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스토리 3편은 유저들이 직접 마주하는 메인 퀘스트라인에 대한 이야기다. 맨 처음은 발레노스 지역의 이야기로 시작하며, 퀘스트 진행 순서에 따라 세렌디아, 칼페온, 발렌시아 지역 등도 차례대로 다룰 예정이다.

이번 스토리 기사에서는 퀘스트 개편 이후 새로 생긴 '분기'의 내용들도 담고 있다. 게임 내 퀘스트를 진행하다가 하나의 분기를 선택하면 다른 분기는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그 분기들의 내용이 궁금했다면 이번 기사를 통해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검은사막 스토리 #1 - 연대기 상편 바로가기
▶검은사막 스토리 #2 - 연대기 하편 바로가기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가 나오는 곳은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입니다.
*스토리 전개 상 약간의 각색이 있을 수 있으나 인게임 설정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은둔의 숲, 고대인의 석실
흑정령이 깃든 모험가, 유적 탐험가 에단과 만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버린 모험가는 은둔의 숲, 고대인의 석실 근처에서 몸을 일으켰다. 정신을 차린 모험가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검은 연기와 같은 의문의 형체였다. 소름끼치는 빨간 눈을 가진 그것은 자신이 모험가와 어떤 '약속'을 했다고 하며, 주변에 모험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과 대화해보라고 속삭였다.

모든 것을 잃고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던 모험가는 어쩔 수 없이 그 검은 형체의 말을 따라 주변에 있던 '유적 탐험가 에단'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에단은 저 너머 쓰러져있던 모험가를 발견하고 이곳으로 데려와 준 고마운 사람이었고, 현재 고대인의 석실이라는 동굴을 발굴하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 '석실'에 관해 궁금해졌다. 모든 기억을 잃은 상황에서 무언가 단서를 얻어야 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험가가 석실에 관심을 보이자 에단은 주변의 고대 유물들을 한번 둘러보라고 말해주었다. 그곳에는 정말 신기하게 생긴 유적들이 많았는데, '고대 거인의 꺼지지 않는 심장'에서부터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대 병기들까지 상당수 발굴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의 실제 용도와 정체가 무엇인지는 발굴을 진행하고 있는 고블린 인부 대장 조차도 잘 몰랐다.


▲ 고대인의 석실 발굴현장

그렇게 모험가가 유물들을 둘러보는 사이, 문득 에단이 사라졌다. 모험가는 근처에 '자렛 도몬가트'라는 하이델의 공주에게 에단의 행방을 물어보았는데, 자렛은 그런 어리버리한 모험가의 모습을 보고 분노하고 말았다. 그리고 에단은 아까 석실로 들어간다고 하지 않았냐며 에단의 일행이면 빨리 석실 조사나 도우라고 소리쳤다.

그렇게 석실로 쫓기듯 향하게 된 모험가는 마치 무언가에 이끌린 것처럼 석실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고대인의 석실 가장 깊숙한 곳에서 에단과 오로엔, 그리고 정체모를 주사위 형태의 유물을 발견했다.

에단은 자렛 공주가 모험가를 여기까지 보낸 것을 알게 되고, 자렛이 이렇게까지 재촉한 이유가 조르다인 시종장 때문이 아닌가 의심했다. 그리고 모험가에게 '우리가 더 서두를테니 당신은 이제 그만 돌아가보라'고 충고했다. 그렇게 모험가가 에단의 말을 듣고 돌아가려는 찰나, 갑자기 눈 앞에 처음 마주했던 검은 형체가 나타나 이 신비한 유적을 좀 더 살펴보라고 꼬드겼다. 검은 형체가 말한 그 주사위 모양의 유물은 확실히 무언가 익숙한 느낌으로 모험가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 에단, 오로엔, 주사위 형태의 고대유물

모험가는 자신도 모르게 그 유물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갑자기 머리가 혼란스러워졌고, 에단과 오로엔은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며 모험가에게서 약한 어둠의 기운을 느꼈다. 에단은 서둘러 모험가에게 '검은 기운에 대해 기억나는게 있냐'고 물어보며 '그 환상에서 벗어나야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순간 검은 형체가 모험가의 눈 앞을 가리고 에단의 말을 방해하며 '저 사람들을 믿지 말라. 그들은 우릴 해칠 것이다. 내가 없으면 너의 생명도 보장하지 못한다.'라고 경고했다. 그러고 나서 검은 형체는 순간적으로 그 주사위 모양 유물로 빨려들어갔다.

그러자 갑자기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굳게 닫혀있던 큐브가 사방으로 열렸고, 검은 형체는 그 큐브 안에서 유물의 힘을 빨아들였다. 에단과 오로엔이 팔로 얼굴을 가린 채 꼼짝없이 멈춰있는걸로 봐선 시간이 잠시 멈춰버린 듯했다. 모험가는 그 시간 속에서 '깨어있는 자 - 문명 - 숭고한 희생 - 봉인 - 맹약' 이라는 알 수 없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렇게 잠깐 소동이 벌어진 뒤, 모험가와 함께하던 검은 형체는 이제 연기와 같은 형체가 아닌 조그맣고 동그란, 좀 더 분명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다.


▲ 검은기운과 함께하는 모험가를 보고 놀라는 에단과 오로엔

그 일이 있은 후 에단은 한발 늦었다고 말하며 모험가에게 '흑정령'이 깃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흑정령과 함께하는 자는 강대한 힘과 지혜를 얻지만 결국 어둠에 사로잡혀 괴물이 된다고 했다. 현재 서부경비캠프 주변에서 말썽을 피우고 있는 임프 대장 '빨간코' 역시 이곳에서 유물을 훔친 뒤 모습이 변하게 된 것이라고 말이다.

에단의 말에 의하면 '흑정령은 기생하고 있는 본체가 약해지면 바로 본체를 잡아먹기 때문에, 자신을 잃고 괴물이 되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야 된다'고 한다. 즉, 모험가는 이제 빨간코처럼 흑정령에게 삼켜지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단련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에단은 우선 모험가에게 북쪽의 서부경비캠프로 가서 빨간코와 맞서고 있는 클리프 대장을 찾아가라고 말했다. 또한 가는 길에 회색 늑대와 나무 정령들을 처리해주면 서부 경비 캠프의 신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해주었다.


▲ 큐브의 힘을 빨아들이는 흑정령

▲ 힘을 얻은 흑정령은 이제 보다 분명한, 물방울 모양의 형체를 가지게 되었다.



서부경비캠프
대장 클리프를 도와 강철임프의 공세를 막아내다


모험가는 에단의 말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회색 늑대와 나무 정령들을 처치했다. 그러던 와중 숲 가운데서 쓰러진 마차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임프 무리와 싸우고 있는 병사들과 마주쳤는데, 그 병사들은 '페이니아'라는 서부경비캠프의 장교가 이끌고 있었다. 페이니아는 숲을 지나던 마차가 박살나는 바람에 앞에는 임프, 뒤에는 나무정령들에게 고립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마침 이곳으로 향하던 모험가가 뒤쪽의 나무 정령들을 어느 정도 해결해준 셈이 되어서 조금 숨을 틀 수 있었던 것이다.

나무정령을 해치우던 모험가의 실력을 본 페이니아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임프 무리도 함께 해결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모험가는 페이니아 부대와 함께 임프에 맞서 전투를 벌였고, 성공적으로 서부경비캠프로 향하는 길을 뚫어냈다. 이후 페이니아는 모험가가 클리프 대장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침 클리프 대장이 지금 실력 좋은 용병을 모집하고 있으니 모험가를 추천해주겠다고 했다.


▲ 임프에게 고립된 상황을 탈출하는 페이니아 부대

무사히 서부경비캠프에 도착한 모험가는 막사에서 작전회의 중인 클리프 대장을 만날 수 있었다. 현재 서부경비캠프는 '강철임프'에게 포위되어 공격 받고 있는 상황이었고, 클리프는 이 강철임프들을 뚫고 대장 '빨간코'의 위치를 추적해 낼 인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역할은 페이니아의 신임을 얻은 모험가가 맡게 되었다.

모험가는 강철임프와의 전투에 출전하기 전 필요한 전쟁 물자를 지원받고 빨간코 추적에 나섰다. 전장에 나가보니 생각보다 많은 강철 임프들이 서부경비캠프를 에워싸고 있었고, 캠프는 이를 가까스로 방어하고 있는 모양새였다. 모험가는 용감하게 전장에 뛰어들어 임프 몇몇을 쓰러뜨리며 길을 뚫었고, 그렇게 제법 많은 임프를 쓰러뜨렸을 즈음 모험가에게 붙어 있던 흑정령은 순간적으로 빨간코의 흔적을 느꼈다.

모험가는 흑정령이 빨간코의 흔적을 느꼈다는 아그리스 초원의 커다란 임프 동굴로 향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빨간코가 아니라, 빨간색 코를 가진 임프 '작은코'가 있었다. 작은코는 대장 빨간코를 두려워하는 듯 했는데, 매번 사람과 대화를 할 때마다 대장 빨간코에게 혼이 났기 때문이었다.


▲ 임프 동굴에서 만난 작은코

모험가는 작은코를 추궁했지만 작은코는 쉽게 대장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대신 모험가 등 뒤에 있던 빨간코의 문양이 그려진 바위를 가리켰는데, 이는 빨간 코를 찾는데 딱히 좋은 정보가 되지 못했다. 그때 흑정령은 동굴 밖에서 '임프 연구가 우노'의 존재를 느꼈고, 모험가는 우노를 만나기위해 동굴 밖으로 나왔다.

알고보니 우노는 빨간코에 깃든 검은 기운을 조사하고 있던 에단의 친구였다. 우노의 말에 따르면 '빨간코는 흑정령의 힘을 빌려서 강력한 힘을 얻었으나 곧 잠식당해 어둠의 세계로 삼켜졌다'고 한다. 그리고 빨간코의 주거지는 '아그리스 제단'이었으니 그곳에 가서 한번 단서를 찾아보라고 했다.

아그리스의 제단으로 향한 모험가는 그곳에서 빨간코에게 충성하는 듯한 임프들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모험가는 그들을 처치하며 빨간코의 흔적을 찾아보려 했으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임프 마술사에게서 빼앗은 아그리스의 지팡이는 그냥 평범한 나무 지팡이일 뿐이었고, 다른 소지품들도 뭐 하나 특별한 게 없었다. 그렇게 빨간코를 추적할 수 있을 거란 희망이 꺼져가는 순간, 누군가가 몰래 모험가를 찾아왔다. 바로 이전에 임프 동굴에서 봤던 작은코였다.


▲ 모험가를 몰래 찾아온 작은코

작은코는 모험가의 끈질김에 감탄하며 '정말 대장에 대해 알고 싶냐'고 물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빨간코는 원래 코가 빨갛다는 이유로 다른 임프들에게 따돌림을 당했고, 상처입은 빨간코는 자신을 놀린 놈들을 이길 수 있는 막강한 힘을 달라고 항상 기도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때 빨간코는 분노와 복수심 때문에 칠흑같이 어두운 기운에 휩싸였다고 했다. 작은코는 이 말을 마치고 절대 이 사실을 자신이 알려주었다고 하지 말라며 모험가의 입을 막았다.

흑정령은 이 얘기를 듣고 자신이 어렴풋이 느끼던 기운이 확실해졌다며, 빨간코는 분에 넘친 힘에 먹힌 채로 어둠의 틈새에 숨어있는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어둠의 틈에서 빨간코를 꺼낼 수 있지만, 그것은 어쩌면 환상일지도 모르고 그 환상에 실제로 모험가가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모험가는 망설일 수 없었다. 이는 클리프가 말한 빨간코를 추적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험가와 흑정령은 아그리스 제단 중앙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검은 균열을 통해 빨간코를 어둠의 틈새에서 끄집어 냈다. 그런데 어둠의 틈새에서 나온 빨간코는 일반 임프들에 비해서 엄청나게 거대했고, 들은 대로 무지막지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모험가가 빨간코를 소환해 낸 것은 큰 실수였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딘가에서 한 무리의 병사들이 나타났다. 클리프의 병사들이었다. 힘을 얻은 모험가는 병사들과 함께 힘을 합쳐 빨간코와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가까스로 빨간코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알고보니 클리프는 임프 연구가 우노의 말을 듣고 모험가를 뒤쫓아온 것이었다. 클리프는 모험가의 기지에 감탄하며, 모험가에게 어떤 병(흑정령이 깃들어 있는 병)이 있다는 사실을 우노에게서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리프는 이러한 병의 치료를 도와줄 자신의 친구이자, 유명한 연금술사 알루스틴을 소개해주었다.


▲ 어둠의 틈새에서 나오는 빨간코

▲ 모험가의 행방을 듣고 바로 뒤쫓아온 클리프



벨리아 마을
엠마 바탈리의 악몽과 애화저 언덕의 실체


모험가는 경비병의 안내를 따라 찾아간 벨리아 마을에서 어렵지 않게 연금술사 알루스틴을 찾을 수 있었다. 알루스틴 주위로 이미 많은 주민들이 모여있었기 때문이다. 알루스틴은 모험가를 보고 '검은 기운과 만나 기억을 잃고나서도 제정신인 경우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이는 모험가의 잃어버린 기억과 관련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모험가에게 앞으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 모험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조언해주었다. 대신 멀리 떠나기 전에, 잠시 쉬었다 가는 것도 좋으니 벨리아에서 잠시 머물며 모험가들을 좋아하는 촌장을 만나보라고 했다.

벨리아의 촌장 이고르 바탈리는 성격 좋은 사람이었다. 이고르는 모험가를 환영하며 공짜로 하룻밤을 묵게 해 주었고, 전투 기술을 가르쳐주는 '기술 교관 타크로스'를 소개해 주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타크로스를 만나 기술을 단련하는 한편, 그에게서 하나의 부탁을 받게 된다. 타크로스의 부탁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바탈리 촌장에게는 손녀가 한명 있는데, 그 손녀에게 전해줄 목걸이를 알루스틴의 쌍둥이 딸 중 하나인 '에일린'에게 맡겨놨으니 대신 받아서 전해줄 수 있겠냐는 것이다.

모험가는 그 심부름을 수락했고, 에일린을 만나 촌장님의 손녀 '엠마 바탈리'가 악몽을 자주 꾸면서 수척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알고보니 전해주려는 목걸이는 알루스틴이 불어넣어주는 정령의 힘이 담긴 목걸이로, 엠마의 악몽을 막아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이 특별한 목걸이를 전해주기 위해 엠마가 있는 바탈리 농장으로 향했다.


▲ 연금술사 알루스틴

엠마는 목걸이를 대신 건네다 준 모험가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어떤 꿈을 꾸느냐는 모험가의 질문에 '애화저 언덕'이 보이는 꿈이라고 답했다. 엠마는 꿈 속의 애화저 언덕에서 늘 숨을 죽이고 흐느끼는 작은 영혼들을 보았는데, 이를 위로하려고 하면 항상 무언가에 가로막혀서 가까이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또한 그러다가 갑자기 새빨간 눈을 가진 검은 정령이 자신을 무섭게 쫓아와 매번 도망쳤다고 말했다.

모험가는 이 말을 듣고 애화저 언덕에 무엇이 있는지 직접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엠마는 현재 애화저 언덕은 고블린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위험한데, 굳이 가고자 한다면 그 전에 정찰병 그루샤를 만나보는 것이 낫겠다고 답했다.

정찰병 그루샤는 약탈의 숲, 고블린들의 주거지 가장자리 쪽에 있었다. 그런데 모험가가 보기에 그루샤는 어딘가 조금 이상했다.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 고블린 같고, 고블린 같다기엔 너무 사람 같았다. 온몸을 고블린처럼 분장하고 사람의 말과 고블린어를 섞어 쓰는것이, 어딘가 모자른 괴짜 같아 보였다.


■ 분기1- 폐허를 뒤덮은 고블린

그래도 모험가는 어딘가 우스꽝스러운 그루샤를 믿고, 그에게 정보를 얻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루샤는 너무 오래 고블린들과 지낸 나머지 자신을 고블린으로 착각하는 것 같았다. 한번은 족장님께서 돌아오시면 인간은 모두 끝장날 것이라 했다가, 어떤 때는 고블린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 고블린을 좀 몰아내 달라는 둥 횡설수설했다.

모험가는 이러한 그루샤에게서 나온 '족장'이라는 말이 거슬렸다. 그래서 족장에 대한 정보를 캐물었고, 그루샤는 '기아스'라는 존재를 언급하며 그는 고블린들의 우두머리로서 왠지는 모르지만 북소리를 들으면 괴로워한다고 했다. 이에 흑정령은 이 근처에서 느껴지던 또 다른 기운이 바로 그 녀석일 거라면서 그를 빨간코처럼 불러내보자고 제안했다.


▲ 정찰병 그루샤. 제정신이 아니다.


■ 분기2- 고블린에 대해서

아무리봐도 그루샤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모험가는 그루샤를 신뢰하지 못하고, 그냥 자신이 직접 고블린에 대한 지식을 찾아보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고블린이 서식하는 울타리를 살펴보았고, 그 후엔 고블린 동굴에서 유독 눈에 띄는 횃불과 표식을 발견했다. 모험가는 그러한 증거물들을 바탕으로, 그것이 검은돌을 상징하는 표식이라는 것과 어떠한 일이 있은 후로 고블린들이 조직적으로 변했다고 추리했다.

흑정령은 이를 토대로 그루샤에게 다시 가서 캐물어보자고 했다. 만약 그가 고블린이라면 무언가 더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루샤에게 돌아간 모험가는 다짜고짜 '당신 사실 고블린이죠?'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들은 그루샤는 당황하면서 자신은 임무때문에 사람들과 떨어져서 고블린과 살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고블린이 아닌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러면서도 그루샤는 정신이 오락가락 했는지 '족장님께서 오고 계신다'라는 말을 중얼거리거나 '어서 도망쳐야 해!'라고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

흑정령은 이런 그루샤의 말을 듣고 근처에서 느끼고 있었던 기운이 고블린의 족장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고블린 족장을 소환해내자고 말했다.


▲ 고블린 동굴에서 찾아낸 검은 돌의 표식


■ 분기 후 공통

모험가는 흑정령의 힘을 빌어서 애화저 언덕 한 공간에 검은 균열을 만들고, 기아스를 어둠의 틈에서 끄집어냈다. 그 후 벌어진 전투는 이전에 빨간코를 만났을 때처럼 살벌했다. 심지어 이제는 클리프의 도움도 없었다. 하지만 모험가는 타크로스에게서 단련한 기술과 흑정령의 힘을 바탕으로, 고블린 우두머리 기아스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기아스를 쓰러뜨린 후, 저 멀리 엠마 바탈리의 모습이 보였다. 모험가를 걱정했던 엠마가 몰래 뒤를 쫓았던 것이다. 엠마는 모험가가 쓰러뜨린 기아스를 악몽에서 봤다고 했다. 사실 기아스는 고블린이 아니고 고블린의 탈을 쓴 사람이며, 악몽에서 봤던 검은 기운과 기아스는 굉장히 흡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는 자신이 꾸던 악몽 속에서 흐느끼던 원혼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어릴 적 유령이 나온다는 동굴에서 실마리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모험가는 에일린이 알려준 대로 애화저 언덕에서 피는 '폐허의 여명'이라는 들꽃 하나를 꺾어 크론 동굴로 향했다. 그 꽃은 영혼과의 대화를 가능케해주는 매개체로 쓸 것이었다.


▲ 영혼과 대화하는 엠마 바탈리



크론성
밝혀지는 크론성의 비밀


벨리아 북동쪽에는 해안가 절벽에 자리잡고 있는 '크론성'이라는 성채가 있다. 이곳은 과거 발레노스 왕이 있었던 곳인데, 원인 모를 이유로 큰 폭발이 일어난 뒤 폐허가 되어 현재는 그곳에 자리를 잡은 메디아 추방세력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뜸해진 곳이다. 크론 동굴은 그러한 크론성 뒤쪽 절벽을 따라 생긴 조그마한 장소였다.

엠마 바탈리와 모험가는 크론성 외곽을 돌아서 크론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동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손에 들고 있던 들꽃이 미세하게 떨렸다. 분명히 그곳에는 무언가 있었다. 엠마 바탈리는 모험가와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가기로 했고, 그곳에서 푸른 빛을 띠고 있는 크론 원혼을 만날 수 있었다.

엠마 바탈리는 들꽃에 반응하는 원혼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유령은 살아 생전에 '한나'라는 이름의 소녀였는데, 어떤 봄날에 평범한 청년을 만나 사랑을 나누고 아이를 배었다. 그런데 직업이 용병이었던 청년은 겨울이 되자 훌쩍 떠나버렸고, 한나는 혼자서 아이를 키워야 했다.

한나는 아버지 없이 크는 아이가 안쓰러웠다. 그래서 그 아이를 자신의 딸이라 하지 않고 조카라고 말하며 살았다. 그때만 해도 그것이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킬지 몰랐다. 몇 년 후 나라에서 갑자기 처녀들을 잡아가기 시작했고, 병사들은 조카만 있는 한나를 처녀로 오인하여 잡아갔다. 그렇게 한나는 아이와 생이별한 채로 목숨을 잃었고, 그 뒤 아이가 눈에 밟혀 세상을 떠나지 못하고 원혼이 되었다.


▲ 원혼을 만난 크론 동굴 입구

엠마 바탈리는 이 이야기를 듣고 크론성의 폭발에 많은 비밀이 있을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모험가에게 비밀을 풀기 위해 우선 크론성의 고문서를 찾아 과거에 있었던 폭발의 원인을 찾아보자고 했다. 모험가는 이를 위해서 먼저 추방세력들이 있는 막사에 몰래 불을 질렀다. 갑작스레 난 불에 병사들이 분주해졌고, 크론성 안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그 사이 모험가는 참모장에게 접근했고, 그에게서 크론 고문서를 몰래 빼내는 데 성공했다.

성공적으로 고문서를 훔쳐 성을 빠져나온 모험가는 근처 크론성 터에 숨어있던 엠마 바탈리와 에일린을 만났다. 에일린은 그 고문서를 살펴보았고, 그 고문서는 크론성 지하 기록실에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던 원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 문서를 통해 크론성이 감추고 있던 과거를 밝혀낼 수 있었다.

크론성은 본래 바탈리 왕이 다스리는 찬란한 곳이었다. 누아르 바탈리 3세는 반대파를 숙청하며 강력한 왕권의 기틀을 잡았고, 그 권력은 날이 갈수록 위세를 더했다. 하지만 그 역시 점점 늙어갔고, 백성들에게는 인자한 군주였던 그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그는 죽음이 두려웠으며, 이 강력한 권세를 잃고 싶지 않았다. 그는 몸에 좋은 약초와 음식을 구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백성과 신하들이 목숨을 잃었다.


▲ 과거 해안에 폭풍이 칠 때마다 이를 잠잠해지길 바라며 제를 지내던 크론성 제단

그러던 와중 사막너머 한 연금술사가 바탈리 3세를 찾았다. 그는 자신이 알려주는 연금술을 이용하면 반드시 젊어질 것이라 약속했다. 그러면서 그 연금술사는 연금술의 재료로 100명의 아이와 처녀의 피, 내장을 요구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무수한 아이와 처녀들을 잡아들였다. 끔찍한 일이었다.

모든 제물이 모이고 마침내 금기의 연금술로 젊음을 연성하려던 날, 갑자기 크론성에 커다란 폭발이 발생했다. 그리고 무언가 거대한 무리가 발레노스를 덮쳤다. 그날의 참사 이후로 크론성은 폐허가 되었고 왕가는 몰락했다. 현재 그 때를 기억하던 사람들의 증언은 모두 달라서 이 외의 이야기는 확실히 알 수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모험가는 이러한 내용을 통해 엠마 바탈리를 괴롭히던 영혼이 바로 이때 희생된 영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원혼이 엠마를 붙잡은 이유는 엠마가 바탈리 왕가의 피를 이어받은 가문이기 때문이었다. 이젠 모든 답이 나왔고, 엠마의 악몽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 원혼들을 위로해야만 했다.

에일린은 아버지 알루스틴에게 배운대로 영혼을 위로하는 주문서를 연성했다. 이젠 크론성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위령제를 지내는 일만 남았다. 모험가는 이를 위해 크론성을 잘 꿰고 있는 비들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크론성 제단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잊혀진 크론의 비원'이라는 주문서를 이용해 영혼을 위로한 뒤, 그곳을 막고 있던 메디아 추방세력 몇 명을 처치하고 무사히 성을 빠져 나왔다.


▲ 위령제를 지내는 모험가

크론성의 영혼들을 위로하고 벨리아 마을로 귀환한 모험가는 엠마 바탈리와 촌장 이고르 바탈리의 환대를 받았다. 특히 촌장 이고르 바탈리는 모험가를 보고 범상치 않은 친구라고 말하며, 바탈리 가문의 오랜 과업을 함께 짊어져 주어 고맙다고 무수한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모험가는 이제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여행을 계속 이어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이고르는 그 말에 조금 아쉬워했지만 더 큰 도시인 세렌디아의 수도, 하이델로 가는 것을 추천해 주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에일린의 쌍둥이 언니인 클로린스에게서 회복제와 노잣돈을 받아서 하이델 관문으로 향했다. 이제 모험가는 그곳에서 클로린스가 추천해준 '커클리'라는 사람을 만나보고자 한다.


▲ 에일린의 쌍둥이 언니, 잡화상인 클로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