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만평은 2020년이 마무리되는 요즘, 리그오브레전드와 LCK의 한 해를 돌아보는 내용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인상 깊게 남을, 혹은 아예 없던 해로 여기고 싶을 험난한 2020년도 이제 저물고 있습니다. 특히 연초부터 현재까지 멈추지 않는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위축된 분위기는 e스포츠 시장에도 직격타를 날렸죠. e스포츠 시장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관계자와 기자는 물론, 생계는 아닐지라도 e스포츠를 통해 행복을 찾던 수많은 팬에게도 참 힘든 한 해였을 것입니다. 길고도 짧았던,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20년. 리그오브레전드와 LCK에선 어떤 굵직한 일들이 있었을까요?

세트의 참전과 함께 리그오브레전드는 2020년 새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한 해 동안 수많은 업데이트가 있었으나, 아무래도 사미라와 세라핀 등 신규 챔피언들로 불거진 논란들이 기억에 남네요. 사미라처럼 신규 챔피언에 따라붙는 OP 논란이야 자주 있는 일이라 해도, 챔피언이 국가 간 정서 갈등과 엮인 경우는 세라핀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새롭게 등장한 신화 아이템은 여전히 호불호가 나뉘는 듯 보입니다. 참, 리그오브레전드의 모바일 버전인 '와일드 리프트'가 출시되었다는 것도 빼먹으면 안 되겠죠. 라이엇게임즈의 후속 게임들은 아쉬운 성적을 내곤 했지만, 와일드 리프트는 다행히 완성도 면에서 꽤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LCK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연초부터 LCK는 방역을 위해 무관중 진행, 리그 중단 등 전에 없던 갖가지 조치가 취해졌습니다. 하지만 관중은 없더라도 열기는 이어져야 하겠죠. LCK 최초의 온라인 중계가 치러졌고, MSI 취소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한중전인 MSC가 치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섬머 시즌이 지날 때까지도 바이러스는 여전히 이어졌고, 모두가 더욱 지쳐갈 무렵... 드디어 담원 게이밍이 2020 월드 챔피언십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LPL의 독주에 지쳐있던 많은 LCK 팬들에게 큰 용기를 준 것은 물론, 그간의 스트레스까지 확 날려주는 시원한 성과였습니다.

이외에도 LCK의 프랜차이즈화 발표와 표준계약서 제정, 리프트 라이벌즈 폐지, 게임단 및 관계자와 얽힌 크고 작은 이슈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중인 케스파컵 등 많은 일을 꼽을 수 있겠고, 일부는 현재에도 활발하게 진행 중입니다.

혼란스러웠던 2020년. LCK를 비롯한 e스포츠는 늘 그래 왔듯, 험난했던 올해에도 어떻게든 더 나은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온라인 대회 프로세스를 구축해냈고,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한 다양하고 참신한 프로그램들을 탄생시키는 고무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e스포츠이기에 극복 가능한 것들이 많았으니, 어찌 보면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할 수 있었죠.

여러분의 2020년은 어떠셨나요? 아쉬운 마음으로 한 해를 떠나보내시겠지만, 최악을 겪었으니 이제는 올해보다 무조건 더 나을 내년을 기대해봐야겠지요. 독자 여러분, 좋은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