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이라고 해도 아예 색다른 게임은 거의 없다. 많은 게임들이 장르가 구축해온 문법을 따른다. MMORPG의 경우 대표 주자는 단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게임들의 장점을 취합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일약 MMORPG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많은 게임들이 이를 벤치마킹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MMORPG가 그렇다는 건 아니다. 논타겟팅을 접목한 '테라'를 비롯해 오토 타겟팅과 합격기 등 독창적인 시스템들이 눈에 띄었던 '블레이드&소울', '아키에이지', 그리고 최근에는 '검은사막'과 '로스트아크'까지 독특한 시도를 한 게임들도 분명히 있었다. 이러한 독특한 시도 덕분일까. 수많은 MMORPG 가운데 이들은 살아남았다. 적어도 다른 MMORPG와는 차별점이 있기 때문이다.

네오위즈의 신작 MMORPG '블레스 언리쉬드' 역시 그러했다. 전작이랄 수 있는 '블레스 온라인'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식 MMORPG 문법을 따른 데 반해, '블레스 언리쉬드'는 처음부터 새롭게 뜯어고쳤다. 변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일까. '블레스 온라인'이라는 선입견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이 '블레스 언리쉬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오는 1월 15일, '블레스 언리쉬드'는 콘솔을 넘어 PC 버전 CBT를 진행한다. 과연, 다른 MMORPG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오랜만에 나온 MMORPG다. 라운드8 스튜디오의 최영빈 기획팀장, 박점술 PD를 만나 '블레스 언리쉬드'에 대한 속 시원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라운드8 스튜디오 최영빈 기획팀장, 박점술 PD


Q. 지난 FGT에 대한 총평을 내리자면?

박점술 PD : 만족스러웠던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 둘 다 있었다. 먼저 PC와 스팀을 통한 첫 번째 온라인 테스트였음에도 네트워크나 로그인과 관련한 크러쉬 문제 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아서 그런 면에서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다만, 완성된 빌드를 제공한 게 아니어서 FGT를 하면서 불편하게 느꼈을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아쉬움이 있다. 사실 개발팀 내부에서도 여러 이견이 있었다. 좀 더 완성된 버전을 내놓자는 의견도 있었고 최대한 빨리 FGT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은 후 개선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후자를 선택했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해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테니, 그런 걸 감안해서 최대한 빨리 내놓고 피드백을 받은 후 개선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FGT에서도 부정적인 피드백이 있었다. 최대한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해서 CBT에 반영할 예정이다.



Q. FGT에 앞서 스팀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유저들의 평가는 어땠나.

박점술 : 스팀을 통한 1차 FGT-스트레스 테스트는 북미, 유럽, 중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한국은 안타깝게도 스팀 운영 정책상 일정을 맞추지 못해서 진행하지 못했는데 MMORPG 신작이 뜸한 기간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꽤 호평하는 분위기였고 북미, 유럽은 아무래도 콘솔 버전으로 접한 유저들이 많아서 그런지 "콘솔 버전도 이렇게 만들어주지"하는 반응들이었다.

사실 가장 놀랐던 건 중국이다. 알다시피 스팀이 막힌 상태여서 정식으로 런칭한 게 아닌데도 많이 즐겨주고 런칭은 언제 하는지 묻는 내용들이 많았다. 여러모로 호의적이어서 커뮤니티나 중국어 번역 부분도 착실하게 준비할 생각이다.


Q. 어떤 부분에서 콘솔 유저들이 부러워한 건가.

박점술 :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PC 버전 자체가 콘솔 버전보다 더 상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콘솔의 경우 업데이트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 업데이트 과정상의 절차라고 해야 할까. 퍼블리셔가 검토해야 하는 것도 있고 플랫폼 자체에서 검토하기도 한다. 그래서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업데이트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PC는 다음에 이런 업데이트를 합니다 하면 바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러워했던 것 같다.

클라이언트가 쾌적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아무래도 7~8년 전 기기여서 최적화를 한다고 해도 콘솔은 여러모로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PC는 쾌적하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UI/UX는 PC 버전에 딱 맞지 않아서 불편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개발팀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으로, 주요 개선점으로 잡고 계속 개선할 생각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부족해도 일단 유저들에게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자는 생각으로 내놓은 거여서 저런 눈에 띄는 부분이나 조작에 대한 불편함은 현재 빠르게 대응, 개선 중이다.


Q. 개발팀에서 예상한 부분도 있겠지만, 테스트를 진행한 후 발견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 추가로 파악한 개선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박점술 : 일단 전투 템포나 구성, 스킬 구성의 효율성 등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이런 부분들은 개발팀 내부에서도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으로, 개발팀이 콘솔에서도 피드백을 빨리 수용하고 적용하는 것으로 유명해서 놓친 부분이 있다면 논의해서 최대한 빠르게 적용할 계획이다.

레딧이나 디스코드, 스팀 커뮤니티 반응도 확인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테스트 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UI/UX처럼 눈에 띄는 부분에 대한 피드백이 많았다.

물론, 깊이 있는 피드백이 없는 건 아니다. 콘솔 버전을 1년 정도 서비스한 덕분에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성장에 대한 부분이나 추가 장비, 원거리 캐릭터에 대한 조준점이나 카메라 시점 등의 조작, 가디언 클래스의 밸런스나 공속 조정, 아이템 사용 시 딜레이나 액션에서의 답답한 부분까지 방대한 피드백들이 나오고 있어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개선 중이다.

최영빈 기획팀장 : 지난 테스트에서 유저들이 가장 크게 불편을 느꼈던 부분을 꼽자면 스테미너가 너무 적다는 부분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스테미너가 부족해서 눈에 보이는데도 회피를 못하거나 오래 뛰지 못해서 불편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CBT에서는 이 부분을 개선해 좀 더 쾌적한 전투를 가능하게 할 생각이다.



Q. 회피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건 필요 스테미너를 줄인다는 얘기인가.

박점술 :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필요 스테미너를 줄이는 거고 다른 하나는 스테미너 자체를 늘리는 거다. 일단은 스테미너 성장 폭을 늘려서 더 자주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전투 템포라고 하니 지난 쇼케이스에서 공격 속도를 개선하겠다고 한 게 떠오른다. 민감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콘솔 버전에서도 개선되나.

박점술 : 콘솔 버전도 개선할 생각이다. 하지만 콘솔 버전은 현재 서비스 중이어서 파격적인 변화를 바로 하긴 힘들다. 지금의 전투 템포에 익숙한 유저들이 많을 텐데 바로 바꿔버리면 이에 따른 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천천히 개선할지 아니면 대형 업데이트로 한 번에 개선할지 고민 중이다.


Q. 대부분의 MMORPG는 인던 파밍을 통해 강해진다. 반면, '블레스 언리쉬드'는 재료를 채집하고 직접 제작하는 방식을 내세웠다. 이렇게 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박점술 : FGT에서는 초반 부분밖에 체험할 수 없어서 오해가 있던 것 같다. '블레스 언리쉬드'도 핵심은 인던 파밍이다. 제작으로는 한계가 있다. 물론, 초중반에는 유저들이 협럭해서 필드 보스를 잡고 장비나 재료를 얻도록 한 건 맞다. 서로 협력하도록 유도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이렇게 채집이나 제작으로 강해지는 게 맞는데 중후반부터는 인던 파밍이 더 효율이 높다. 물론, 제작 레벨이 오르면 더 좋은 제작템을 만들 수 있고 강력한 필드 보스를 잡으면 그만큼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지만, 핵심은 인던이다. 필드 보스는 5명에서 10명 이상까지 불특정 다수가 협력해서 함께 잡는데 그렇게 얻을 수 있는 보상과 파티원 모두가 협력해야 하는 인던 보상이 같은 등급이면 그렇지 않나. 제작으로도 쓸만한 아이템을 얻을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핵심은 레이드나 인던 파밍이다.


▲ 필드 보스와 제작으로도 아이템을 얻을 수 있지만 메인은 인던 파밍이다


Q. 필드 보스라고 하니 처음에 만나는 늑대왕이 떠오른다. 초반에 만나는 것치고는 꽤 강한 편인데 초반에 배치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박점술 : 어느 정도 강하게 만들어서 유저들이 협력하길 바랐다. '아, 이런 필드 보스는 이렇게 함께 잡으면 되는구나'하고 유저들이 느꼈으면 싶었다. FGT에서는 유저가 적어서 좀 어렵다고 느낀 것 같은데 딱히 어렵게 레벨 디자인한 건 아니었다. 한편, 필드 보스는 레벨 스케일링이 가능해서 능동적으로 최적 인원수를 조정할 계획이다.

최영빈 : MMORPG는 필드에서 함께 즐길 때 느끼는 재미도 있지 않나. 그래서 그걸 고려해 만약 서비스가 오래돼 초반 필드에 유저가 적어 필드 보스를 공략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 중이다.



Q. 이름 때문에 부담감이 심했을 것 같다.

박점술 : '블레스 온라인'은 내가 네오위즈에 입사하기 전에 개발한 게임이다. 그래서 어떤 과정으로 개발했고 어떻게 서비스했는지 상세한 내용은 모른다. 그래서 부담감보다는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좀 있다. '블레스 언리쉬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게 '블레스 온라인'의 오류나 맹점을 깨부수는 것부터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블레스의 세계관이나 설정 일부를 쓰고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전혀 다른 게임이 됐다.

물론, 안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사실이어서 블레스라는 타이틀이 가진 선입견에 대한 고민도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새로움을 줄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하며 만든 게임인 만큼, 유저들이 직접 해보면 다를 거로 생각한다.

결론을 내리자면 당장에는 좀 힘들지 모르겠으나 이런 선입견을 넘는 것도 '블레스 언리쉬드'가 성공하기 위한 과정에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실제로 콘솔 버전을 북미에서 서비스할 때 블레스 온라인이랑 다르다, 블레스 온라인도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다는 얘기가 많았다. 그래서 부정적인 시선에 대한 부담감보다 전혀 다른 게임인 만큼, 빨리 게임을 알리고 유저들이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크다.


Q. 액션을 내세우며 다른 게임이라고 강조했는데 액션 외에도 '블레스 온라인'과 어떤 차별점을 뒀는지 궁금하다.

박점술 : 전부 다르다. 그럼에도 굳이 꼽자면 스토리? 스토리가 가장 많이 변했다. 내가 기억하기엔 '블레스 온라인'은 권력 투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하지만 주인공인 플레이어는 그 중심에 있는 게 아니라 관찰자 같은 역할에 불과했다. 하지만 '블레스 언리쉬드'에서 플레이어는 핵심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Q. 필드 보스를 상대할 때도 그렇고 여러모로 원거리 직업이 유리한 것 같다. 몇몇 보스의 패턴은 아예 영향을 안 받기도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최영빈 : 초반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본다. 초반에는 패턴이 단순해서 원거리 직업은 설렁설렁해도 크게 문제가 없도록 했다. 하지만 중반부터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크게 불균형이 일어나진 않을 거라고 본다. 실제로 콘솔 버전을 1년 동안 서비스한 데이터를 통해 보면 가장 인기 있는 직업은 버서커와 메이지로 집계되고 있어서 클래스간 불균형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박점술 : 다만, 조금이라도 원거리 직업이 쉽도록 느껴지도록 의도한 건 맞다. 액션을 어려워하는 유저도 있는 만큼, 그런 부분에서 조금이나마 이점을 제공하도록 했다. 대신 가디언이나 버서커같은 근접 직업은 피통이나 방어력을 늘리는 식으로 강화할 생각이다.



Q. 적의 패턴을 분석해서 치고 빠지는 식의 액션이 강점이지 않나. 그렇다는 건 패턴만 완벽하게 익히면 혼자서 인던 보스를 잡거나 하는 것도 가능할까.

박점술 : 그건 '블레스 언리쉬드'가 지향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힘들 것 같다. 단순히 패턴을 완벽하게 익혔다고 해서 잡을 수 있다고 한다면 샌드백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블레스 언리쉬드'는 그런 솔로 플레이보다는 협력에 좀 더 중점을 뒀다. 함께 협력해서 패턴을 익히고 공략하는 방식이다. 어떤 보스든 물약빨이나 장비빨로만 잡는 건 최대한 지양하고 있다.


Q. 잡몹이든 보스든 콤보를 연계해서 딜을 넣는 식인데 그 비중이랄까 어떤 식으로 설계했는지 궁금하다.

박점술 : 잡몹부터 복잡한 패턴을 보여주면 초반에 유저들이 다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비중을 다르게 한 건 맞다. 잡몹은 모션도 느리고 딜레이도 길어서 상대할 때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했다. 기본적으로는 유저가 항상 전투에서 우위에 있게 하고 싶었다.

최영빈 : 그렇다고 무조건 잡몹을 쉽게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공방의 주고받음이 확실한 게임인 만큼, 잡몹한테 맞아도 피가 많이 단다. 여기에 조금씩 잡몹에게도 패턴을 추가해서 유저가 자연스럽게 전투 시스템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A콤보 만으로도 충분했는데 다음에는 B콤보도 쓰게 하고 그다음에는 스킬까지 쓰는 식으로 늘렸다고 보면 된다. 액션 게임에 익숙하면 쉬운데 그렇지 않다면 처음에는 좀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다.



Q. 보통 이런 식의 액션 게임들을 보면 1:1로 진행되지 않나. '블레스 언리쉬드'도 그런가.

박점술 : 액션 게임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숙련됐을 때 할 수 있는 게 늘어난다는 점 같다. '블레스 언리쉬드'에서는 1대 다수의 전투가 그런 것 같다. 처음에는 그냥 맞기만 했는데 장비도 좋아지고 패턴도 익숙해지면 혼자서 몰이사냥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몰이사냥이 엄청난 이득을 주는 건 아니다. 잡몹이 주는 경험치나 아이템은 그렇게 좋지도 않아서 어디까지나 약간 이득을 주는 정도다.


Q. 모바일 플랫폼이 강세인데도 콘솔 MMORPG로 개발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개발했는지, 유저들에게 어떤 걸 보여주고 싶은지 궁금하다.

박점술 : 전 세계적인 흐름이어서 이제는 모바일은 대세라고 하기 민망할 정도로 일종의 정론이 됐다. 그런 상황에서 콘솔, PC MMORPG를 개발한다는 건 아무래도 리스크를 짊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플랫폼 자체는 이제 무의미한 단계에 오지 않았나 싶다. 스팀 플레이도 있고 요즘은 모바일 게임도 PC로 하지 않나. 그래서 이제는 플랫폼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플랫폼마다 구분이 없는 만큼, 콘텐츠 자체가 가진 재미나 퀄리티 이런 것들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블레스 언리쉬드'와 관련해서는 기존의 PC MMORPG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 역시 플랫폼을 넘어서 우리 게임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오픈월드 액션 게임의 여러 요소를 MMORPG에 맞게 수집해서 재구성했다. 아예 새로운 게임은 아니겠으나, 색다른 느낌은 줄 수 있다고 본다.


Q. 색다른 느낌이 들 수 있다고 했는데 FGT에서는 아직 그런 걸 못 느꼈다. 퀘스트도 단순한 부분이 많아서 구성이나 형태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박점술 : 공감한다. FGT는 워낙 짧게 진행했고 유저가 제한되다 보니까 체험할 수 있는 초반 학습 구간 정도였다. 그래서 준비한 명성이나 오픈월드 형태면서도 MMORPG 스타일로 만든 콘텐츠 등은 체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게 생각한다. 실제로는 몬스터 아레나라거나 정예 던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초반에 다 선보이진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핵심 콘텐츠로 준비 중인 만큼 더 빨리 유저들이 접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Q. 준비 중인 콘텐츠 중 이것만큼은 유저들이 꼭 즐겨줬으면 싶은 게 있다면?

박점술 : '블레스 언리쉬드'만의 요소인 유니온은 꼭 즐겨주길 바란다. 길드의 상위 개념이자 선택적 렐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유니온에 가입하면 그 힘을 유저가 쓸 수 있다. 세력이라고 해서 강제하는 것도 아니고 언제든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워서 원하는 유니온에 가입하면 전용 버프나 스킬을 쓸 수 있다. 이건 중반 이후에 배치된 콘텐츠라서 아직 많은 유저들이 접하지 못한 만큼, 꼭 즐기길 바란다.

최영빈 : 인던 파밍이 핵심이라고 했지만 필드 보스들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 만큼, 다른 유저들과 함께 보스들을 협력해서 사냥하는 경험을 느꼈으면 좋겠다.

▲ 유니온에 따라 다양한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Q. 전투와 관련해서 정확하고 깔끔하게 판정이 이뤄지지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핑 등의 기술적 문제인지, 그리고 개선은 가능한지 궁금하다.

박점술 : 액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MORPG나 싱글 게임이 아니다 보니 서버에서 판정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네트워크의 민감한 한계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무조건 네트워크가 좋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FGT 서버 사양 자체가 낮은 것도 사실이어서 정식 서비스에서는 IDC 확장을 통해 한국 전용 서버를 만들어서 서버렉이나 핑 등의 문제를 최소화할 생각이다.

여기에 더해 유저한테 좀 더 유리한 히트 박스를 제공하거나 0.05~0.1초 정도의 이점을 줌으로써 전투와 조작에 관한 불편은 최대한 없도록 준비 중이다.

최영빈 : 판정 민감도의 경우 필드와 던전을 어느 정도 분리하는 것도 생각 중이다. 아무래도 필드에선 여러 유저가 함께 즐기다 보니 민감도가 떨어질 수 있어서 판정을 여유롭게 하는 대신, 던전에서는 파티원 정도밖에 없으니 판정을 더 예민하게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다.



Q. UI/UX 최적화에 대해서도 줄곧 말했는데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구체적인 설명 부탁한다.

박점술 : 현재 UI/UX의 가장 큰 문제는 콘솔 버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PC와 콘솔은 플레이 환경이 다르다. 그래서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면 폰트만 봐도 그렇다. PC는 책상에 앉아서 눈앞에 있는 모니터를 보는 만큼 글자가 작아도 되지만 콘솔은 거실 TV로 즐기기에 거리가 있어서 글자가 큰 편이다. 그런데 이걸 그대로 가져오니 당연히 PC에서는 어색할 수밖에 없다. '블레스 언리쉬드'도 콘솔 플랫폼에 맞춰 개발했기에 많은 부분을 개선했지만 이런, 여전히 어색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여기에 조작 자체에 대한 문제도 있다. 패드에 최적화된 조작법을 키보드, 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도록 하니 아직도 어색하다. 당면 목표는 이런 어색한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콘텐츠 자체가 가진 UX 구성이 있다. 경매장이라거나 월드맵을 여닫는 것 역시 단순히 키보드, 마우스에 맞게 매핑한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기에 이런 문제들은 마일스톤마다 천천히 풀어낼 생각이다.


Q. 보통 액션 온라인 게임들은 MORPG인데 '블레스 언리쉬드'는 MMORPG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최영빈 : 기존 MMORPG와 다르다는 것부터 좀 어려움이 있었다. 보통 MMORPG는 다양한 스킬이나 아이템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콘솔을 기반으로 해서 버튼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제한된 버튼에 다양한 액션을 녹여야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콤보 조합이나 QTE를 활용한 공격 등 액션 디자인도 아예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Q. 블레스에 따라 전투 스타일이 바뀌는데 새로운 블레스를 추가할 계획은 없나.

최영빈 : 앞으로도 계속 추가할 생각이다.



Q. 온라인 게임에서는 신규 클래스가 추가되는 게 흔한데, '블레스 언리쉬드'는 어떤가.

박점술 : 준비 중이다. 다만, 언제 업데이트할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Q. 다크소울의 묵직한 액션을 추구했다고 이전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현재 어느 정도까지 따라잡았다고 생각하나.

박점술 : 지향하는 방향성 관련해서 다크소울이나 몬스터헌터 시리즈라고 한 건 맞는데 MMORPG에서 그런 전투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굉장히 힘들다.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유저들의 스트레스풀도 늘어난다. 그래서 지향하는 건 맞지만, 거기에 최대한 근접하는 게 목표는 아니다.

우리 목표는 액션이 주는 성장의 충격을 계속해서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유저가 '와 이렇게 강해지는구나' 그렇게 느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얘기를 꺼냈을 때 '몬헌 시리즈 개발자 출신이라면서 전투가 왜 이래?' 이러면서 몬헌을 계속 예시로 들까 봐 약간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 까지나 추구하는 게 그런 식이지 '블레스 언리쉬드'의 지향점은 몬헌이나 다크소울과는 다르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 묵직한 액션을 추구한 건 맞지만 추구하는 방향성은 다르다


Q. 1차 CBT가 얼마 안 남았다. 이번 테스트의 목적과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 소개 바란다.

박점술 : 지난 테스트에서는 레벨도 제한됐고 콘텐츠도 막힌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콘텐츠도 다 오픈한다. 그리고 성장 부스트를 넣어서 빠르게 중상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지는 너무 많아서 여기서 다 말하긴 어렵고 커뮤니티를 통해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중상위 콘텐츠들의 평가를 듣는 게 1차 CBT의 목표다. 그걸 위해서 테스트 기간도 넉넉하게 마련했다. 너무 짧으면 유저들이 흥미를 가져도 나중에 런칭하면 해야지 하는 인식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 사실상 진짜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


Q. 중상위 콘텐츠라고 했는데 그 기준은 뭔가.

박점술 : 현재 45렙이 만렙인 만큼, 20레벨 중반 정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말한다. 기대되는 한편, 두렵기도 하다. 북미, 유럽 유저는 뭐라고 할까. 맛있는 건 아껴 먹는 느낌이다. 천천히 이것저것 하면서 콘텐츠를 즐기는 데 국내 유저들은 할 거 다 하고 엄청 빨리하지 않나. 그래서 준비한 콘텐츠들이 적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



Q. 공격 속도도 그렇고 PC 버전에 좀 더 초점을 맞춘 느낌인데 업데이트는 어떻게 진행되나.

박점술 : PC만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업데이트를 할 생각은 없다. 콘솔도 PC와 똑같은 업데이트와 콘텐츠를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본적으로는 원빌드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크로스 플레이나 서버 통합에 대한 얘기도 나올 텐데 다 고려하고 있다. 다른 게 있다면 PC만의 이벤트라거나 상품을 파는 정도에 제한될 것 같다.


Q. 끝으로 '블레스 언리쉬드'를 기다리는 국내 유저들을 위한 한마디 부탁한다.

박점술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기간 동안 '블레스 언리쉬드'를 개발했다. 개발팀 모두 정열적으로 개발을 진행했고 지금도 공격적으로 업데이트할 계획을 다 마련한 상태다. 현재 유일한 걱정거리가 있다면 블레스 IP에 대한 유저들의 거부감 정도다. 한 번만 해보면 다른 게임이란 걸 느낄 테니 꼭 즐겨주길 바란다. 적어도 양산형 MMORPG로 만들 생각은 하지 않은 만큼,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함께 즐기면서 '블레스 언리쉬드'의 세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라고 있다. 많은 기대 부탁한다.

최영빈 : 정말 많은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비슷한 게임들도 많은 가운데 '블레스 언리쉬드'는 우리만이 줄 수 있는 재미를 최대한 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런 것들을 꼭 즐겨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