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의 노란색, 첼시의 파란색

인간이 어떠한 색깔을 선호하는가는 색에 대한 학문이 정립되기 이전부터 분명 존재했다. 색깔과 어떠한 정보, 대상을 연결해 기억, 이해하는 것 또한 인간의 본능과 닿아있다.

스포츠와 색깔은 밀접하다. 팀 컬러는 그 팀의 플레이 스타일을 말하기 이전에 1차원적으로 유니폼 색깔이나 로고의 색깔을 의미해야 한다. 팀 색깔은 두 가지 의미로 중요한데, 첫 번째는 팀이 추구하는 가치를 나타내는데 색깔만큼 좋은 표현 수단이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간이 어떠한 제품을 구매할 때나 기억할 때 시각적 요소를 가장 중시하기 때문이다. 무려 92.6%의 비율이라고 말한다.

스포츠 팀의 색깔은 '빨간색은 정열, 파란색은 차분함과 침착함을 의미한다'같은 상징성과 직접 연결되진 않는다. 오히려 더 단순한 것을 상징해야 한다.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은 브라질 국기에서 가져온 것이었고,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의 새빨간 유니폼은 세계 최대의 소 도축시장으로 알려진 시카고를 상징하는 색깔이기 때문이다. 더 단순하게 원색에 가깝고, 다른 팀에서 사용하지 않는 색깔이기 때문에 유니폼을 물들인 경우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몇 십분 내내 선수와 유니폼이 카메라에 잡히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선수가 오롯이 카메라에 담기는 시간이 매우 짧은 e스포츠에선 오히려 강렬한 색깔을 찾아보기 힘들다. 일상복에서 볼법한 무채색에 가까운 현대 색감을 선호하는 경우가 있다. 짧은 순간에 깊은 인상을 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색깔 기억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다.



e스포츠에서 색깔을 가장 잘 사용하는 종목은 오버워치다. 프랜차이즈를 도입하면서 모든 팀들은 연고 도시와 대표 색깔을 가졌다. 아주 짧은 시간에 충성도 높은 팬들을 만들기 위한 투 트랙 전략이다. 상하이 드래곤즈는 빨강, 댈러스 퓨얼은 파랑, 휴스턴 아웃로즈는 초록 등 평상복에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아주 눈에 잘 띄는 색깔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팀이 경기할 때 게임 캐릭터들은 팀의 고유 색깔의 스킨을 착용하고 있다. 일반 유저들은 선수들의 리그 스킨을 구매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본인이 응원하는 팀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종목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오버워치처럼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며 일괄적인 색깔 분배는 하지 않았다. 팀 자율에 맡긴 것이다. 지금 LCK팀은 색깔이 1:1로 매치되는 경우는 꽤 있으나, 팀만의 고유 색깔을 내세우며 강조하진 않는다. 최근에 리브 샌드박스는 스포츠팀에게 아주 사랑받는 색깔인 노란색을 전면에 배치한 신규 유니폼을 공개했다.

LCK 뿐만이 아니라 국내 e스포츠 게임단들은 지금부터라도 재빨리 '색 선점'에 나서야 한다. 게임단들이 10년 전부터 목놓아 부르던 '팀 브랜딩'을 어떻게 시작하느냐고 묻지 말고, 팀의 가치, 스폰서, 성향을 잘 나타내주는 또렷한 색깔을 고르는 것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