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블록체인 게임의 미래를 주제로 1차 국회 정책토론회가 8일 진행됐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 송석형 게임물관리위원회 등급서비스 팀장,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 오지영 게임물관리위원회 정책연구소 자문위원이 참여했다.

이상헌 의원은 "이른바 '유나의 옷장' 사태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관련 논의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 입장에서 현행법상 블록체인 게임의 등급분류가 힘든 상황을 무시할 수 없고, 이를 인지한 게임사들은 국내 운영 시도 자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블록체인을 비롯한 기술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우리가 멈칫한 한순간,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로 벌어질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바다이야기 사태라는 또 다른 아픈 경험도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이상헌 의원은 "양측 주장 모두 일리가 있는 만큼, 토론을 통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것은 개발 과정의 비용을 절감하고 데이터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긍정적 효과를 창출한다"면서도 "실제 기술 접목을 통해 의도했던 긍정적 효과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한 충분한 논의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미래 산업을 이끌어가는 핵심 기술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라며 "그러나, 구체적인 개념이나 방향을 선뜻 제시하기도 어려운 만큼 합리적인 제도 마련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기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는 시장 보고서를 근거로 2021년까지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20억 달러(약 2조 2,892억 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김균태 파트너는 "블록체인이 유저들에게 부여할 완전한 디지털 소유권 특성은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와 결합되어 여러 가지 형태의 서비스로 파생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게임 산업에 가져올 긍정적 효과들을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온전히 귀속된다. 이는 본래 유저에게 있어야 할 아이템 소유권을 게임산업법으로 인해 게임사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불합리함을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모든 데이터와 아이템의 수량 등이 투명하게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유저 입장에서 전통 게임들에 비해 더 많은 정보 획득이 가능하다. △NFT화시킨 게임 아이템이나 오브젝트는 누구나 검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투명한 확률공개도 가능해진다. △NFT는 태생 특성이 오픈소스여서 누구나 활용될 수 있도록 열려있어 그 자체로 메타버스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 김균태 파트너는 블록체인 기술을 게임에 활용하는 게 앞으로 있을 메타버스 생태계에서 큰 성공 가능성을 가져올 것이라 전망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우려하는 NFT 환금성과 사행성 이슈에 대해서는 "2009년 대법원이 리니지 아덴 환전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린 것은 MMORPG에서 게임머니는 게임산업법에서 정한 환전 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게임산업법 어디에도 유저들의 자유로운 거래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균태 파트너는 "현재 일어나는 많은 문제는 게임위가 법을 과잉해석해서 약간이라도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것들은 일단 못하게 막고 보는 데서 시작됐다"며 "볼펜으로 자해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볼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간편하고 일단 효과가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석형 팀장은 기관 입장에서 블록체인 게임을 신중하게 대했다. 그는 "게임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Play to win', 놀이에 가깝다"라며 "만약 게임이 'Play to earn',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된다면 사람들은 게임 이용의 결과물을 어떻게 재산상 이익으로 극대화할지를 고민하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 했다.

송석형 팀장은 "NFT는 자유로운 거래를 통해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게임산업법상 등급분류 거부 사유에 해당하게 되어 현재 등급분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과는 다른 문법으로 게임산업을 이끌 수 있는 시기적 적절성이 증대되고 있으나, 제도권 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등급분류 거부 사유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소할 요소는 NFT 회득 과정의 우연성이나 자동진행 등이다. 송석형 팀장은 "NFT가 순수하게 블록체인 네트워크 내에서 이용자의 소유권을 인정하고 영속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며, 자유롭게 이전 가능하되, 현금화 차단 등 사행성 방지 조치를 선행하는 형태 등 사행화 우려에 대한 불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분산관리, 개발-유지-보수 용이성,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은 스타트업이나 중소 게임사가 혜택을 볼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사행화 우려가 걷어진다면, 게임 시장에서의 중소 게임사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게임위에 블록체인 게임 논란 탓을 돌리는 건 맞지 않다고 의견을 냈다. 말단집행 기관인 게임위에 판단을 맡기는 것은 "동네 보건소에 코로나19 백신 종류 사용, 누구에게 맞힐 것인지 결정하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아울러 블록체인 게임 논의에 2009년 대법원 유저 개인 환전행위 판례를 내세우는 것은 "형사 재판은 유추해석과 확장해석을 금지하고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형사법 법리가 적용된 특성이 있어 앞으로 나아갈 정책 방향 기준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전했다.

김석환 위메이드트리 대표는 "게임위가 블록체인, NFT가 적용된 게임을 사행성 관점에서만 심사한다는 것에 아쉬움이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은 기존 완전히 중앙화되어 있는 게임사 운영 방식과 서비스 방식, 유저들의 게임 이용 방식을 완전히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