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온은 그동안 꾸준한 업데이트로 전설 아이템 획득 수단이 생기고, 마나 각성 시즌이 초기화되는 등 대격변이라 부를 만한 여러 변화를 겪었다. 이와 함께 유저들의 장비 세팅 방법에 관한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과거 정석이었던 앗아가는 찰나 대신 다른 세트 주무기를 선택하고, 다른 부위에 돌파 장비를 착용하는 유저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세팅이 자주 보이고 언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최대 전설까지 풀린 등급, 주무기 선택의 폭 넓히는 결과 가져온 이유는?

전설 등급 세트 무기가 선택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강화 시 손해가 비교적 적기 때문이다. 돌파 장비는 어느 구간에서든 강화를 실패하는 순간 장비가 파괴된다. 그나마 아이템 획득 및 승급이 쉬운 영웅 등급까지는 이를 감수하고 고강화를 시도하는 유저가 많았다. 만약 운이 좋아 +10 강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전설 승급으로 강화도를 초기화한 후 이를 다시 강화하기엔 지나치게 부담이 크다.

최근 추가된 계승 시스템을 이용하면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지만, 영웅 등급 장비를 계승 최소 조건인 +10까지 강화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도전이다. 게다가 계승에 필요한 아이템도 다른 전설 장비를 해체해 얻는 승급석 가루, +8 이상 세트 무기를 분해해야 얻는 영웅 무기 큐브가 3개, 돌파 장비 강화 실패 시에만 얻는 흩어진 장비 파편 200개 등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템뿐이다. 게다가 돌파 장비는 계승 비용이 1천만 골드부터 시작해 실제 계승에 필요한 골드는 몇천만 단위로 급증하므로, 쉽게 계승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좌 돌파, 우 세트 장비) 강화의 리스크 자체가 다른 돌파, 세트 장비
전설 등급까지 올라가면 이 차이가 크게 와닿는다


그러나 영웅 등급 +10 앗아가는 찰나 무기와 전설 등급 +8 장비를 비교해 보면 아이템 레벨과 무기 공격력은 앗아가는 찰나 쪽이 조금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무기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 공격력이 낮은데도 전설 세트 무기를 선택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전설 등급 장비는 무작위 효과를 3개 얻는다. 무작위 옵션은 아이템 레벨이나 강화도 외에 아이템을 더 가치있게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특히, 주무기는 무기 최소/최대 공격력, 치명타 위력 등 추가로 공격력을 확보할 수 있는 종류가 많다.

모든 무작위 옵션이 유효로 붙는 것은 힘들지만, 사전에 전설 등급으로 승급할 영웅 장비의 무작위 옵션을 잘 골라내면 최소 2개 이상의 유효 옵션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무작위 옵션은 장비 등급에 따라 최대 수치가 올라 무기 최대 공격력 24%, 치명타 위력 24% 등 인기 옵션은 영웅 등급보다 수치가 월등히 높다. 공격력 외에 캐릭터를 대폭 강화하는 이러한 옵션들의 매력이 많은 유저들을 세트 전설 장비로 끌어들이는 셈이다.

두 번째 원인은 +8과 +10 장비의 룬스톤 슬롯이 3개로 같기 때문이다. 과거 유저들의 평균 장비 수준이 낮던 시절, 1차 목표는 어떻게든 +8 장비를 얻는 것이었다. 강화도 2 차이로 얻는 추가 룬스톤 슬롯은 단순히 룬특성 포인트를 올려줄 뿐만 아니라 룬스톤이 가진 적중도, 스킬 특성 포인트 등 콘텐츠와 직결된 능력치를 추가로 올려주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모든 장비가 +8인 유저는 +6 장비를 착용한 유저보다 7개 많은 룬스톤을 착용할 수 있는데, 이는 5단계 룬스톤 기준으로 적중도나 스킬 특성 포인트 98의 차이를 가져온다.

그러나 +8과 +10 무기 사이에는 장비 자체의 공격력 차이만 벌어지고, 룬스톤 슬롯 수가 변하지 않는다. 위처럼 체감이 큰 변화를 겪으려면 +12 영웅 장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6 장비를 +8로 만드는 것과, +10 장비를 +12로 만드는 것은 천지차이라고 할 만큼 확률이 크게 차이난다.

평생 사용할 영웅 무기를 만들겠다는 이유 하나로 실패 시 파괴라는 리스크를 안고, 영웅 등급 +10 주무기를 직접 강화할 정도로 담이 큰 유저는 몇 없을 것이다. 물론 앗아가는 찰나 주무기는 경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원하는 옵션을 가진 고강화 주무기는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도 강화를 누르기 망설이는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 전설 세트를 선택하는 이유는 낮은 무기 공격력을 커버할 무작위 효과 때문이다



■ 보조무기는 고정, 나머지 부위는? 돌파 장비 부위 선택, 어떻게 변하고 있나

주무기 부위를 세트 장비로 선택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어떤 부위가 이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오가고 있다. 45레벨부터는 돌파 장비를 최대 3개까지 착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위력적인 고정 효과를 보유한 부위 선택은 꽤 중요하다. 게임 초반부터 주무기와 함께 착용하던 보조 무기 부위는 여전히 필수로 꼽히고 있다. 착용 시 열리는 추가 스킬 슬롯은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캐릭터 레벨과 아이템 수준이 오르면서 화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결과, 최근 각광받는 부위는 생존력을 크게 올려주는 상의와 하의다. 먼저, 상의는 치명타 피격 시 일정 확률로 3초 동안 피해 면역 상태가 된다. 꽤 강력한 효과인데 재사용 대기시간도 30초로 짧은 점도 눈에 띈다. 단, 상대의 치명타 확률이 낮을 경우에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의는 생명력이 30% 이하일 때 10초 동안 충격과 행동불가 상태 면역 보호막을 생성한다. 보호막 수치는 위력 150으로, 캐릭터의 스펙에 비례해 보호막 수치도 오른다. 또한 상의 효과와 달리 발동 조건이 생명력 비율이므로 반드시 발동해 한 번 생존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효과가 확정 발동이기 때문인지, 재사용 대기시간이 60초로 긴 편이다.

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클래스는 어쩔 수 없이 투구를 선택하기도 한다. 치명타 적중 시 자원을 10 회복하는 옵션이 스킬 사용 빈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여유로운 자원 관리는 곧 딜사이클이 끊기지 않고 순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마나 각성 초기화 이후 엘리멘탈리스트들이 투구 부위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신발과 장갑은 나머지 세 부위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신발은 '회피 성공 시'라는 효과 발동 조건부터 까다로운데, 어렵사리 얻은 효과가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 20% 감소다. 이는 공격이나 방어 시 즉시 체감되는 다른 부위에 비해 확실히 아쉬운 옵션이다.

장갑의 고정 효과는 생명력이 30% 이하인 적을 공격 시 5초 동안 주는 피해량이 10% 증가하는 것이다. 지속시간과 재사용 대기시간이 같아 1:1 상황에서 우수한 옵션이지만, 엘리온의 주요 PvP 콘텐츠는 여러 캐릭터를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다. 특정 캐릭터를 확실히 처치해야 할 상황이 자주 나오는 명예의 전당을 주로 즐기는 유저라면 장갑 착용을 고려해볼 만하다.

▲ 보조 무기는 추가 스킬 슬롯을 제공하므로 여전히 필수 부위다

▲ 유저들의 아이템 수준이 오르면서 생존 관련 옵션으로 주목받는 상의와 하의



■ 던전, 명예 장비 선택은 주력 콘텐츠에 따라 선택

돌파 장비를 3부위 착용한 후 남는 4부위는 같은 세트를 착용해 4세트 효과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트 장비 선택은 돌파 장비보다는 쉽다. 자신이 주력으로 즐기는 콘텐츠에 적합한 효과를 따라가면 되기 때문이다.

PvP와 RvR 위주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명예의 인장으로 구매 가능한 '빛나는 명예' 세트를 주로 선택한다. 2/4세트 효과인 받는 PvP 피해 10% 감소, 주는 PvP 피해 10% 증가는 간단하고 강력한 효과다. 분쟁 지역과 명예의 전당, 차원 포탈 등 여러 콘텐츠에서 다른 유저와 싸움이 불가피하므로 많은 상위권 유저들이 이 세트를 장착하고 있다.

던전에서 파밍 가능한 날카로운 감각/신속의 유산/순환의 지혜는 PvE를 위한 세트 장비다. 날카로운 감각은 세트 효과로 치명타 확률 10%와 치명타 위력 20%를 얻을 수 있다. 무기의 강화 수치만 받쳐준다면 세트 효과와 시너지를 발휘해 순간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확정 치명타 스킬을 사용한다면 2세트 효과를 희생하는 대신 확실하게 화력을 보장받을 수 있다.

신속의 유산은 공격 속도와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를 10% 얻는다. 확정 치명타 스킬 외에는 어느 정도 운에 의존해야 하는 날카로운 감각 세트와 달리, 이쪽은 나름 충실하게 캐릭터를 강화하는 구성이다.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는 주요 버프나 상태 이상 스킬의 공백 시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의외로 PvP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순환의 지혜는 최대 자원이 100 증가하고 자원 자연 회복량이 10 증가하는 세트다. 평소 자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유저라면 고민해볼 만하다. 하지만, 앗아가는 찰나 투구의 옵션이 어지간하면 자원 부족 현상을 해소해주기 때문에, 다른 세트에 비해 선호도는 낮은 편이다.

▲ 많은 상위권 유저의 선택은 PvP 피해와 관련된 빛나는 명예 세트

▲ 자원 관리와 관련된 순환의 지혜 세트, 앗아가는 찰나 투구의 고정 효과 때문에 선호도는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