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스터, 리부트, 클래식, 리메이크..

게이머들이 치를 떠는 이 단어들. 해당 IP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명작의 귀환은 언제나 환영이지!"라며 반가워하지만 관심이 크게 없는 유저들은 "이 또 뭐.."라며 반응하는 편이다. 하긴 주야장천 한 개의 IP로 수식어만 바꿔서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보면 게이머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된다.

과거 추억을 그대로의 목적으로 재출시된 게임들 중, "아 이 게임은 정말 흥행했다"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게임은 역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이하 와우 클래식)'일 것이다. 일각에서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국내 게이머들이 즐기기나 할까라는 예측을 했지만 1서버라고 불린 로크홀라 서버는 만 명이 넘는 대기열의 기염을 토하며 논란을 종결 시켰다.

와우는 어둠땅 확장팩 이전, 요구 사양이 그리 높지 않은 게임이었다. 물론 어둠땅도 해상도와 그래픽 옵션을 낮추면 저사양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나, 어둠땅 이전의 와우는 i3 + RX 570 선에서 레이드까지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착한 사양(?)은 군단 확장팩의 엔진이 적용된 '와우 불타는 성전 클래식(이하 불성 클래식)'도 마찬가지.

5월 20일부터 사전 소규모 패치가 적용된 불성 클래식(소불성), 다만 환경적으로 문제가 생겼다. 반년 째 지속되고 있는 '그래픽카드 대란'. 예전에는 60만 원 선에서 9100F + RX 570 조합으로 와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PC 견적을 짤 수 있었는데 지금 현재 RX 570 새 제품의 가격이 60만 원이다.(21.05.28 기준)

예전 같았으면 중상급용 PC 부품을 통해 게임 환경을 체크했겠지만, 지금 RTX 30 시리즈의 성능으로 테스트를 해봤자 그림의 떡. 과감하게 그래픽카드 없이 소불성에 필요한 최소 사양을 체크하려고 한다. 현재 그래픽카드 대란이 종결될 때까지 버티기용으로 추천되는 그래픽카드의 수준은 평균 13만 원에 취급되는 GT1030이다. 17년도 5월에 출시된 제품인데 평소 같으면 13만 원을 주고 살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꺼림직하다.

▲ 불성 클래식 가즈아! 를 외치고 싶지만

▲ 17년도 제품이 13만 원.. 그래픽카드 가격은 언제 안정화될까?





■ 4코어 8쓰레드 이상의 제품으로, '인텔 코어 i5-11400'


▲ 6코어 12쓰레드의 CPU, '인텔 코어 i5-11400'

게임 테스트는 '인텔 UHD 730 Graphics' 내장그래픽을 탑재한 '인텔 코어 i5-11400(이하 11400)'으로 진행했다.

물론 그래픽카드를 별도로 탑재하는 것에 비해 내장그래픽 하나로 구성하는 것은 성능적으로는 좀 뒤떨어진다. 그래픽카드 대란이 오기 전까지의 내장그래픽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순히 미니 타워 규격 케이스를 희망하는 게이머라던가, 특정 영상 코덱을 지원하여 8k 영상까지 재생된다는 점이었으니까.

하지만 '게임=그래픽카드'가 거의 공식처럼 따라왔던 얼마 전까지와는 다르게 지금은 제값에 그래픽카드를 구할 수가 없다. 나 또한 내장그래픽이 탑재된 CPU를 언급할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래픽카드 없이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내장그래픽이 탑재된 CPU가 필요하다. 올해 출시된 인텔 11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내장그래픽 성능의 대폭 향상된 점인데, 얼마 전 테스트를 해보니 일부 저사양 게임은 충분히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많이 개선됐다.

▲ 군단 확장팩 이후, 와우도 멀티 코어가 중요한 게임이 되었다! 이는 불성 클래식도 마찬가지

▲ 2가지 옵션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FHD-그래픽 5 / QHD-그래픽 3

▲ 인텔 코어 i5-11400 제품 정보






■ FHD + 그래픽 옵션 5 (FPS 30 이상)

▲ 필드사냥 시 평균 56FPS

요즘 MMORPG의 대세는 역시 큰 모니터로 즐기는 것. 광활한 배경을 온전히 전체 화면으로 즐기는 맛도 있지만, 이동 혹은 퀘스트 시 여러 개의 인터넷 창을 켜고 게임을 한다거나 유튜브나 드라마 등을 시청하며 게임하는 재미도 일품이다.

FHD 창모드로는 게임뿐만 아니라 다른 인터넷 활동, 미디어 시청 등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테스트는 비행 이동과 유저가 많은 대도시(오그리마), 필드사냥 순으로 진행했다. 그래픽은 일반적인 FHD 해상도임을 감안하여 기대치보다 약간 높은 '옵션 5'로 설정했다.

높새바람 봉우리에서 오그리마까지 비행 이동 간에 프레임은 평균 48FPS로 측정되었다. 대도시인 오그리마 경매장 부근에서 한 바퀴를 둘러본 프레임은 평균 49FPS이었고 유저가 몰린 지역으로 갔을 때 순간적인 프레임 드랍은 35FPS 정도까지 측정되었다. 필드사냥이 가장 안정적이었는데, 몬스터 20마리를 잡으며 측정한 프레임은 평균 56FPS로 측정되었다.

게임을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울 정도의 환경도 아니다. 내 주관적으로 60FPS는 나와줘야 쾌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프레임보다 보이는 그래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이머에게는 해당 옵션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다.

▲ 오그리마에서는 평균 49FPS

▲ 비행 이동 시 평균 48FPS





■ QHD + 그래픽 옵션 3 (FPS 60이상)

▲ 비행 이동 시 평균 67FPS

모니터가 32인치 이상으로 크다는 가정하에, 전체 화면에서 FHD 해상도는 도트가 다 보일 정도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 가정용으로 사용되는 모니터의 크기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QHD 해상도에서의 테스트도 함께 진행했다. 해상도를 올렸기 때문에 그래픽은 '옵션 3(클래식)'으로 적용했다.

비록 그래픽 옵션을 낮췄지만 해상도를 올렸는데도 FHD + 그래픽 5보다 쾌적한 환경을 자랑해서 놀랐다. 테스트는 동일하게 비행 이동, 대도시, 필드사냥 순으로 진행했다. 높새바람 봉우리에서 오그리마까지 비행 이동하는 데에 측정된 프레임은 평균 67FPS, 대도시인 오그리마에서는 평균 50FPS, 필드 사냥에서는 평균 86FPS이 나왔다.

내 기준에서 쾌적하다고 생각되는 프레임 기준이 60FPS이기 때문에 QHD로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에게는 해당 옵션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 오그리마에서 평균 50FPS

▲ 필드사냥 시 평균 86FPS





■ 마치며

▲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한 60만 원 대의 미니 PC 추천 견적

PC 부품 중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그래픽카드지만, 자세히 보면 이것은 그래픽카드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PC 부품들의 가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테스트로 사용된 11400은 예전에 비해 가격이 꽤 올라간 상태로, 현재 기준으로는 내장그래픽 성능도 더 좋고 코어 성능도 더 좋은 '인텔 코어 i5-11500'이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다.(21.05.28 기준)

만약 그래픽카드 추가 구입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게이머라면 AMD 4350G 혹은 신제품인 5000G 시리즈(코드명 세잔)를 고려해도 좋겠다. 다만 4350G는 4코어 APU이며, 세잔은 아직까지 단품으로 구매할 수 없다는 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서론에 언급한 CPU+GT1030 구성의 PC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PC 부품에 큰 관심이 없는 게이머에게 GT1030을 구매했다가 그래픽카드 수급이 원활해지면 해당 부품을 팔고 다른 그래픽카드를 사라고 추천하기가 다소 껄끄럽다. 그것도 IT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야 가능한 일이지, 일반 게이머들에게 소개하기엔 다소 무책임한 느낌이 짙다.

소불성을 통해 와우에 복귀할 예정인 게이머라면, 인텔 11세대에 탑재된 내장그래픽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겠다. 향후 대란이 수그러지고 나서 원하는 그래픽카드를 추가 구입하면 되기에 업그레이드 절차도 원활한 편. 다만 레이드 등의 고사양 콘텐츠는 그래픽카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1세대에 들어 B 보드 이상의 메인보드를 선택하면 메모리 오버클럭도 가능하게 되었으니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면 이 부분도 참고하도록 하자.

▲ 와우 원래 이렇게 하는거라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