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성전 베타 서버에서 '카라잔'에 이어 4월 15일과 16일에 각각 '그룰의 둥지'와 '마그테리돈의 둥지' 테스트가 진행됐다. 그룰의 둥지와 마그테리돈의 둥지는 칼날 산맥에 25인 공격대 던전으로 각각 보스가 2마리와 1마리 밖에 없다. 길이가 짧고 명품 아이템도 많아 인기가 높았지만 너프 전까지는 높은 난이도로 악명 높았다. 불뱀 제단과 폭풍우 요새 입장 퀘스트도 여기서 할 수 있다.

불성 테스트 서버에서는 70레벨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었다. 복원 주술사로 테스트에 참여했으며, 캐릭터는 '신록의 정원, 메카나르, 으스러진 손의 전당' 등 불성 만렙 던전 졸업급 아이템을 착용하고 있었다. 마법 부여, 보석 장착, 영약 및 음식을 비롯한 도핑 준비도 모두 제대로 마쳤다.

개인적으로 불타는 성전 플레이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한 것도 많았고 기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블리자드가 클래식 불타는 성전을 출시할 때 공격대를 너프 전 버전으로 유지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에 난이도가 얼마나 높을지 걱정되기도 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파티 찾기 창에 광고를 시작했고, 그룰의 둥지로 출발하는 공격대에 들어갔다.


왕중왕 마울가르 - 원거리 탱커 2명 포함 5명의 탱커가 필요!

그룰의 둥지에 있는 첫 번째 보스 '왕중왕 마울가르'는 마울가르를 포함하여 5마리의 오우거가 함께 등장했다. 5마리 모두 전담 탱커가 1명씩 필요했는데 근접 시 광역 피해를 입히는 기술을 사용하는 오우거 2마리 때문에 원거리 탱커 2명이 필요했다. 마울가르는 성기사, 소환사 올름은 전사, 현자 블라인드아이는 드루이드가 탱킹을 하고 원거리 탱커가 필요한 크로쉬 파이어핸드는 마법사가, 광기의 키클러는 조화 드루이드가 맡기로 했다.

크로쉬 파이어핸드는 시전 시간이 4초 걸리는 화염구를 날리는데, 약 8,000~9,000의 피해를 입혔다. 이를 탱킹하는 마법사는 크로쉬 파이어핸드의 주문방패를 마법 훔치기로 훔쳐 화염구로 받는 피해를 경감할 수 있었다. 마법사의 체력은 풀버프 시 11,000이 조금 안되는 수준이었고, 주문방패를 훔친 상태에서 화염구를 맞을 경우 약 3,000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광기의 키클러가 사용하는 기술은 원거리 탱커에게 크게 위협적이지 않아 힐이 많이 요구되는 편은 아니었다. 소환사 올름이 소환하는 지옥사냥개는 흑마법사가 메즈를 걸거나 지배할 수 었다. 현자 블라인드아이가 사용하는 치유 주문을 차단하고 보호막을 파괴해야 했고, 마울가르는 소용돌이와 회전베기, 공포 등을 사용하여 근거리 딜러와 탱커의 급사에 주의해야 했다.

사제형 몬스터인 현자 블라인드아이를 가장 먼저 처치하고, 그 다음 근거리 딜러는 소환사 올름 → 마울가르 순으로, 원거리 딜러는 블라인드아이 → 크로쉬 → 키클러 → 마울가르 순으로 점사 대상을 정했다.

파티가 안정적이어서 최초 마울가르를 탱킹하던 성기사 1명만 사망하고 첫 번째 트라이에 바로 마울가르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전투 시작 후 25초만에 현자 블라인드아이를 처치했고, 약 47초 쯤에는 소환사 올름을 처치했다. 전투 후 50초 경에 마울가르를 탱킹하던 보호 성기사가 끔살을 당하면서 올름을 탱킹했던 전사가 마울가르의 메인 탱커로 급히 투입됐다. 전투 시작 후 1분 30초에 크로쉬 파이어핸드가, 2분 7초에는 광기의 키클러가 쓰러지고 마울가르 1명만 남게 됐다.

마울가르까지 5마리의 오우거를 모두 처치하는 데 약 2분 55초의 시간이 걸렸다. 5마리의 오우거를 담당할 탱커와 담당 힐러를 잘 지정하고, 처치할 보스 순서를 정해 점사가 잘 된다면 생각보다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탱커 급사와 같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바로 이어서 탱킹을 맡을 보조 탱커를 지정하면 더욱 안정적인 공략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 근접 시 광역 신폭을 쓰는 키클러는 사냥꾼, 조화 드루이드 등이 원거리 탱킹을 한다


▲ 탱커가 공포에 걸리지 않도록 사제에게 공포의 수호물을 받아야 한다

▲ 왕중왕 마울가르 방어 전사 시점 킬 영상 - 출처 : WarriorTSW Youtube


용 학살자 그룰 - 산개하고, 2어글 넘지 않을 것

첫 번째 트라이만에 마울가르를 잡고 기분좋게 그룰이 있는 방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공격대가 전멸하여 다시 트라이를 이어가려고 하는데 버그로 그룰 방 문이 닫혀서 열리지 않았다. 공격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입장하고, 샤트라스로 귀환했다가 다시 돌아와도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고 결국 해산하기로 했다. 다시 캐릭터를 만들고 새로운 공격대에 합류하여 마울가르 처치 후 그룰과 마주했다.

그룰은 30초마다 [성장]하여 공격력이 15%씩 증가하여 탱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처치해야 하는 타임어택형 보스였다. 가장 위협적인 기술은 [땅울리기]로 시작하여 [산산조각]으로 이어지는 콤보였다. 모든 공격대원을 띄운 다음 무작위 위치로 떨어뜨리는데 15미터 내에 있는 아군의 수에 비례하여 피해를 입는다. [산산조각]으로 인한 피해를 입기 전에 5초간 신속하게 아군과 간격을 벌리는 것이 중요했다.

그룰이 약 10초마다 사용하는 [고통의 일격]도 중요했다. 2번째 어그로 대상자에게 [고통의 일격]을 가하는데 딜러의 경우 한방에 사망할 정도로 강력했다. 딜러는 어그로를 잘 살피면서 절대 2번째 어그로를 넘어서면 안됐다. 이외에도 무작위 8미터 지역에 돌을 떨어뜨려 피해를 입히는 [함몰]과 모든 공격대원이 3초간 주문을 시전할 수 없는 [산울림]도 위협적일 수 있었다.

3번의 트라이 끝에 가까스로 그룰을 처치할 수 있었다. [땅울리기] [산산조각]이 이어질 때 제대로 산개하지 못하여 사망자가 발생하고, 딜이 부족하여 [성장]으로 중첩된 그룰의 공격력을 탱커들이 버텨내지 못하는 상황이 많았다. 딜러가 2번째 어그로를 넘겨 [고통의 일격]을 맞고 죽는 경우도 많았다.

그룰의 [성장]이 13중첩 정도 되자 생명력이 18,190이 되는 탱커가 1초만에 풀피에서 죽는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전투 시작 후 약 7분에 9명의 인원만 생존한 채 그룰을 쓰러뜨렸다. 어그로 관리와 산개만 잘 되면 생각보다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베타에서 진행된 테스트보다 본 서버에서는 DBM이 더 정확해지고, 어그로 미터기 등 애드온의 도움을 보다 확실하게 받으면 공략이 더 수월해질 것 같았다.

[산산조각]은 15미터 내에 있는 아군의 수에 비례하여 피해를 입게 된다

[함몰]은 범위가 애매하고 맞고 있는지 잘 모를 수 있다

▲ 그룰 방어 전사 시점 킬 영상 - 출처 : WarriorTSW Youtube


마그테리돈 - 큐브 디버프는 3분으로 너프 전 버전

마그테리돈은 보스가 1마리 밖에 없는 공격대였기 때문에 앞서 이틀 간 참여했던 카라잔이나 그룰의 둥지보다는 훨씬 편한 마음으로 테스트에 참여했다. '큐브 클릭'만 몇 번 하다 보면 꽤 빠르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본 마그테리돈은 앞선 생각이 모두 잘못됐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줬다. 마그테리돈은 5명의 [지옥불 역술사]에 의해 추방 상태로 있었다. 역술사 5명을 모두 처치하거나 전투 시작 후 2분이 지나면 마그테리돈이 추방 상태에서 깨어나므로 먼저 역술사와의 전투가 시작됐다. 역술사가 있는 1시, 4시, 6시, 8시, 11시에 담당 탱커와 힐러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한마리씩 점사하여 처치해야 했다.

역술사는 본인의 생명력을 회복하는 치유 주문과 광역 어둠의 화살, [불타는 심연]이라는 지옥불정령 소환, 이렇게 3가지 기술을 사용하는데 모두 대처하기 까다로웠다. 치유 주문은 1순위로 반드시 차단해야 했고, 광역 어활은 지속적으로 약 2,000정도의 피해를 입히며 아군의 체력을 깎았다. 여기에 불타는 심연이 제대로 메즈가 되지 않으면 힐러와 딜러를 공격하면서 진영이 붕괴됐다. 역술사가 한마리씩 죽을 때 마다 남아있는 역술사들이 강해지고 주문 시전도 빨라져 감당하기가 더욱 어려웠다.

마그테리돈이 채 깨어나기도 전에, 다시 말해 전투 시작 후 2분이 되지 않은 시점에 전멸이 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든 2분을 넘겨 마그테리돈이 깨어나도 아직 역술사가 처리되지 않아 전멸하기 일쑤였다. 상황이 이러니 [파열의 회오리]를 끊기 위해 큐브를 클릭해야 하는 패턴은 거의 보지 못했다. 전투 중 한번 큐브를 클릭할 상황이 있었는데 큐브 클릭 후 다음 큐브를 클릭할 수 있는 디버프 지속시간은 3분인 것으로 확인했다. 마그테리돈 너프 전의 버전으로 1분마다 오는 [파열의 회오리]를 끊기 위해서는 4개의 큐브 조가 필요했다.

▲ 불타는 심연 메즈가 잘 안되면 이렇게 딜러와 힐러가 죽는 상황이 발생한다

▲ 역술사가 시전하는 광역 어둠의 화살도 차단해야 한다

▲ 큐브를 한번 클릭하면 디버프에 걸려 3분 동안 큐브 사용 불가

▲ 마그테리돈 고양 주술사 시점 킬 영상 - 출처 : Defcamp & Melderon TV Youtube


그룰, 마그테리돈 총평 - 이 정도로 고전할 줄은 몰랐다

그룰의 둥지와 마그테리돈의 둥지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예상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특히 마그테리돈의 경우 보스가 1마리 있는 레이드라고 해서 클래식 오닉시아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다. 공략을 봐도 '큐브 클릭'이 핵심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큐브만 연습하면 잘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큐브 클릭까지도 가보지 못하고 전멸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룰의 둥지와 마그테리돈의 둥지는 너프 전 불타는 성전 초기에 난이도가 높았다'고 어깨 너머로 들어보기만 했지 막상 그 보스들에게 얻어 맞고 나니 강력함이 실감날 정도였다. 카라잔 파밍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영웅 던전 파밍 수준의 캐릭터로 그룰의 둥지와 마그테리돈의 둥지에 도전하면 꽤 많이 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소 난이도가 높은 공격대 던전을 선호한다면 소위 '헤딩'하는 재미와 그 끝에 주어지는 달콤한 '보스 처치'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