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출처: 조각가 'Murata Yuki' SNS

장인들이 나무를 깎아 만드는 목조상은 만들어질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유산으로 오랫동안 보존되어왔다.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목조상은 오래된 사찰이나 박물관에 전시된 불상들이 대부분이지만, 불상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 여러 상징적인 것들이 목조상으로 제작되고 있다.

일본의 조각가 무라타 유키(村田勇気)는 15일, 'VR 헤드셋을 쓴 사람'이라는 제목의 목조상을 공개했다. 일본 도야마 현의 갤러리에 전시된 이 목조상은 VR HMD인 'HTC 바이브'를 착용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작품에서는 바이브 특유의 독특한 헤드셋 디자인은 물론, PC 연결 케이블과 베이스 스테이션, 바이브 컨트롤러의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공간 인식을 위한 베이스 스테이션과 베이스 스테이션을 지지하는 삼각대까지 모든 구성품을 목조로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VR 기술이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게 된 지 아직 1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그사이 VR 기술은 수많은 기술적인 혁신을 이루어냈다. 추가 연결 없이도 VR 콘텐츠를 실행할 수 있는 '일체형 VR HMD'의 개념 역시 VR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지금이야 케이블을 통해 PC와 VR 헤드셋을 연결하는 기존의 방식이 크게 생소하지 않은 모습으로 받아들여지나, 가까운 미래에는 이러한 모습들이 '초기 VR이 보여주었던 시행착오'라며,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모습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VR 헤드셋을 쓴 사람'을 조각한 조각가 무라타 유키는 전통 기법에 의한 목조 예술 작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예술가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아마도 인류 최초로 VR 디바이스를 나무로 조각한 사람일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