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포션에서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 ‘산나비’가 최근 텀블벅 펀딩에서 목표 금액의 1,000%를 달성했다. 약 6천만 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모였으며, 이는 역대 텀블벅 '비디오 게임' 부문을 통틀어 다섯 번째로 많은 후원 금액이기도 하다. 물론 해당 기록은 현재 진행형으로, 오는 5월 5일까지 진행되는 펀딩을 통해 추가 기록 달성 역시 충분히 기대되는 상황이다.

약 6천만 원에 달하는 모금액은 대학생들이 만든 국산 인디 게임에 모인 기대로 보기엔 이례적으로 많은 금액이다. '조선 사이버펑크'를 표방하는 이 게임이 출시 전부터 어떤 매력을 선보이며 천 명이 넘는 후원자들의 기대를 모을 수 있었는지,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들을 직접 살펴보았다.


산나비의 개발사, '원더포션'은?


'원더포션'은 스마일게이트 게임잼에서 우연히 만나 뭉치게 된 다섯 명의 개발자로 구성된 인디게임 개발팀이다. 모바일 게임보다는 패키지 게임을, 온라인 게임보다는 인디게임을 즐겨 플레이한다는 이들은 게임만이 자아낼 수 있는 울림을 믿고, 가시밭길 속에서만 찾아낼 수 있는 인디게임만의 색깔을 추구하며 지금도 '산나비' 개발에 매진 중이다.

원더포션은 산나비 개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펀딩에 앞서 "좋은 게임을 넘어 '끝내주는 게임'을 만들어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조선 사이버펑크, '산나비'는 어떤 게임인가?


산나비는 다섯 명의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게임 개발팀 '원더포션'의 첫 작품으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한 순간에 모든 주민들이 사라지고 멈춰버린 거대 기업 도시 ‘마고’ 속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고 '산나비'를 찾아 복수를 진행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의 사슬 팔을 사용하여 진행하는 타격감 있는 전투 액션과 역동적인 이동이 특징이며, 해커 소녀 ‘마리’가 조종하는 드론을 활용해 곳곳에 숨겨진 정보와 비밀을 파헤치는 '해킹' 플레이도 게임 속 재미 요소로 등장할 예정이다.


◆ 사슬 팔 하나로 뭐든지 OK, 빠르고 감각적인 '사슬 액션'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주인공의 팔에 달린 거대한 '집게'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포탈' 시리즈의 포탈건을 연상케 하는 이 강철 집게는 게임 속 다양한 지형을 활보할 때 사용하는 이동 수단이자, 적 대부분을 '일격필살'로 쓰러트릴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의 역할도 담당한다. 플레이어는 사슬 팔을 이용하여 주인공의 앞길을 가로막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뛰어넘고, 강력한 적들을 물리쳐야만 한다.

사슬 액션은 얼핏 보기엔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마우스 하나로 모든 조작이 가능하므로 누구나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동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마우스 커서를 향한 뒤 마우스 왼쪽 클릭으로 사슬 팔을 발사할 수 있으며,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은 고정된 팔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그립을 유지한 채로 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점, 시프트 키를 활용하면 그랩 한 번에 1회 한정으로 강한 반동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 추가로 숙지하면 게임 속 사슬 액션을 전부 익힌 셈이다.

물론 기본 조작법이 간단할 뿐, 사슬 팔을 활용한 액션에 익숙해지기까지의 과정은 별개의 문제다. 맵 곳곳에는 닿기만 하면 즉사하는 지형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한눈에 보기에도 멋있고 경쾌한 사슬 액션을 구사하기 위해선 사슬의 스윙과 반동 특성은 물론, 플랫포머 장르 특유의 점프 컨트롤에도 익숙해져야만 한다.



◆ 새롭게 창조된 '조선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세계관


산나비의 주요 스토리는 거대한 기업 도시 '마고'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산나비 세계관은 기술의 급격한 수용으로 사이버펑크화 된 조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기업이 통치하는 부유한 하이테크 도시 '마고'라고 할 수 있다.

최신 기술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이 하이테크 도시는 정체불명의 블랙아웃 현상과 동시에 한순간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 도시가 되어버렸고, 주인공은 그 속에서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만 한다.

개발자는 '마고'를 통해 산나비의 주요 정체성 중 하나인 사이버펑크 장르 특유의 향락적이면서도 퇴폐적인 분위기를 담아냈다. 마고 특별시에서는 자극적인 네온사인 불빛과 로봇 경비원들, 복잡하게 엉킨 전깃줄, 그리고 높은 마천루들과 이와 대조되는 허름한 판자촌의 모습이 동시에 존재한다.

개발자는 한국의 레트로한 감성과 간판, 마천루로 상징되는 현대 서울의 모습을 한곳에 섞어 새로운 사이버펑크를 만들어냈으며, 해외 게이머들에게 독특한 변주를, 한국 게이머들에겐 한국 문화의 재해석을 어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 '불 행 한 도시'가 되어버린 마고시



◆ 혼자가 아니야, 해커 소녀 '금마리'와의 유대


마고에서 만나게 되는 해커 소녀 '금마리'는 산나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등장인물이다. 천재 해커이자 실력 있는 드론 라이더인 마리는 아무런 단서 없이 마고에 도착한 주인공에게 있어, 숙적 '산나비'를 찾아내기 위한 유일한 단서가 된다.

재밌는 게임을 넘어 기억에 남는 게임이 되기 위해선 '강렬한 감정적 경험'이 필요하다. 원더포션은 다양한 감정적 경험 중 'NPC와의 애착 관계'에 집중했고, 플레이어가 각별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마리'를 게임 속에 추가했다.

'더 라스트 오브 어스' 1편의 엘리, 그리고 '갓 오브 워'의 아트레우스처럼 '마리'는 주인공에게 있어 힘이 되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로 그려질 예정이다. 주인공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해킹' 능력으로 해제하고, 적의 약점을 드러내며,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 식으로 말이다.

산나비는 이러한 상호보완적인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와 NPC의 유대를 강조하고, '함께 협동하는 경험'을 게임 속에 담아냈다.

▲ 주인공과 '금마리'의 컨셉아트


◆ 피드백을 통해 더욱 탄탄해지는 '산나비'의 세계


산나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발전 중인 작품이다. 2021년 연내에도 6월과 11월에 두 차례의 CBT가 진행될 예정이며, 유저들은 언제나 테스트 피드백을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전달할 수 있다.

현재 개발사가 정식 버전 적용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지면 그랩 후 끌어당기기' 기능이 있다. 공개된 데모 버전에서는 적 캐릭터나 움직이는 발판을 잡았을 때, 혹은 주인공이 발을 디딜 수 있을 때 등 일부 상황에 한해서만 그랩 후 끌어당기기가 가능하다.

개발사가 사슬 액션을 만들 때 가장 먼저 참고했다는 '웜즈' 시리즈의 로프전을 생각하면 응당 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한 기능이지만, 현재 버전에서는 이 기능이 제외된 상태다. 정확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데모 버전의 보스전이라고 할 수 있는 '강철 지렁이 피하기'처럼 빠른 이동이 필요한 부분을 플레이해보면, 게임의 조작 난이도를 올리기 위해 해당 기능을 의도적으로 제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주인공이 자신의 사슬 팔을 LoL 챔피언 중 하나인 쓰레쉬의 Q처럼 활용할 수 있음에도, 지면에 한해서만 해당 기능이 제한된다는 것은 가끔 설정 오류처럼 느껴진다. '웜즈'의 로프전처럼 자유로운 사슬 액션을 기대한 이들에게도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게끔, 다른 방식의 보완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원더포션은 지면 그랩 이외에도 데모와 CBT를 통해 공개된 콘텐츠들의 유저 피드백을 받고, 이에 따라 정식 출시 시 적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피드백을 통한 기존 콘텐츠의 수정과 보완 절차 이외에도, '산나비'는 지금까지 공개된 요소들보다 더 많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양한 즐길 거리로 가득한 작품이 될 예정이다. 원더포션은 플레이 가능한 사이드 스토리, 추가 수집 요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분기와 멀티 엔딩, 주인공과 마리의 과거를 다루는 단편 외전 챕터 등 추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을 계속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성공적인 텀블벅 펀딩의 결과로 '추가 콘텐츠 보상'을 약속했다


스타일리쉬 사슬액션 게임 '산나비', 2022년 출시 예정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담당한 '산나비'는 오는 2022년 1분기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출시를 앞두고 텀블벅 모금 캠페인이 오는 5월 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같은 기간 동안 데모 버전이 함께 공개된다.

현재 스팀 스토어를 통해 약 30분 분량의 초반 플레이를 담은 산나비 데모 버전을 누구나 플레이해볼 수 있다. 데모 버전에서는 초반 스토리와 액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스토리 모드는 물론, 프롤로그와 컷씬이 모두 생략되어 온전히 사슬 액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스피드런' 모드가 함께 제공된다.

현재 데모 빌드의 스피드런 모드를 활용한 '스피드런 인증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자신의 스피드런 기록을 촬영하여 산나비 공식 디스코드 채널에 인증하면, 데모 공개가 마무리되는 5월 5일까지 가장 빠른 기록을 달성한 스피드러너에게 개발자가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스토리 모드의 맵 곳곳에는 개발자가 숨겨둔 '보너스' 요소도 찾아볼 수 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산나비를 플레이하며 오는 2022년에 출시될 정식 버전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