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우스 질문은 게이밍 기어 게시판

주변에서 "제품 추천해 주세요"라는 질문이 들어왔을 때, 뇌를 거치지 않고 툭 답변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보통 CPU, 그래픽카드 분야에서 두드러지는데, 어떤 게임 하나 던져주고 "쾌적하게 플레이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는 답이 정해져 있다. 제품 성능에 맞춰 원활한 게임 환경만 맞춰주면 만사 OK이니 마치 요구 레벨에 맞는 아이템을 마련해 주는 느낌이랄까.

반대로 굉장히 난처해지는 내용의 질문도 더러 있다. 바로 게이밍 마우스 분야가 그러하다. 시장에 널리고 널린 기본형 마우스보다 분명 가격은 더 비싼 녀석인데 무게가 무거워 적응하는 데 애를 먹는다던가, 사용하지도 않는 추가 키가 여러개 생겨 걸리적 거린다거나, 미끌거리는 재질, 쉘 생김새, 크기 등 개인 취향의 영역이 너무나도 강하기 때문이다. 유저의 입장에서 느끼는 마이너스 요소는 곧 퍼포먼스 저하를 뜻하므로 섣부른 선택을 내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이 직접 써보고 비로소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 그러니 인생 마우스를 찾고자 이 제품 저 제품 다 써보는 일명 '마우스 여행'은 그때부터 시작된다. 아,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가치관을 지녔다면 사용자 자신이 적응하면서 당장 정착해도 상관없다. 아니면 경유지를 거치지 않고 운 좋게 한방에 인생 마우스를 찾았다던가.

▲ 무선이 뜨기 전까진 잘썼지

▲ 단점 - 옆면이 고무라 너무나도 쉽게 벗겨졌다

Z, X, R, L, F사의 마우스들. 기자는 대칭, 비대칭할 것 없이 여러번 마우스를 바꿨다. 소위 찍먹이라고도 불리는 짧은 시간 동안 잠깐 사용해보고 방출해버리는 방식으로 진득하게 사용한 제품은 L사의 비대칭 마우스가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 제품이 마우스 여행의 종착이라고 생각했던 내 판단은 시대가 흐를수록 뒤틀려갔다. 주기적으로 "헤이 츄라이 츄라이"가 떠오르는 인터넷 특가 유혹마저 완강히 거부하며 쇄국정책을 펼치던 고집불통은 결국 갖가지 신기술에 관점을 달리했다.

그 첫번째는 바로 무선과 경량. 세 자릿 수 무게를 자랑하던 육중한 마우스는 과감히 두 자리로 다이어트할 필요가 있었다. 번지대를 지팡이 삼아 연명하던 치렁치렁한 선도 잘라버리고. 다음은 쉘, 오래전부터 클로그립을 사용해온 터라 마우스 엉덩이 부분은 넓은 걸 선호한다. 손바닥과 마우스가 닿는 면적이 큰 팜그립과 다르게, 클로그립은 비교적 적은 부분은 닿으니까. 마지막으로 4방향의 조그마한 피트보단 큼직한 슬라이딩 피트를 선호하고. 빠른 캐릭터 움직임을 따라가려면 그만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어디 괜찮은 녀석 없나 하면서 고민하던 와중 사무실에 꽤 괜찮은 제품이 들어와 호기심을 자극했다. 로캣 콘 프로 에어. 로캣이라는 브랜드가 다소 생소한 유저들을 위해 한마디 해보자면, 로캣(ROCCAT)은 독일의 게이밍 기어 제작사로 2007년부터 14년간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 라인업은 게이밍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마우스 패드이며, 게이밍 노트북 등 여러 방향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다.

미사일이 연상되는 로켓(Rocket)으로 흔히 오해하기도 하는데, 브랜드 로고에서 보면 알 수 있듯 고양이 '캣(CAT)'이 포함된 로캣이라는 거다. 아, 아무래도 제품만 좋으면 상관없지.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제일이니까. 아무튼 이번 시간에 알아볼 로캣 콘 프로 에어는 19년 카인 아이모 무선 인기에 힘입어 2년 만에 출시한 무선 마우스로, 로캣 팬들의 기대를 한 몸으로 받고 있는 게이밍 마우스다.



제품 제원


  • 로캣 콘 프로 에어
  • 연결 방식 : 2.4GHz 무선/블루투스
  • 센서 : 옵티컬(광) / TiTAN SWITCH OPTICAL
  • 스위치 방식 : 2세대 오울아이 19K PMW- 3370
  • 최대 감도 : 19,000 DPI
  • 최대 가속도 지원 : 50G
  • 무게 : 75g
  • 마우스 크기 : 125 / 72 / 40(길이, 너비, 높이, mm)
  • 피트 :100% PTFE 소재 (0.8mm)
  • 케이블 길이 : 팬텀 플렉스 케이블 1.8m
  • 소프트웨어 : ROCCAT SWARM

  • 마우스 옆면 굴곡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 카인 쉘과 다르게, 배틀그라운드 프로게이머에게 인기가 특히 높았던 콘 퓨어 오울아이, 울트라의 비대칭 쉘과 매우 흡사하다. 센서는 2세대 오울아이 19K 광학 센서가 탑재되었는데, 픽스아트의 PMW-3370을 커스텀한 센서 정도로 보면 된다. PMW-3370 자체가 현재 픽스아트사의 최상위 등급이니 센서단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수명은 어떠할까. 무선 배터리는 한번 완충 시 10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다. RGB LED 밝기를 조절하거나 폴링레이트 등 마우스 성능을 조절하면 최대 시간 이용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듯하다. 또한, 타이탄 스위치가 적용되었으며, 1억 회 클릭 횟수를 보장한다고 하는데 제 아무리 마우스를 많이 누른다 해도 이번 생에 1억 번을 누를 수나 있을지 의문이긴 하다.

    충전용 케이블이 동봉됐다. 재질은 고무가 아닌, 팬텀 플렉스(PHANTOM FLEX™)로, 파라코드 재질과 유사하다. 또한, 로캣 스웜(ROCCAT SWARM) 전용 소프트웨어를 지원한다. DPI 조절, 프로필 관리, 버튼 지정, 매크로, RGB LED 설정 등 여러 기능을 포함하고 있으니 로캣 제품을 사용 중이라면 잊지 말고 로캣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운받도록 하자.



    제품 외형

    ▲ 제품 박스

    ▲ 포장이 특이해서 한 컷 찍어봄

    ▲ 무선 리시버, 마우스, 동글, 사용자 설명서가 포함됐다

    ▲ 팬텀 플렉스 기술이 적용된 케이블


    ▲ 냥이 머리 어디갔어...


    ▲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비대칭임을 알 수 있다

    ▲ 측면 그립부는 굴곡이 졌으며,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이다

    ▲ 고무 디자인에서 피해를 많이 봐서 이건 호감이다

    ▲ 알루미늄을 절삭해 무게를 낮춘 TITAN 휠

    ▲ 벌집 모양으로 겉타공이 아닌 속타공이 됐다

    ▲ USB-C 타입을 지원한다

    ▲ 피트에 붙어있는 파란색 스티커

    ▲ 파괴..한다... 크큭

    ▲ 왠지 모르게 비어 보이는 공간이 있다

    ▲ 동글을 넣으면 쾌감 +1

    ▲ 설정된 프로필을 빠르게 변경할 수 있는 스위치

    ▲ LED 색상이 바뀐다

    ▲ 팜그립

    ▲ 클로그립

    ▲ 핑거그립





    로캣 스웜(ROCCAT SWARM) 소프트웨어를 활용해보자

    ▲ 마우스에 USB를 연결하여 펌웨어 업데이트를 시작한다

    ▲ 기본적인 DPI와 윈도우와 호환되는 포인터 속도 설정

    ▲ 마우스 클릭부 LED 설정

    ▲ 키 할당 및 매크로 설정이 가능하다

    ▲ 프로필을 따로 설정해두고 마우스 하단에 버튼을 이용해 간편하게 바꿀 수 있다




    총평

    ▲ 손바닥과 마우스가 닿는 부분이 넓어 상당히 안정적이었다

    ▲ 전체적인 마감 수준은 준수했다

    로캣 콘 프로 에어를 사용해보며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쉘 모양과 무게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이 제품의 세로 길이는 72mm 정도 되는데 타 마우스에 비해 세로폭이 길어 그만큼 손바닥과 닿는 면적이 넓다고 느꼈다. 특히, 마우스 등 쪽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엉덩이 부분이 넓어져 인게임에서 수직 반동 제어 시 손바닥-마우스 간의 밀착이 안정적이었다. 팜, 팜클로, 클로그립시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 빌드 퀄리티 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제품의 전체적인 사이즈가 크면 무거워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소리인데 콘 프로 에어는 경량화에 집중하여 고작 75g 밖에 되질 않는다. 가벼운 무게로 무리한 손목 사용에도 쉽게 피로해지지 않을 정도다. 또한, 마우스 하단에 부착된 피트는 슬라이딩 성향을 갖는데, 개인적으로 브레이킹 성향을 띠는 마우스 패드를 추천한다.

    엄지, 약지, 소지가 맞닿는 사이드 부분에 파인 홈이나 굴곡의 정도는 적당했다. 좌, 우, 사이드 버튼부의 클릭압은 높은 편이며, 구분감은 확실했다. 다만, 평소 가볍고 경쾌한 클릭 스위치를 사용 중인 유저라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존 콘 퓨어, 카인 마우스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고양이 LED가 사라지고 ROCCAT KONE 프린팅이 되었다. 마우스 본연의 퍼포먼스만 고려한다면 게임할 때 영롱한 LED를 쳐다볼 일은 없으니 상관없겠다만 감성을 중시하는 유저에게는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겠다.

    근래에 이렇다할 비대칭 마우스가 없었는데 로캣에서 괜찮은 퀄리티의 제품을 뽑아냈다. 손 안에 꽉차는 느낌을 가지면서 가벼운 무게와 무선의 제품을 찾는 유저에게는 로캣 콘 프로 에어가 훌륭한 선택지가 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