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딧 브리온의 봄은 그다지 찬란하지 않았다. 담원 기아를 잡은 대이변을 포함해 단 다섯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고, 결국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을 꼴찌로 마무리했다. 혹자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고 이야기했지만 당사자들에겐 받아들이기 어려운 아쉬움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머 스플릿 개막전이었던 리브 샌드박스전에서 선보인 프레딧 브리온의 기량은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최우범 감독의 '뇌신 매직'이 작용한 것일까. LCK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급조된 로스터로 참가해 다소 삐걱였던 지난 스프링 스플릿과 달리, 선수들은 협곡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였다. 선택이 필요한 순간마다 우물쭈물하지 않고 곧바로 들이받는 과감함이 인상적이었다.

두 세트 연속 MVP로 선정된 '라바' 김태훈의 경기력도 상당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은 스프링 스플릿에서 주가를 제대로 올린 '페이트' 유수혁의 존재감을 지워버리고 본인의 가치를 증명했다. 한발 빠른 상황 판단과 적극적인 오더도 돋보였다. 1세트에선 루시안으로 하드 캐리, 2세트에선 아칼리로 펜타 킬을 해내며 '롤킹'이라는 별명을 밈이 아닌 진짜로 만들었다.

물론 개막전에서 나온 우수한 경기력이 정규 시즌 내내 이어질 거라는 보장은 없다. '엄티-라바'를 비롯한 모든 선수가 꽤 큰 기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그들은 지난 승리가 결코 이변이 아니었음을, 피나는 노력과 연습의 결과였음을 앞으로 계속 증명해야 한다. 리브 샌드박스전 완승으로 첫 단추는 기가 막히게 잘 뀄으니, 남은 단추를 어떻게 꿰어 나갈지가 중요하겠다.

한편, 프레딧 브리온의 두 번째 상대 아프리카 프릭스는 스프링 스플릿서 중반 이후의 운영이 치명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최근 스크림에선 해당 약점을 보완하고 확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는 풍문이 있다. '레오' 한겨레를 영입하며 봇 라인을 보강한 아프리카 프릭스가 프레딧 브리온을 상대로 어떤 수를 들고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3일 차 일정

1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프레딧 브리온 - 11일(금) 오후 5시
2경기 담원 기아 vs 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