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최근 묘하게 여신전생 시리즈를 자주 플레이한 것 같다. 지난 번에 100시간을 넘긴 진여신전생 SJ도 그렇고, 이번에 엔딩을 본 페르소나3 포터블도 모두 여신전생 시리즈다. 예전 진여신전생 SJ를 플레이한 후 다른 시리즈를 할 때는 좀 가볍게 즐겨야지 하고 수 차례 다짐했지만, 결국 아무리 다짐을 해도 작심 1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그 주범은 바로 페르소나3 포터블.



지난 11월 초 PSP용으로 발매된 페르소나3 포터블(이하 P3P)은 일본에서 PSP go의 발매일인 11월 1일에 맞춰 나온 여러 게임 중 하나다. 원작은 PS2 시절 한글화되어 발매되었고, 후속편이자 확장팩인 페르소나3 FES 역시 한글화된 덕분에 한국에서 페르소나 시리즈는 높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물론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글화된 3편과 FES를 즐기고 있을 만큼 명작 게임으로 불린다.



단순한 이식은 아니다, 페르소나3 포터블

P3P는 PS2로 나왔던 원작 페르소나3을 PSP에 맞게 이식한 아틀라스사의 RPG다. 그렇지만 단순한 이식이 아니라 페르소나3 FES를 적절히 섞고 UI 등을 개선하였기 때문에, 이식보다는 리메이크라고 부를 수 있다. 물론 리메이크라고는 해도 P3P의 기본적인 스토리 흐름은 원작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원작을 즐긴 사람과 처음으로 페르소나를 접한 사람들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 페르소나3 포터블 프로모션 영상 ]



페르소나3의 스토리는 밤 12시와 1시 사이에만 존재한다는 숨겨진 시간대, 그림자 시간과 얽힌 사건들을 풀어 나가는 RPG다. 주인공과 동료들은 평소에는 평범한 고등학생이지만 그림자 시간이 찾아오면 악마나 신의 모습을 한 또 하나의 자신인 페르소나를 불러내어, 그 힘을 빌려서 그림자 시간에 출현하는 쉐도우라는 몬스터와 싸운다는 내용이다.



게임 속에서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쉐도우를 쓰러뜨려 레벨과 능력치를 올리고, 페르소나끼리 합체하여 더욱 강한 페르소나를 만들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동료와의 만남과 이별, 배신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헤쳐나가며 전 세계를 파멸로 이끄는 강력한 적과의 전투에서 승리하며 엔딩을 맞게 된다. 페르소나3의 스토리는 암시나 복선 등이 너무 강하게 깔려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누설이 되므로 여기까지.



[ 페르소나3 포터블에서 새로 추가된 NPC 테오도어 ]



전작 PS2판 페르소나3과의 차이점

원작 페르소나3과 P3P의 가장 큰 변경점으로 편의성 강화와 주인공이 2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선 편의성 면에서 본다면 전투중 동료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거나 휴대용 기기인 PSP를 위해서 많은 손이 가던 이동 또는 대화 부분들을 간략화 시켰고, FES에서 등장한 후일담이 추가되는 등 자잘하고 귀찮았던 점들이 대폭 생략 및 개선되었다.



또한 남성 주인공 외에도 여성 주인공을 추가시켜 다른 스토리 흐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하나의 패키지로 두 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P3P에서는 남성 주인공이 여성 NPC들과 친교를 맺어가는 원작 스토리에 추가로, 여성 주인공이 남성 NPC들과 친해져 가는 과정이 재미있게 표현되었다. 그래서 페르소나 시리즈들의 여성 팬들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일부 게시판에서는 남성 주인공보다 여성 주인공의 인기가 훨씬 높기도.



[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페르소나3 포터블의 여성 주인공 ]



물론 위와 같은 요소들 외에도 캐릭터의 음성 추가라던가, 페르소나4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깜짝 출연 등 시리즈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기뻐할 내용들이 가득 들어 있다. 그래서 P3P 한글판 정식 발매가 발표가 되었지만 먼저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일본판을 구입하여 플레이했으며, 그 중에는 당연하게도(?) 기자 역시 포함되어 있다.



페르소나3 포터블의 재미는 연애 어드벤처+육성+RPG

만약 누가 P3P의 재미를 들어 보라면 '원작 페르소나3보다 편하고 재밌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어디까지나 전작을 즐긴 사람들이나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니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난처할 것이다. 좀 더 자세히 요약하면 페르소나3은 학원물 연애 어드벤처+RPG+육성이 잘 버무려진 게임이라고 평가를 내릴 수 있다.


  • 연애 어드벤처 요소

    일본산 연애 어드벤처 게임을 많이 해 본 사람이라면 특정 NPC와 대화 도중 선택기가 뜨면서 대사 선택에 따라 호감도가 바뀌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와 같은 연애 어드벤처 요소들이 커뮤니티 랭크를 올리는 과정에 출현한다. 커뮤니티 랭크를 올릴 수록 좋은 페르소나를 불러낼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NPC들에게 말을 걸며 다니게 되며, 결국 게임의 세계에 더욱 빠져든다.



    [ 연애 커뮤니케이션은 학창시절의 낭만 ]



  • 육성과 합체 그리고 수집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등장한 이래 포켓몬 시리즈로 이어진, 몬스터를 잡아서 키우거나 합체를 시키는 시스템이 페르소나3에도 등장한다. 페르소나 시리즈에서는 몬스터 대신 또 다른 자아인 페르소나를 불러 내서 전투를 진행한다.


    페르소나를 불러 내면 페르소나의 능력에 따라서 각각 다른 스킬을 익히며 능력도 다양하기 때문에 적 몬스터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생각할 것들이 많다.


    또한 여신전생 시리즈에서 등장하여 악명을 떨친, 지금까지 동료로 만든 악마나 적으로 등장한 악마를 기록하는 악마전서 시스템. 이 시스템이 페르소나 전서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하여 나오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게임에 빠져들면 꼼짝없이 페르소나 100% 달성에 도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게 페르소나 수집과 육성을 반복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가 있다.



    [ 레벨이 높아지면 대천사 루시펠까지 페르소나로 소환할 수 있다 ]



    한글판 발매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아직 공식적으로 언제라고 밝혀지지 않았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기다리던 한글판 P3P의 발매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원작 PS2판과 확장팩인 FES에 이어서 PSP용까지 전부 한글화가 되므로, 일본의 유명 RPG 중 하나인 여신전생 시리즈의 페르소나를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면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 휴대용 기기인 PSP의 특성을 살린 페르소나3 포터블 ]



    이번 P3P는 FES의 추가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지 않아서 조금은 아쉽지만, 원작에는 없던 여주인공의 추가와 캐릭터별 엔딩 등 여러 번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잔뜩 들어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기자는 누구보다 먼저 즐기고 싶은 마음에 한글판을 기다리지 않고 일본어판을 주문했지만, 일본어에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머지 않아 발매될 한글판 P3P를 구입해서 즐겨볼 것을 강력하게 권한다. 과거 원작을 즐겼던 사람과 일본산 RPG와 라이트한 여신전생 시리즈를 접해 보고 싶은 사람 모두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