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154번째 신규 챔피언 비에고가 지난 11일 드디어 LCK 데뷔전을 치렀다. 농심 레드포스가 리브 샌드박스전 가장 중요했던 마지막 3세트 매치서 '리치' 이재원에게 비에고를 쥐어줬고,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겨갔다.

지난 1월 11.2 패치 버전을 통해 출시된 비에고는 그간 숱한 버그로 인해 대회에서는 글로벌 밴이 적용됐다. 상대 챔피언의 스킬을 흡수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 탓에 다양한 버그가 속출했다. 적 궁극기를 빼앗는 사일러스와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각 지역 서머 스플릿부터 비에고가 155번째 신규 챔피언 그웬과 함께 글로벌 밴이 풀리면서 팬들의 기대감이 증폭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LCK에서는 생각보다 고평가 받는 느낌은 아니었다. 좀처럼 선택을 받지도, 그렇다고 밴이 되지도 못했다. 농심 레드포스의 선택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밴픽률은 '제로(0)'였다.

반면, 타 지역 리그에서 비에고는 꽤나 인기가 있다. OP까지는 아니어도 꾸준히 등장하면서 메타 챔피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비에고를 제일 활발히 활용하는 지역은 개막 2일 차를 보낸 LEC다. 10경기 중 2번 금지됐고, 7번의 선택을 받았다. 다만, 승률은 아직 5할을 넘지 못하고 있다. LPL과 LCS에서도 무난하게 50%가 넘는 밴픽률을 보인다. LEC와 마찬가지로 밴보다는 픽이 많이 되는 추세인데, LPL에서는 9번 등장했고 LEC에서는 8번 등장했다.

*LPL, LEC, LCS의 비에고 밴픽률 (13일 오전 5시 기준)

- LPL(30경기) : 픽 9회(정글 5회, 미드 4회), 밴 7회, 승리 6회
- LEC(10경기) : 픽 7회(미드 4회, 탑 3회), 밴 2회, 승리 3회
- LCS(20경기) : 픽 8회(미드 4회, 탑 3회, 정글 1회), 밴 3회, 승리 5회

포지션별 보면 우선 LPL에서는 미드보다 정글 비에고를 한 번 더 많이 썼다. 탑 비에고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LEC는 정글이 아닌 탑과 미드서 비에고를 주로 선택했고, LCS는 탑-정글-미드 모두 한 번 이상 나왔다. 이러한 수치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비에고가 라인 스왑이 가능한, 현 메타에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라는 점이다.

농심 레드포스가 비에고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바로 레드 진영 밴픽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농심 레드포스가 레드 4픽으로 비에고를 택하자 리브 샌드박스는 라인전부터 찍어누르겠다는 듯 아지르를 꺼내들었다. 이에 농심 레드포스는 비에고를 탑으로 돌리면서 레드 5픽으로 조이를 뽑아 유리한 구도를 완성했다.

그렇다면, 반대로 지금까지 LCK에서 비에고가 등장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답변은 숙련도 문제였다. 여전히 버그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비에고가 글로벌 밴이 풀릴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연습하지 못한 팀이 다수였다고. '리치' 이재원 역시 경기 승리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이야기를 했다.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나면 비에고의 밴픽률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많게는 3라인 스왑이 가능한 비에고를 더이상 배제할 수 없게 된다면 밴픽 싸움도 분명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리치' 이재원의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비에고의 손을 잡을 LCK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