX나 플레이스테이션에도 들어가고 있다. 즉 게이밍에 부족하다는 부분은 오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IGC 2018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앞으로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AMD 제품의 인식의 전환을 만들고 싶다는 돈 월리그로스키 마케팅 매니저


Q. 라이젠의 성능이 많이 향상되었지만, 벤치마크 결과에서 유독 게이밍 성능이 인텔에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면서, 게이머의 인식이 여전히 게임은 인텔이라는 인식이 있다. 라이젠 CPU의 게이밍 성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벤치마크 수치는 사이트마다 다르다. 즉 벤치마크 수치만으로는 놓치는 것이 많다는 뜻이다. 예를 한번 들어보자 "질문을 한번 해보겠다. 해외에서 가장 빠른 차가 뭐가 있나? '머스탱'? 하지만 속도만 볼때 '콜벳'이 더 빠르다" 머스탱의 수많은 장점이 있다. 다만, 속도만 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라이젠 게이밍 퍼포먼스도 같다고 생각한다.

게이밍 수치 하나만으로 벤치마크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려주고 싶다.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하자면 이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프레임 속도의 측정은 선형 비율이 아니라 로그 눈금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25FPS과 50FPS 구간에서 차이는 명백하다. 25FPS에서 플레이어에게 보여지는 단일 프레임은 50FPS에서보다 30ms가 소요된다. 따라서 인식하기 쉽다. 하지만 125FPS와 150FPS에서는 1ms로 줄어들어 사실상 눈으로 인식하기 어렵다. 다만, 멀티테스킹이나 부하가 많은 작업을 하게 되면 높은 프레임에서도 많은 차이를 느끼게 되는데 라이젠은 오버클럭이나 멀티코어에서 확실한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이밍 퍼포먼스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게임이 점점 멀티태스킹을 활용하는 형태로 변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어 수가 높은 AMD CPU의 이점은 명백하다. 단순히 게이머가 아닌 제작자 및 스트리머 등 모든 컴퓨터사용자를 위한 최상위 프로세서 라인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라이젠 2세대 스레드리퍼 2990WX (32코어 64쓰레드)


Q. 동일한 질문일 수 있는데, 쓰레드리퍼 2세대가 출시되었지만, 여전히 경쟁사의 i9 프로세서보다 게임 성능은 약간 낮은 것으로 공식 발표가 되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중요한 것은 "누가 쓰레드리퍼를 사용하는 가?" 라는 것이다. 사실 게이머가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다. 게임만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쓰레드리퍼를 살 필요는 없다. 따라서 게임용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벤치마크 상에서 게이밍 퍼포먼스가 낮게 나온 것이다. 다만, 게이밍 퍼포먼스를 제외하면 다른 부분에서는 모두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세대 라이젠은 멀티쓰레딩에 있어서 타사 제품과 비교해 렌더링, 코딩, 크립팅에 있어 더욱 향상된 성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게임에서도 체감상 경쟁사의 제품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것은 벤치마킹 수치가 아닌 직접 경험해보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Q. 라이젠 CPU 장점을 설명해 주셨는데, 개인적으로 AMD 라인업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CPU 제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또한, 라데온 그래픽카드도 하나 선택한다면?

AMD 제품을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쓰레드리퍼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익스트림 제품을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성능 좋은 제품을 좋아하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성능을 가진 제품, 즉 가성비가 좋은 '라이젠 5 2600'을 뽑았다.

익스트림 제품은 아니지만 6코어에 언락도 되어 있어 오버 클릭이 가능해 웬만한 게임은 다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가격대비 상당히 합리적인 제품이라 생각한다. 그래픽카드는 라데온 RX 580 8G를 뽑고 싶다. VR 가상현실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그래픽카드이며 가격 면에서도 합리적이다.

▲ 돈 월리그로스키가 뽑은 마음에 드는 CPU는 '라이젠 5 2600'


Q. 라데온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90% 이상 엔비디아가 게이밍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데 라데온의 강점이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

과거에 라데온 제품은 드라이버에 대한 문제가 많았다. 하지만 해당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 라데온의 강점은 바로 소프트웨어다. 라데온의 소프트웨어는 스트리밍 옵션, 컨트롤 옵션 등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있어 활용할 수 있다.

사실 프레임같이 눈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은 알려주지 않아도 바로 느낄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차이와 같은 부분은 이런 직접 사용해보거나 이런 기회를 통해 알려지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라데온의 '강점'이 아직은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Q. 게이머 입장에서 AMD 라데온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계획이나 신제품 소식이 궁금하다.

물론 AMD도 게이밍 그래픽카드 신제품 계획은 항상 가지고 있다. 로드맵상으로 '나비(Navi)' 그래픽카드를 계획 중이다.

인터뷰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써보지 않아서 문제가 된다는 점이다. 라데온을 말하자면, "버터처럼 부드럽게 잘 돌아간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게임에 적합하지 않은 그래픽카드라는 인식은 잘 못 전달된 것이다. 따라서, AMD 마케팅팀에서도 라데온을 많이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인기 유튜버 리뷰등 캠페인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실제로 IGC 2018 시연장에도 라데온 RX Vega 64 그래픽카드가 장착되어 있었다)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마이닝만 잘되는 제품이 아니라 게임에도 적합한 제품이다. 그래서 게이머의 인식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지스타에서도 라데온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게이머와 사용자가 라데온을 사용해보고 게임에도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강점으로 뽑은 소프트웨어!

▲ IGC 2018현장에서는 라데온이 장착된 PC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Q. 마지막으로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많은 AMD팬이 궁금해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젠 CPU는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전달해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가격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회사 차원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것은 당연히 좋을 것이다. 하지만, AMD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가격을 책정한다. 물론 사용자가 더 많은 가격을 지급할 수 있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다면 가격을 올릴 수 있겠지만 우리가 점유율이 높아져서 갑자기 가격을 높인다던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현재 AMD가 책정한 가격은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가능하면 지금과 같은 가격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AMD의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하다.

공식적인 회사의 목적은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본사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회사의 목표는 지금도 의미 있고 좋은 제품을 가지고 있지만, 끊임없이 더 나은 제품,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달려나가기 위해 노력한다.


Q. 한국에도 AMD 팬이 정말 많다. 마지막으로 AMD 팬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한마디 부탁한다.

먼저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AMD의 팬이 많이 있다는 것에 고무되어 있고 행복하다. 하지만 팬이 많아지면서 반대로 숙제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팬이 많아졌다고 해서 그냥 그 자리에서 즐기고 있지 않겠다. 더 앞으로 나아갈 것이고, 그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좋은 제품을 선보일 것이다.

앞으로 AMD가 선보일 제품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 돈 월리그로스키(Don Woligroski) AMD 마케팅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